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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 1】 수천 년의 난제, 마찰전기 원리 세계 최초로 규명
2022년 7월 12일 (화) 00:00:00 |   지면 발행 ( 2022년 7월호 - 전체 보기 )

수천 년의 난제, 마찰전기 원리 세계 최초로 규명
마찰 대전열 이론공식 제시…에너지 수확 효율 극대화
마찰전기의 역사는 2,600년 전으로 올라갈 정도로 친숙한 자연현상이다. 최근에는 에너지하베스팅을 위한 기술개발에도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마찰전기의 발생을 정량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양자역학이나 나노기술 이론은 없었다. 그런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진이 정량적인 마찰 대전열 이론을 최초로 구성했다. 한편, 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는 마찰전기 발생 소재에서 에너지 수확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을 제안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정리 최종숙 기자 
자료 한국과학기술원(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서로 다른 물질이 마찰할 때 생기는 마찰전기 에너지는 대전현상에 의해 양전하와 음전하로 분리되는 현상이다. 겨울철 문손잡이를 만질 때 따끔거리거나, 머리카락이 뜨는 현상 등은 대전에 의한 대표적인 현상들이다. 마찰 대전열은 중학교 2학년 과정에 포함되기도 했지만, 경험적 방법으로 결정되는 마찰 대전열이 연구자에 따라 다른 결과로 보고돼 부정확하다는 이유로 2015년 개정 교육과정 교과서에서는 더 이상 다루고 있지 않다.

그런데 KAIST 연구팀이 마찰전기 현상의 근본적 이해를 가능하게 하는 마찰 대전열 이론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제시해 이목을 끌고 있다. 또한, 미시적 또는 양자역학적으로 정의된 마찰전기 팩터를 이용해 정량적인 대전열을 구성한 연구팀의 성과 덕분에 마찰 대전열 이론은 다시 교과서에 실릴 수 있게 됐다.

한편, GIST 연구팀은 에너지하베스팅(Energy Harvesting)으로 마찰전기를 수확하는 획기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에너지하베스팅은 주변에 버려지는 에너지를 수집해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즉, 열이나 진동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해 ‘수확’(harvesting)하는 기술이다.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이 있으며, 자연에 존재하는 청정에너지나 일상적으로 무시되는 작은 에너지를 모아 활용하기 때문에 공급의 안정성, 보안성 및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어 재생에너지 원천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
기존의 마찰전기 에너지하베스팅 연구에서는 단순한 표면 화학구조나 물리적인 표면적 향상에 초점이 맞춰있었다. 하지만 GIST 연구팀은 다공성 탄소를 이용해 마찰전기 발전기 재료 내부에서의 전하 이동과 저장 현상을 설명함으로써 소재 개발과 재료 구성 등 후속 연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친숙하지만 원리규명은 난제
지난 5월 26일 KAIST 물리학과 김용현 교수 연구팀은 수천 년 동안 해결되지 않은 난제 중의 난제로 알려진 마찰전기 발생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 연구팀은 두 물질을 마찰시킬 때 경계면에서 발생하는 열에 의해 전하가 이동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제1 원리 전자구조 계산’과 ‘열전달 방정식’을 풀어 마찰전기의 미시적 작동원리를 찾아냈다.1) 이로써 기존에 알려진 실험적 사실을 정성적으로 기술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정량적으로도 이동 전하량을 설명해 낼 수 있었다.

마찰 전기는 마찰에 의해 계면에서 전자의 교환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이 현상은 고체-고체 계면에서뿐만 아니라 액체-액체, 기체-기체에 이르기까지 모든 상의 계면에서 보편적으로 발생한다. 마찰 전기는 매우 친숙한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이해는 굉장히 미비하다. 그동안 일함수 차이, 이온 교환 등 다양한 이론들이 제시돼 왔지만, 그 근본적인 해석에는 한계가 있었다.

마찰전기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두 가지 현상으로 첫째는 마찰열이며, 두 번째는 대전현상이다. 마찰은 상대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물질 사이의 움직임이 저해되는 바를 의미하고, 이때 저항에 해당하는 마찰력에 의해 운동에너지가 마찰열로 변환된다.

김용현 교수와 여호기 박사는 2014년 열전 영상 측정 기술을 개발하며 두 물질 간의 계면에 급격한 온도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계면에 마찰에 의한 열이 발생하면 열전효과에 의해 전하가 이동할 수 있고, 마찰전기의 원리를 규명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은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당시 2~3명의 박사과정 학생이 달려들어도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았고, 7년여 만인 지금 대부분 난관을 해결하고 마침내 마찰전기의 비밀을 최초로 밝힐 수 있었다.

연구팀은 마찰전기의 전하 이동 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마찰전기 팩터’(triboelectric factor) 공식을 유도했으며 이를 이용해서 세계 최초의 이론 마찰 대전열을 구성했다. 마찰전기 팩터는 제벡 계수(단위 온도 차에서 유도되는 전압), 밀도, 비열, 열전도도 등 물질 특성으로 구성돼 있다. 또한 마찰전기로 발생시킬 수 있는 전압강하의 크기를 예측하는 ‘마찰전기 파워’(triboelectric power)라는 물리량 K도 연구팀이 최초로 제안했다.

이렇듯 연구팀은 마찰전기를 마찰열에 의한 대전현상으로 설명하기 위해 미시적 열전효과에 주목하는 것을 시작으로, 계면 마찰열에 의해 물질 내의 온도분포에 변화가 발생하면 전자의 재분배에 의해 계면에 전압 차이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계면 전압을 보상하기 위해 전하가 움직임으로써 대전현상이 완성돼 마찰전기 현상을 설명할 수 있었다.

마찰전기에 대한 새로운 이론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에너지 수확 기술 중의 하나인 마찰전기 나노 발전기(triboelectric nanogenerator, TENG) 효율의 혁신적 증대에 이바지할 것이며, 여러 실생활 및 반도체 산업에서 원하지 않는 문제를 일으키거나 터치스크린처럼 긍정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정전기의 미시적 제어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용현 교수는 “미시세계에서의 열전현상을 양자역학적으로 연구하고 있었기 때문에 인류의 난제인 마찰전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행운이 따랐고, 오랫동안 포기하지 않고 매달려 준 학생들과 동료들에게 감사하다”며 “마찰전기에 대한 미시적 이해를 통해, 보다 고효율 마찰전기 나노 발전기를 물질 수준에서 설계할 수 있게 됐으며, 실생활이나 산업에서 정전기를 제어하는 데 널리 이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본 연구는 마찰전기 현상에 대해 근본적인 이해를 가능하게 하며 마찰전기에 대한 보다 명확한 정의를 가능하게 했다. 그뿐만 아니라 고효율 마찰전기 발전기를 위한 물질 수준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주고 있고, 산업 및 실생활 전반의 정전기 문제까지 정량적으로 조절할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본 연구를 통해 마찰전기 나노 발전기 등 에너지 수확 기술 증대 및 터치스크린 등에서 정전기의 미시적인 제어를 가능케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향후 고효율 마찰전기 나노 발전기 설계 가능하게 하며 산업 및 실생활 정전기 문제 정량적 제어 방법 제시 및 관련 기술 국내 특허 출원도 완료한 상태다.

버려지는 마찰전기 모아 향상까지
마찰전기의 에너지하베스팅 효율을 높인 기술도 개발됐다. GIST는 지난 5월 30일 일상적으로 버려지는 마찰 에너지를 더욱 높은 효율로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GIST 에너지융합대학원 박찬호 교수와 전남대학교 고분자융합소재공학부 박종진 교수 공동연구팀은 일상생활에서 버려지는 마찰전기 에너지의 발생 소재에서 효율적인 에너지 수확을 위해 마찰 표면을 더 많은 양(+)의 기전력과 음(-)의 기전력을 가질 수 있는 상태로 변환시켜 마찰전기 서열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을 개발했다.2)

마찰전기의 저장 효율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전극 표면에서의 전하 손실을 방지하고 전극 중심부로 전하를 이동시키는 과정이 중요하다. 하지만 기존 연구들에서는 전하 이동의 과정이나 무기 재료의 사용에 따른 전하 이동, 저장 현상들을 해석하는 것이 간과됐다.

연구팀은 기공이 많을수록 표면적이 커진다는 특징이 있고 다량의 기공을 포함하고 있는 탄소 재료인 다공성 탄소의 외부 비표면적(Specific surface area)3)이 클수록 전하를 잘 붙잡고 작을수록 전하 이동이 빨라지는 현상을 이용해, 외부 비표면적을 변화시킨 다공성 탄소 세 종류를 적층해 전하의 이동을 제어함으로써 마찰전기 저장 효율을 향상하게 시켰다.

그 결과, 기존에 다공성 탄소를 사용하지 않은 마찰전기 발전기의 경우 15.2 V의 출력 전압을 나타냈지만, 이번 연구의 방법과 재료를 사용할 경우 기존보다 약 40배 향상된 600 V의 출력 전압을 얻을 수 있었다. 이 기술은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전원이나 사물인터넷(IoT)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GIST 박찬호 교수는 이번 연구에 이어 “향후 소재 개발을 통해 실제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전남대 박종진 교수는 이번 연구에 관해 “다양한 마찰전기 기반의 에너지 수확 시스템에서 높은 효율의 에너지 발생 효율을 기대할 수 있고,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필요한 자가 발전 소재로 응용할 수 있는 핵심 소재”가 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1) KAIST 물리학과 신의철 박사과정 연구원이 제1 저자로 참여하고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여호기 박사가 공동연구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미국물리학회 오픈엑세스 국제 학술지 <피지컬 리뷰 리서치> (Physical Review Research) 5월 4권 2호에 5월 17일 자로 출판됐다. 논문의 제목은 “Derivation of a governing rule in triboelectric charging and series from thermoelectricity”이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자율운영 중점연구소 지원사업, SRC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 그리고 KAIST의 최장 30년까지 지원하는 그랜드 챌린지 30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고, 관련 기술은 국내 특허출원이 완료됐다.

2) GIST 에너지융합대학원 박찬호 교수와 전남대학교 고분자융합소재공학부 박종진 교수가 주도하고 전남대학교 차석준 석사과정생과 GIST 김종경 석박사통합과정생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지스트 GRI(GIST 연구원) 사업 및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기술혁신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의 국제 저명 학술지인 <Small Methods>에 전면 내부 표지 논문(Inside Front Cover)으로 5월 18일 자에 게재됐다.

3) 비표면적은 단위 무게당 물질의 표면적을 뜻한다. 외부 비표면적은 외부 노출에 표면적을 의미하며 클수록 전하를 붙잡을 수 있는 공간이 넓다.

<Energ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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