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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Report》 생명 연장 꿈 이룰 DNA, 인간성 소멸에 대한 성찰
2023년 5월 18일 (목) 00:00:00 |   지면 발행 ( 2023년 5월호 - 전체 보기 )

생명 연장 꿈 이룰 DNA, 인간성 소멸에 대한 성찰
영화 <컨테이젼>, <네버 렛 미 고> 
미래에는 과연 우리의 생명이 어느 정도까지 연장될까. 유한한 존재인 인간은 오랫동안 인체를 연구하며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해왔다. 한편 우리는 종종 생명 연장을 위해 또 다른 생명을 파괴하는 모순과 직면하게 된다. 생명 연장이라는 욕망은 동시에 두려움을 갖게 마련이다. 새로운 것을 얻으면 잃는 것도 있다. 이러한 두려움은 영화에서 자주 모티프로 사용된다. 생명공학 분야에서 최첨단은 단연 DNA일 것이다. DNA 연구를 통해 암, 유전병 등과 같은 불치병 치료제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코로나19 백신도 개발했다. 더 나아가 인체 장기를 복제하는 연구에 도전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 발전의 기저에는 인간 복제까지 나아갈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깔려있다. 한편,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또 다른 신종 바이러스 백신을 만드는 일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정리 편집부 
자료 다음영화, IBS, KAIST, 전북대학교
*이 글에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영화 <컨테이젼> (출처 : 다음 영화)

이러한 DNA와 바이러스를 모티프로 하는 영화들은 일반적으로 공포심을 자극한다. DNA 모티프 영화의 경우, 윤리적인 문제나 차별에서 오는 불안을 극대화한다. 바이러스 모티프 영화의 경우, 바이러스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인류와 부도덕하거나 무능한 정부를 배경에 깔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 양심적이고 정의로운 과학자가 등장한다.

현실로 돌아오면 나날이 발전하는 생명공학기술 덕분에 인류는 질병을 정복해 나아가고 있으며 인간의 기대수명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2021년 현재 여자 86.6세, 남자 80.6세로 나타났다. B세포 급성림프성 백혈병 치료제 ‘킴리아’를 예로 들어보자.
 
킴리아는 개인 맞춤형 세포치료제로 1회 투여에 드는 비용이 3억을 넘는다. 개인의 면역세포를 추출해 배양해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는 항암제를 만들어 다시 주사하는 방식이다. 세포의 추출과 배양의 기술은 DNA 연구에서 왔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킴리아 비용은 지난해 4월부터 보험이 적용되고 있는 것을 보면 의료기술의 발전과 확장된 복지는 더 많은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현실과 영화의 간극은 매우 커 보인다. 이 간극을 메우려면, 영화에서처럼 재앙으로 나아가지 않으려면 우리는 끊임없이 질문하고 그 답을 찾고 함께 논의하며 집단지성을 발휘해야 한다.
영화 <컨테이젼>의 한 장면. 엘리스 치버(로렌스 피시번 역) 박사는 방송을 통해 감염병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 : 다음 영화)
영화 <컨테이젼>의 한 장면. 감염병 상황 속에서 일반 시민들이 컨틀롤 타워 부제 속에서 우왕좌왕 하고 있다. (출처 : 다음 영화)

백신 민주주의 가로막는 벽, <컨테이젼>
영화 <컨테이젼 Contagion>(스티븐 소더버그, 2011 )은 2020년 2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9년 전에 만들어진 영화다. 이전에 발생한 사스 바이러스가 이 영화에 영향을 미쳤다. 이미 우리가 겪었던 상황들이 똑같이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으며 안전거리 유지, 손 씻기, 악수 금지 등 여러 전염을 막기 위한 행동 규칙들도 일치한다. 집 밖을 나가지 못하고 감금 상태에 있어야 하는 한 소녀는 “내 인생의 수백일을 잃어버렸다”고 한탄하기도 한다. 감염으로 사망한 사람들의 장례식을 하기 어려운 상황, 시체를 관이 아니라 비닐에 싸서 매장하는 것 등등 코로나19 상황과 매우 흡사하다.

백신에 대한 음모론도 등장한다. 일명 ‘개나리약’이라는 가짜 약이 등장하기도 했으며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더 나아가 정부가 특정 제약사의 이익을 위해 전염병 발병 사실을 늦게 알렸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비록 영화에서이긴 하지만 ‘10년 후에 백신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는 주장은 현실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두려움을 느낄 것이다.

지금 <컨테이젼>을 볼 때 우리는 단지 신기함을 느끼는 것에 만족하지 말고 등장인물들이 상황에 대처하는 태도에 주의를 기울여보면 어떨까. 등장인물들은 과학자, 정부, 시민 등 세 부류로 나뉜다. 과학자와 정부는 정치적인 이유로 첫 감염 환자 발생 사실을 늦게 알리고 시민들은 살기 위해 각자의 방법을 선택한다. 높은 위치에 있으면서 때로 정부와 타협하는 과학자도 있지만,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자신을 헌신하는 과학자도 있다. 결국, 그 고위 과학자는 최종적으로 가족을 선택한다. 과학자들도 시민으로서 누군가의 가족으로서, 결국에는 가족 품으로 되돌아간다는 스토리의 전개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영화는 등장인물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다소 산만하게 보인다. 관련 에피소드들도 여럿 나오는데 특히 인상적인 게 있다. 홍콩의 정부 기관의 한 관계자는 역학조사를 위해 홍콩에 온 미국 여성 과학자를 인질로 납치해 자신들의 공동체(마을) 사람들이 맞을 백신을 요구한다. 유색인종, 변방, 빈곤 국가일수록 백신을 맞을 수 없을 것 같다는 불안에 선택한 일이다.

이 영화의 감독인 스티븐 소더버그는 이들을 나쁘게 묘사하지 않는다. 납치한 과학자가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했고 계획대로 미국 정부와 거래를 하지만, 오히려 가짜 백신을 받는 피해를 입는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납치를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미국 정부가 그들에게 가짜 백신을 전달할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시국에 우리는 ‘백신 민주주의’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었다. 빈부, 남녀노소, 직업 등에 관계없이 누구나 백신을 공평하게 맞을 권리가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은 이러한 민주주의를 경험해보지 못했다. 그저 불안하고 정부를 믿지 못할 뿐이다. 한국인들이 백신 민주주의를 경험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하지만 우리가 그것을 경험했다고 해서 어디에서나 당연하게 일어나는 일은 아니라는 것을 실감케 한다.

서두에 말했던 것처럼 영화와 현실은 차이가 크고 현실에서도 모두 똑같이 백신 민주주의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또 다른 감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게 된다면 우리는 과연 어떤 태도를 취해야 대재앙으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모습. (출처 : 픽사베이)

코로나19 퇴치한 mRNA 백신, 생명연장 열쇠일까
영화 <컨테이젼>에서는 정체 모를 바이러스의 백신을 만들기 위한 연구자들의 모습이 간략하게 묘사된다. 하지만 현실에서 코로나19 펜데믹을 겪으면서 바이러스 연구의 성과를 직접 목격했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와 화이자가 개발에 성공한 mRNA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이 그 결과물이다. 미국은 세계적인 제약 강국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제약업계는 탄탄한 연구 데이터 베이스를 강점으로 갖는다. 꾸준한 바이러스 연구와 대비가 있었기 때문에 11개월 만에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게다가 당시 미국 정부의 파격적인 재정적 지원이 더해졌다. 일반적으로 신약 개발에 걸리는 시간은 10년으로 여겨진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코로나19 과학 리포트에 따르면, 이번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포인트는 mRNA다. mRNA가 백신으로 사용된 것은 코로나19가 처음이며, 또 다른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나더라도 가장 빨리 새로운 백신을 만들어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평가다.
mRNA란 전령 리보핵산(messenger RNA)을 가리킨다. 단백질을 합성할 수 있는 DNA 유전정보를 담아서 이를 전달하는 전령 역할을 한다. mRNA는 수백~수천 개의 단위체가 구슬처럼 연결된 긴 사슬 구조를 갖고 있다. 단위체에는 4종류가 있는데(A, G, C, U), 이 4종의 단위체들이 어떻게 나열되느냐에 따라 다른 유전정보를 담게 된다.

mRNA 코로나19 백신은 인체에 투입돼 가짜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든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코로나바이러스의 구조 중 일부로 바이러스가 인체 내에서 세포와 결합하는 역할을 한다. 인체의 면역세포들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단백질로 인해 마치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황으로 착각하고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낸다. 이후에 실제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오면 이미 생성된 항체가 바이러스를 감싸서 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원리다. 또한,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들면, 면역세포가 이 세포를 알아보고 공격해서 죽이기 때문에 바이러스의 증식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 <컨테이젼>에서 발병 후 대처가 늦어진 이유는 최초 감염을 일으킨 바이러스를 배양할 수 없어 유전자 정보가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례에는 유전자 정보가 일찍 공개됐다. 이후 모더나에서 임상 1상 시험에 필요한 백신을 만드는데, 불과 25일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mRNA 백신의 특징은 이러한 신속성에 있다. 또한, 백신 개발 플랫폼이 갖춰지면 시간은 더욱 단축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초기 개발을 위한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비교적 환자가 적은 감염병에 대해서도 대비할 수 있다.

mRNA가 만능은 아니라는 점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영화에서도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와 루머가 묘사된다. 코로나19 상황에서는 구체적으로 면역 과잉반응인 아낙필락시스(anaphylaxis) 쇼크가 백신의 심각한 부작용으로 거론됐다. 그러나 백신과 연관성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게 현실이다. 생명공학이 발전할수록 이런 우려도 커지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테러에 활용될 수도 있는 바이러스의 개발, DNA 기술 개발에 따른 인간 복제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을 우리는 가질 수밖에 없다.

IBS 코로나19 과학 리포트는 “mRNA는 백신을 넘어서 ‘유전자 전달체’로서 의학과 생명공학에 광범위하고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mRNA는 이론적으로는 어떤 유전자든지 우리 몸으로 전달할 수 있다. mRNA를 이용해서 우리 몸에 부족한 유전자를 도입하는 ‘유전자 치료’가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편, 최근 KAIST 생명과학과 허원도 교수 연구팀과 전북대 강상민 교수 연구팀은 RNA 유전자 가위(효소를 이용해 특정 부위를 절단하는 것을 가리킴) 기술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증식을 99.9%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코로나 바이러스 내 유전자 발현 조절 중추 역할을 하는 슈도낫 부위를 유전자 가위 기술로 절단해냄으로써 얻은 결과다. 이 기술을 적용해 치료제를 개발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모든 변이체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화 <네버 렛 미 고> (출처 : 다음 영화)

‘우리도 인간이에요!’영화 <네버 렛 미 고>
영화 <네버 렛 미 고 Never Let Me Go>(마크 로마넥, 2011 )는 장기기증을 목적으로 만든 복제 인간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적 배경이 되는 사회는 장기기증을 위한 복제 인간(도너)을 만들고 그들에 대한 운용과 활동이 제도화된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으로 용인된 하나의 질서가 되어버린 것이다.

영화는 “1952년 과학기술은 대 변환점을 맞이했다. 불치병들을 치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1967년 인간 수명은 100년을 넘게 되었다”라는 자막으로 시작한다. 장기기증을 위해 태어난 도너(donor)들은 중년이 되기 전(30세 전후) 모든 장기를 기증하고 생을 마감한다. 일부는 캐어러(carer)로서 장기기증 과정에 있는 도너들을 돌보는 일을 한다. 주인공 캐시(캐리 멀리건 역)는 도너이면서 캐어러로 일하는 중이다.

캐시는 어릴 적 친구인 토미(앤드류 가필드 역)의 마지막 기증을 돕고 있다. 그녀는 또 다른 친구인 루스(키이라 라이틀리 역)와 셋이서 함께 했던 어린 시절을 회상한다. 세 명은 해일샴이라는 기숙학교에 다녔다. 몸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일이며 울타리를 넘는 것은 금기시되어 있다. 부모들의 모습도, 부모를 찾는 아이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학교의 규율에 맞게 어긋남 없이 생활하는 아이들의 평화로운 모습만 그려질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한 교사의 양심적인 고백으로 아이들은 자신들이 복제된 인간으로, 도너로서 이른 나이에 생을 마감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아이들의 생활에는 어떤 변화도 보이지 않는다. 사실을 알린 교사의 퇴출로 사건은 마무리된다.

해일샴에서는 남녀 사이의 사랑만은 허락하는 듯 보인다. 캐시, 루스, 토미는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캐시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에 따르면, 토미와 사랑을 먼저 시작한 것은 자신이었고 루스가 개입해 토미를 빼앗아 갔다. 영화는 이 세 명의 관계 전개에 따라 긴장이 고조되는데, 이는 이들이 겪는 사랑이 생애 기간 가장 격렬하게 느낄 수 있는 감정이었을 것이라고 얘기하는 듯하다.

청년이 되어 거주지는 코티지라는 곳으로 바뀐다. 이곳은 해일샴 이외에 다른 양육 학교에서 온 도너들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 사랑의 감정과 질투 등이 가장 고조된다. 또한, 생명 연장에 대한 욕구도 드러난다. 도너들 사이에는 해일샴에서는 남녀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을 입증할 수 있으면 장기기증을 4년 동안 미룰 수 있다.

캐어러로 일하는 캐시와 이미 3번의 기증을 한 토미는 이를 입증하기 위해 마담의 집을 방문하지만, 연장은 존재하지 않고 단 한 번의 연장된 사례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진정한 사랑을 증명할 방법은 해일샴 시절 그렸던 미술작품들이다. 토미는 미술작품을 통해 아이들의 영혼을 들여다보고 진실한 사랑을 판단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마담의 집에서 알게 된 사실은 미술작품을 그리게 하고 갤러리를 운영해 평가했던 것은 자신들의 영혼을 들여다보려고 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 즉 도너들에게 영혼이 있는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 
아무도 질문하지 않는 사회
영화에서는 도너가 생산되고 양육되는 과정에 대해 아무도 질문을 하지 않는다. 심지어 주인공들조차도 자신들의 존재에 대해 고민을 하지만, 그 선을 넘지 않는다. 영화 내내 답답함과 가슴 한 곳이 먹먹하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들의 순진무구함과 삶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는 뭐라 말할 수 없이 숭고하게 느껴진다.

“우리는 여러분의 미술작품을 가지고 여러분의 능력을 전시했어요. 기증하는 아이들은 인간일 뿐이라는 것을 말하려고 했어요. 우리는 아무도 질문하지 않는 것에 답하려고 했어요.”

해일삼 마담의 말이다. 하지만 이런 시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 어둠 속으로 돌아가라 한다면, 폐암·유방암 그리고 신경암의 길로 돌아가라고 하면, 그들은 거절할 거예요”라고 결론짓는다.

생명 연장의 꿈을 이룬 사회에서 도너의 존재는 이미 고착화된 상태다. 캐시는 캐어러로서 일에 자부심을 느끼며 자신은 스스로 일을 잘하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기계가 아니라고 말한다. 영화 <네버 렛 미 고>는 기득권을 형성하고 수혜자들이 있음을 암시한다. 그들은 수혜자들의 논리에 막혀 결코 굴레에서 벗아날 수 없다. 도너들의 원본이 되는 사람들은 하위계층의 사람들일 것이라고, 자신의 원본을 보러 갔던 루스는 절망하며 오열한다. 반듯하게 직장을 가진 사람은 원본이 될 수 없고, 죄수, 마약 중독자, 매춘부 등이 자신들의 원본이라는 것이다. 이는 인간 복제가 가져다준 씁쓸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류의 평등 가치를 위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영화 <네버 렛 미 고> 한 장면. 캐시, 루스, 토미는 장기기증을 위해 태어난 도너이다. (출처 : 다음 영화)
영화 <네버 렛 미 고> 한 장면. 성인이 된 도너들은 코티지라는 곳으로 거처를 옮겨 생활한다. (출처 : 다음 영화)

유전자 발현 과정도 들여다 보는 DNA 기술
IBS는 RNA 연구단 김빛내리 단장(서울대 생명과학부 석좌교수) 연구팀이 마이크로RNA(이하 miRNA) 생성과 RNA 치료제에 중요한 ‘다이서(DICER) 단백질’의 핵심 작동 원리를 밝혀냈다고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노성훈 서울대 교수 연구팀과 함께 지난 20여 년간 베일에 쌓여있던 다이서의 3차원 구조를 초저온전자현미경(cryo-EM) 기술을 활용해 세계 최초로 규명하는 성과를 냈다.

miRNA는 약 22개의 뉴클레오타이드(DNA나 RNA 같은 핵산을 이루는 단위체)로 구성된 작은 RNA로,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mRNA와 결합해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선택적으로 억제한다. 즉, 유전자 발현과정을 조절함으로써 세포의 증식과 분화, 면역반응, 노화와 질병 등 생명현상의 모든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 발현 조절자다. 인간 몸에는 수백 종의 miRNA들이 존재하는데, miRNA는 그 재료물질인 기다란 miRNA 전구체가 드로셔(DROSHA)1) 단백질과 다이서 단백질에 의해 순차적으로 절단되는 독특한 과정을 거쳐 생성된다. 따라서, miRNA 전구체가 어떻게 절단되는지 규명하는 것은 생명현상과 질병에 대해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연구진은 다이서의 숨은 작동 원리를 확인하기 위해 RNA를 이루는 네 가지 염기인 구아닌(Guanine), 우라실(Uracil), 사이토신(Cytosine) 및 아데닌(Adenine)이 무작위로 구성된 miRNA 전구체를 백만 종 넘게 합성했다. 그 다음 이 전구체들을 다이서로 한꺼번에 자르고 정량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대규모 병렬 분석법을 적용해 다이서가 전구체를 절단하는데 필요한 서열을 발견했다. 이를 ‘GYM 서열’이라고 명명했다. 연구진은 다이서가 miRNA 전구체의 절단 위치를 결정하는데 GYM 서열이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기존에 알려진 것처럼 다이서가 드로셔에 의해 만들어진 말단만을 인지해 절단하는 것이 아닌 miRNA 전구체의 내부 서열을 인지함으로써 스스로 절단 위치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이를 통해 miRNA 생성과정을 이해하면 질병의 발병 원인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고, RNA 간섭 효율을 높여 유전자 치료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연구진은 기대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4000년 전 멸종한 매머드의 DNA와 현재 코끼리의 DNA를 혼합해 배양육으로 만들어 미트볼을 만들었다는 뉴스도 들려온다. 인간 줄기세포 연구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모습이다. 영화 <컨테이젼>과 <네버 렛 미 고>를 통해 혹시 인간 생명 연장을 위한다는 명목하에 ‘인간성’에 대한 논의가 사회적인 모종의 합의로 억압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생각을 해본다.


1) 드로셔(DROSHA) : miRNA 1차 전구체(pri-miRNA)를 자르는 절단효소로, miRNA 생합성 과정의 핵심효소이다. 드로셔 분자 1개와 DGCR8(DiGeorge syndrome critical region 8 혹은 Pasha) 분자 2개가 복합체를 이루며, DGCR8는 miRNA 1차 전구체와 결합하여 파트너인 드로셔의 절단 메커니즘 효율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Energ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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