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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Report』 자율주행 시대 재난에 대한 불안
2024년 2월 14일 (수) 00:00:00 |   지면 발행 ( 2024년 2월호 - 전체 보기 )

자율주행 시대 재난에 대한 불안
영화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 
기후변화 시대와 4차 산업혁명이 맞물리며 전 세계 모빌리티 분야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내연기관차 시대가 막을 내리고 전기차 시대가 서서히 열리는 중이다. 더불어 최첨단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율주행 기술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2027년까지 완전자율주행 상용화를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호에서는 사이버 테러를 가정한 상황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재난 상황을 묘사한 넷플릭스 오리지날 영화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샘 에스마일, 2023)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을 비롯해 우리 일상에 깊이 자리 잡은 인터넷·전기·통신 등에 대한 테러 상황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부 
자료 넷플릭스, 현대자동차, LG경제연구원, 국토교통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영화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 포스터 (출처 : 다음영화)
영화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는 도시에서 떨어진 한적한 마을의 저택에서 휴가를 즐기는 한 가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 가족은 통신 장애로 인한 재난 상황에 차츰 휩싸이면서 긴장감이 고조된다. 일반적인 자연 재난 영화와는 다른 분위기로 전개되는데 주인공들은 정보가 차단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지 몰라 매우 불안해하고 극심한 두려움을 느낀다. 산이 무너지고 물이 위협하거나 설원에 고립되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재난 영화의 극한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저택에 죠지 부녀가 갑자기 방문하는 장면. (출처 : 다음영화)
공기와 물, 현대사회의 전기 전자통신망 
현대 사회는 거의 모든 것이 전기·전자·통신 장비와 인터넷에 연결돼 있고 무선 통신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교환한다. 인공지능과 같은 최첨단 기술이 발전을 거듭하며 점차 고도화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에 디도스와 같은 해킹 테러가 발생하면 우리의 삶에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칠까. 첫 번째 재난은 사람들이 휴식을 즐기는 해안으로 거대한 유조선이 돌진해 들어온 것이다. 이 유조선이 어떤 이유로 항구가 아닌 곳으로 돌진한 것인지 영화에서는 밝혀지지 않는다. 다만 전개상에서 해커들의 테러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만 있을 뿐이다.
저택에 불안한 분위기로 가득 차 있다. (출처 : 다음영화)
클레이 부부와 죠지 부녀 (출처 : 다음영화)
자율주행차를 위험천만한 고철로 만들다
통신 장비나 위성의 작동을 마비시켰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일도 일어난다. TV, 인터넷, 라디오, 전화가 모두 끊겨 어떤 정보도 얻을 수 없게 된 상황이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오작동은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자율주행 분야에서 최첨단을 달리는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도 이러한 사이버 테러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자율주행 전기자동차가 저택 주변 도로의 한 지점으로 목적지가 설정돼 앞선 차를 연쇄적으로 들이받는 일이 벌어진다. 이로 인해 주인공들은 지역에서 탈출할 길이 완전히 막히게 된다. 최첨단을 달리는 자동차를 한낱 고철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결과적으로 온·오프라인이 모두 꽉 막힌 답답한 상황이 놓이게 된 것이다. 비행기가 도심으로 추락해 도시가 불바다가 된 것을 멀리서 목격하기도 한다.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환경에서 어떤 정보도 가질 수 없다는 것은 자연재해 이상으로 끔찍하다고 영화는 말하고 있는 듯하다.
딸 로즈를 찾아 숲속을 배회하던 아만다가 갑자기 들려온 굉음에 귀를 막고 있다. (출처 : 다음영화)
자연 생태계의 교란 
기계 장치뿐만 아니라 이 재난 상황은 자연에도 위협을 가한다. 순한 눈망울의 친근한 동물인 사슴들이 저택으로 모여들면서 위협적인 기운을 느끼고, 홍학 무리가 갑자기 저택 수영장으로 몰려든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굉음이 극단적인 고통을 가해 신체적 변화를 일으킨다. 주인공 가족의 아들 아치(찰리 에반스 역)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치아가 빠지는 병을 앓지만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도 의사 진료나 처방도 받을 수 없다.
 
아만다(줄리아 로버츠 역)와 루스(마이할라 헤럴드 역)는 저택에서 사라진 로즈(파라 메켄지 역)를 찾아 숲속 오두막에 갔을 때 사슴 무리에 위협을 느낀다. 그때 그들이 선택한 방법은 온몸으로 그저 고함을 지르며 양팔을 크게 휘두르며 자신들도 위협적인 존재임을 표현함으로써 사슴들의 위협에서 벗어난다.
현대자동차는 완전 자율주행차 아이오닉 5를 2021년 독일 뮌해‘IAA 모빌리티’에서 공개한 바 있다. (출처 : 현대자동차)
인간의 불안, 불신, 배척 그리고 희망
영화는 재난 상황뿐 아니라 등장인물들의 관계와 심리 변화를 관찰하면 흥미로운 지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아만다는 사람의 심리를 파악해 상품을 팔아야 하는 마케터다. 남편인 클레이(에단 호크 역)은 대학 교수다. 두 사람 모두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 부부의 성격은 정반대로 묘사된다. 아만다는 의심이 많은 편이고 클레이는 상대방을 배려하고 잘 믿는 너그러운 성격을 가지고 있다.

영화 오프닝에서 아만다는 열심히 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 대해 깊은 반감을 드러냈다. 그 내면에는 자신들만 이익을 챙기겠다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만다의 불신은 죠지(마허샬라 알리 역)와 루스 부녀가 저택을 갑자기 방문했을 때 극명하게 나타난다. 더구나 유조선이 해변으로 밀고 들어온 이후라 의심의 정도는 더욱 심하게 나타났다.

사실 죠지는 이 저택의 주인으로 아만다 가족에게 휴가용 렌트를 해 준 것이다. 죠지와 루스는 시내에서 한 음악회를 관람하고 중심가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하지만 대규모 정전이 발생해 어쩔 수 없이 가장 길을 잘 알고 있는 이곳으로 온 것이다. 도시는 이미 통제 불능 상태에 놓여있다고 죠지는 클레이 부부에게 말한다. 이런 사실이 잘 믿기지 않지만 아만다는 렌트 비용의 절반을 돌려받는 조건으로 죠지 부녀를 받아들인다.

죠지 부녀의 등장과 함께 영화는 수수께끼를 풀듯이 재난의 원인을 유추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죠지는 금융 관련 정보를 다루는 직업에 종사하는 인물로 고급 정보를 가진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는 편이다. 추측일 뿐이지만 사이버 테러로 인해 미국이 망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출장을 떠난 그의 아내도 생사를 확인할 수 없다. 아만다의 의심을 받고 무언가 열쇠를 쥐고 있을 것 같은, 마치 법인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가지게 만드는 인물로서 죠지는 이 영화에서 맥거핀으로 작용한다. 정황상 범인처럼 보이지만 결국에는 사건과는 무관한 인물로 밝혀지는, 영화에서 서스팬스를 이끌어내는 기법으로 흔히 사용된다.

재난 상황에서 위기에 처한 사람들의 불신과 배척은 영화 장면 중 죠지와 클레이가 아치의 약을 구하기 위해 찾아간 대니(케빈 베이컨 역)의 집 앞에서 최고조에 달한다. 대니는 어디서 정보를 들었는지 집에 모든 생필품을 쌓아두고 만일의 사태에 대한 준비를 다 해놓은 상태다. 죠지와 친분이 있는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도움도 줄 수 없다며 총으로 그들을 위협한다. 대니를 통해 알려진 추측은 한국 또는 중국이 미국에 사이버 테러를 해 국가가 마비 상태에 놓이게 됐다는 것이다.

영화 외적으로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의 제작사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운영하는 ‘하이어 그라운드’라는 회사라는 점이다. 원작을 바탕으로 시나리오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오바마가 조언을 했다고 한다. 국가 비상사태가 되면 어떻게 대처한다는 시나리오를 다뤄봤을 법한 오바마의 조언으로 영화가 더 현실적으로 만들어졌다는 평가다. 국가 소멸 3단계 시나리오가 나오게 된 배경에 오바마가 있었다. 그것은 고립, 불신, 대혼란이다.
자율주행 이미지 (출처 : Pixbay)
작은 희망의 씨앗, 딸이 찾은 행복
클레이 부부의 딸 로즈는 관찰력이 뛰어나고 고전 미국 드라마 <프랜즈>의 열렬한 팬으로 묘사된다. 인터넷으로 여러 드라마들 즐겨보던 로즈는 엄마 아만다에게 드라마 <웨스트 웡>의 한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신에게 기도를 열심히 했던 한 사람이 홍수가 났을 때 대피 방송이 나오고 지나가던 배와 헬리콥터가 구조하러 왔을 때 이들의 도움을 거부한다. 결국 죽은 그 사람은 신에게 “그때 왜 나를 구해주지 않았냐”고 따지지만 신은 “나는 방송, 배, 헬리콥터를 보내줬는데 왜 그대는 그것을 다 거부했을까”라고 되묻는다. 이어 로즈는 자신은 위기 때 기다리기만 하는 사람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날이 밝자 로즈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마지막 엔딩 장면에서 로즈는 노아의 방주와 같은 별장에서 마침내 <프렌즈>를 시청한다. 영화의 엔딩 자체는 암울하게 묘사되지만 어린 로즈의 행동은 불신으로 인한 불안을 극복하는 유일한 해결책일지 모른다.
자율주행 이미지 (출처 : Pixbay)
자율주행의 시대, 더욱 철저한 보안
현대자동차는 2021년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에서 아이오닉 5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를 처음 공개했다. 아이오닉 5는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LiDAR)로 이루어진 30여 개의 센서가 차량의 360도 전방위 상황 및 장애물을 인식하고, 고해상도로 주변 이미지를 측정해 공간 정보를 습득하며, 최대 300m 초장거리에 위치한 도로 상황까지 감지했다. 상용화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전기차 혁신 기업인 테슬라는 다음 혁신을 인공지능에 기반한 자율주행 자동차에서 만들어 가고 있다. ‘오토파일럿(Autopilot)’이라 불리는 반자율주행(Semi-Autonomous Driving) 기능을 시장에 안정적으로 상용화하면서, 관련 기술을 빠르게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테슬라의 Autopilot 기능은 일반적인 차선 유지, 차간 거리 조정 등과 같은 기능보다 더욱 진화된 차선 변경, 자동 차고 입/출입 등과 같은 기능들을 포함하고 있다.
무엇보다 Autopilot은 차량에서 발생하는 거의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인공지능으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향후 더욱 큰 혁신이 예상된다. 테슬라의 모든 차량은 3G/LTE/5G와 같은 통신망으로 연결되어 차량에서 발생되는 모든 데이터가 익명화되어 수집된다. 이렇게 수집된 다양한 환경의 주행 정보를 Tesla의 인공지능이 학습하게 된다. 이를 통해 Autopilot는 시간이 지날수록 기능이 고도화되고 발전된 기능은 다시 통신망을 통해 기존 차량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형식으로 반영되게 된다. 즉 Tesla의 차량의 자율주행 기능은 차량이 주행을 하면 할수록 기능이 점점 진화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 테슬라는 자율주행 수퍼컴퓨터 도조(Dojo)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1월 29일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올해 엔비디아 반도체에 약 65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Autopilt과 도조의 하드웨어를 담당하는 회사다.
지난 2021년 2월 초 미국 플로리다의 소도시 올즈마(Oldsmar)에 위치한 수처리 시설이 사이버 테러를 당했다. 해당 사이버 공격을 시도한 공격자는 데스크톱의 공유 소프트웨어인 팀뷰어(TeamViewer)를 통해 원격으로 제어시설에 접근해 주거용 및 상업용으로 사용되는 식수의 수산화나트륨 농도를 100배 이상 높이려고 시도했다. 다행히 이번 테러 시도는 수처리 시설의 운영자에 의해 원격 접속이 차단돼 성공에 이르지는 못했다. 만약 성공했다면 극심한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한 매우 심각한 사건이었다. 
영화 속 테슬라 차량의 연쇄 추돌은 어떠한가. 정보통신망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보안 기술도 강화돼야 하는 이유다. 

<Energ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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