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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반도체, LCD … 이젠 태양광이다 _ 한국태양광산업협회 민계식 회장
2011년 4월 7일 (목) 15:54:40 |   지면 발행 ( 2011년 2월호 - 전체 보기 )



PROFILE_ 민계식 회장은 1942년 생으로 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UC Berkeley에서 우주항공학 · 조선공학 석사, MIT에서 해양공학 박사 등을 취득했다. 현대중공업 선박해양연구소 소장, 기술개발본부 본부장, 2001년 대표이사 사장, 2004년 대표이사 부회장을 거쳐 2010년부터 대표이사 회장과 한국태양광산업협회장으로 있다.

반도체, 조선, LCD… 이제 다음의 먹을거리는 무엇일까. 한국태양광산업협회 민계식 회장은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산업매출의 70%, 수출의 80%를 차지(2010년 기준)하며 그린에너지 산업의 중심에 우뚝 선 '태양광 산업'을 꼽는다. 그러나 선진국의 원천 기술과 중국 규모의 경제에 맞서 우리나라 태양광 산업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려면 앞으로 헤쳐나갈 길이 그리 녹녹치 만은 않다. 민 회장은 정부의 정책, 기업의 노력, 국민의 호응, 이 셋이 어우러져 '태양광 산업 성공'이란 목표를 향해 나간다면 큰 어려움은 없다고 말한다. 본지本誌는 한국태양광산업협회 민계식 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나라 태양광 산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는 태양광 관련 각종 정보 제공, 제도 개선과 민원 업무 지원, 해외 홍보와 마케팅 활동 지원, 각종 이벤트와 세미나 · 심포지엄 · 강연회 등 주요 업무를 수행하는 한국태양광산업협회 회장이자, 조선 산업을 통해 축적한 기술로 해양, 플랜트, 엔진 기계, 전기전자시스템, 건설장비 사업 그리고 폴리실리콘에서 모듈과 인버터에 이르기까지 일괄 생산 체계를 갖춘 현대중공업의 대표이사회장이기도 하다.

10여 년 전부터 태양광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태양광에 관심을 두신 계기는 무엇입니까?
태양광이 가진 높은 에너지 잠재량 때문입니다. 1시간 동안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는 약 125조㎾로 인류 전체가 1년간 소비하는 에너지양과 맞먹습니다.
다른 재생에너지에 비해 잠재량이 무한한 수준입니다.
예를 들어 풍력의 잠재량이 100이라면 태양광은 1만 입니다. 인류는 앞으로 화석 연료를 대체할 에너지원을 찾을 수밖에 없기에 잠재량이 무한한 태양광으로 가야 한다고 확신했습니다. 또한,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우리나라에 매력적입니다. 우리나라가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반도체와 LCD 분야하고 태양광 산업은 제조 공정이 유사합니다. 우리가 반도체와 LCD 산업을 통해 쌓아온 인프라를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더 빠른 속도로 태양광 산업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2010년 지식경제부 국정감사에서 신재생에너지 보급 보조와 관련해 투자 대비 태양광은 발전 설치 용량이 저조하고, 설치에 따른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회장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태양광은 에너지 잠재량은 무한한데 아직 다른 재생에너지원에 비해 원가가 높습니다. 그러다보니 투자금액에 비해 설치 용량이 낮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태양광분야는 그 어떤 에너지원보다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모듈 가격만 보더라도 2010년 1년간 22% 정도 떨어졌습니다. 따라서 투자 금액 대비 설치 용량이 낮은 문제는 점차 해소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수년후 그리드패리티에 이르면 보급보조금없이도 자발적으로 보급을 촉진할 것입니다. 아울러 수입의존도가 높았던 까닭은 제도운용의 묘가 부족했고, 우리나라 태양광 산업의 역사가 짧았기 때문입니다. 2008년에 설치한 모듈의 79%는 수입품으로 알려졌습니다. 해외저가 제품으로 설치해 높은 차액을 받으려는 사업자들
의 계산도 있었고, 여기에 더해 우리나라 태양광기업들의 미미한 생산능력은 외국제품의 설치를 더욱 부추겼습니다. 하지만, 점차 외국 제품 의존도는 낮아지는 추세입니다. 품질낮은 외국저가제품으로 말미암아 사후관리문제가 대두한 사이에 우리기업들은 생산용량과 기술수준을 대폭 강화했기 때문입니다.

한국태양광산업협회에서는 국가 에너지 기본 계획에 태양광 발전 보급 목표를 더욱 확대할 것을 건의했습니다. 그 배경은 무엇이고, 우리나라에 필요한 태양광발전 보급 목표 수준은 어느 정도로 보십니까?
유럽은 비록 민간단체인 EPIA에서 기안했지만 'SET FOR 2020'을 통해 적극적인 태양광 보급 목표를 세웠습니다. 기본 목표(Base Line Scenario)는 전력 소비량의 4% 이상을 태양광 발전으로 공급하자는 것이고, 적극적 보급 정책(Accelerated Growth Scenario)은 전력 소비량의 6% 이상을 태양광 발전으로 공급하자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전력 체제 개편(Paradigm Shift Scenario)은 전체 전력 소비량의 12% 이상을 태양광 발전으로 공급하자는 것입니다.
일본은 2009년 개정한 목표에 2030년까지 전체 전력 소비의 10%를 태양광 발전으로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누적 용량으로 환산하면 2030년까지 102GW를 설치하는 것입니다. 심지어 중국도 2020년까지 20GW를 설치하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에 반해 2008년에 세운 우리나라 3차 신재생에너지 보급 기본 계획을 보면, 2030년이 돼도 태양광 발전 누적 설치량은 3504㎿로 총 전력 소비량의 0.9%에 불과합니다. 절대적인 설치 규모나 상대적인 비율 측면 모두 유럽, 일본, 중국 등에 비해 현저히 뒤떨어지는 수준입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정책적으로나 산업적 여건 면에서 태양광 발전량을 공격적으로 늘릴 여지가 충분합니다. 2016년까지 RPS를 중심으로 한 현행 제도 체제로 가더라도 2017년 전후로 그리드 패리티에 도달하면 자발적으로 보급을 촉진할 것입니다. 여기에 2020년 이후에는 본격적인 그리드 패리티 도래와 기술 진보 그리고 에너지 사용 규제로 보급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 수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도 일본처럼 2030년까지 전체 전력 소요량의 10%를 태양광 발전으로 충당하는 적극적인 목표 도입이 필요합니다. 2030년까지 전력 소비의 10%를 태양광 발전으로 충당하려면 태양광 발전 39GW를 설치해야 하는데, 이에 필요한 면적은 새만금의 두배입니다. 즉, 태양광 발전으로 이렇게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면적은 충분합니다. 이러한 목표는 국내 산업 활성화 측면에서도 필요합니다. 국내 보급 활성화는 산업의 성장뿐만 아니라 국내 태양광기업의 신인도 향상에 이바지하며 테스트 베드 역할도 수행해 수출 경쟁력 강화에 일조하기 때문입니다. 독일과 일본이 견고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태양광 산업을 선도하고, 중국이 산업 정책 위주에서 보급 정책 강화도 병행하는 쪽으로 정책을 전환하는 것도 눈여겨봐야합니다.

2010년 태양광 산업 전체 매출액은 6조 5,241억 원, 수출 실적은 4조 718억 원으로 2009년 대비 매출은 2.5배, 수출은 2.7배 늘어났습니다. 그 원동력은 무엇이며, 이러한 신장세가 2011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외적요인과내적요인을모두들수있습니다. 무엇보다 세계 시장이 태양광 보급에 적극적이었습니다.
거기다 독일을 중심으로 한 시장에 가시적인 변화 현상이 일면서 새 시장이 활성화된 것도 주요 요인이었습니다. 태양광 산업의 경쟁은 과열되는 추세지만, 이를 통해 산업의 자생적 경쟁력은 더 향상됐습니다. 예를 들면 독일 등에서 큰 폭으로 보조금 규모를 축소했는데, 그전 같으면 시장을 크게 위축할 만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태양광업체들은 경쟁을 통한 각고의 노력으로 원가 경쟁력을 더 강화해 보조금 규모를 축소했음에도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독일은 작년에 16% 정도 보조금 규모를 줄였지만 모듈가격은 그보다 더 큰 폭인 22% 정도 하락해 보조금 축소에도 계속해서 수요를 유인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외적요인만 작용하지는 않았습니다. 또한, 외적요인은 다른 나라 기업들에도 동일하게 작용합니다. 그런 가운데 우리 기업들이 더욱 선전한 것은 정책과 기업들의 의지가 시너지 효과를 냈기 때문입니다. 이미 대통령께서 신년사에서 태양광 산업을 제2의 반도체로 키우겠다고 천명하셨듯이 정부도 태양광 산업의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했습니다. 또한, 기업들이 여러 리스크 요인에도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적극적으로 투자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 반도체와 LCD의 인프라도 효과적으로 태양광 산업에 활용했습니다.
이러한 요인들이 모두 시너지 효과를 내며 산업 성장을 일구고 있습니다. 2011년에도 이러한 성장은 이어질 것입니다. 대신 그 성장 폭은 다소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설치 규모 면에서 200% 넘게 성장한 2010년과 달리 올해 전 세계 설치 규모는 전년 대비20%대에 머물 것으로 예측하기 때문입니다. 대신 시장 다변화를 통해 시장확충의 씨앗을 잘 뿌릴 수 있는 한해가 될 것입니다.

선진국 대비 우리나라 태양광 기술력은 어느 정도수준이고, 기술력 향상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1년 전에 태양광산업협회에서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했을 때, 우리 기업들은 자신들의 기술 수준이 해외 선도 기업의 91∼93% 수준이라고 답했습니다. 자체 평가인지라 다소 높게 봤을 수도 있겠지만, 1년 동안 더 많은 투자와 노력이 있었기에 충분히 그 이상이 된다고 봅니다. 그리고 기술력 향상은 비용절감과 고도 기술 개발 양쪽이 모두 함께 나가야 합니다. 태양광 시장에서 현재 원가 경쟁력은 아주 중요한 인자입니다. 중국이 태양광 시장을 선도하는 배경이기도 하지요. 그렇지만 비용 절감 기술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른바 브레이크스루Breakthrough가 안 되기 때문이죠. 따라서 원가 절감 기술 개발과 고도 기술 개발, 이 모두가 한배를 타고 움직여야 합니다.


민계식회장은 "다음 먹을 거리를 찾아야 하는 우리나라로서는 태양광산업을
성공시켜야 하는 것이, 이제 절체절명의 과제가 되었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10월 민계식 회장(현대중공업)은 세계 1위 유리 · 건축자재업체
프랑스 생고방社와 박막 태양전지 합작법인설립 조인식을 가졌다.

선진국의 원천 기술과 중국 규모의 경제에 맞서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먼저 우리가 성공한 조선, 반도체, LCD, 자동차, 휴대전화의 사례를 되짚어 봐야 합니다. 이들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은 나름의 브랜드 파워를 형성했습니다. 태양광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기업들의 원가 경쟁력은 근본적으로 중국에 비해 나을 수는 없기에, 이를 브랜드 파워로 극복해야 합니다. 실제로 우리의 몇몇 기업 제품은 유럽 시장에서 중국 제품의 저가 공세에도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만큼 품질과 브랜드를 인정받았다는 것이죠.
지속적인 품질과 기술 능력 강화로 우리의 브랜드 파워를 높여야 합니다. 이를 통해 부족한 원가 경쟁력을 보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원천 기술을 가진 선진국에 대처하려면 반도체와 LCD의 인프라를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비록 태양광 산업의 출발이 늦었고 원천 기술이 부족한 점이 있지만, 공정이 유사한 반도체와 LCD의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면 선도 국가들과의 기술 격차도 더 빠른 속도로 좁힐 수 있습니다.

바쁘신데 시간을 할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질문 외에 추가로 독자들에게 전할 말씀이 있으면 부탁합니다.
올해 전 세계 태양광 산업의 규모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또한, 2020년 무렵에는 반도체 산업 전체 규모도 뛰어넘을 것입니다. 이미 태양광 산업은 산업 가치를 가시적으로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태양광 산업의 가치를 알기에 선진국 · 개도국, 대기업 · 중소기업, 다국적기업 · 로컬기업 할 것 없이 적극적으로 태양광 산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다음 먹을거리를 찾아야 하는 우리나라로서는 태양광 산업을 성공시켜야 하는 것이, 이제 절체절명의 과제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제 달성은 기업들만의 노력으로는 안 됩니다. 정책과 국민적 호응이 함께 어우러져야 합니다. 독자 여러분도 태양광 산업에 대해 한층 더 높은 관심을 두시길 부탁합니다.
감사합니다.

대담 · 정리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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