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어짐이 가능하고 전기 전도도와 빛의 투과 효율을 동시에 극대화한 차세대 투명 전극을 고려대학교 전기전자전파공학부 김태근 교수팀과 미국 에너지부(U.S. Department of Energy, DOE) 산하 에임즈 연구소(Ames Laboratory) 연구진이 공동으로 개발했다. 이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 연구자 지원 사업(핵심 연구)과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 지원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높은 광 투과도와 높은 전기 전도도가 필요한 투명 전극(Transparent Electrode)은 LED를 비롯한 발광 소자 및 태양전지, 터치스크린, 평면 디스플레이 등에 다양하게 쓰이는 핵심 소재다. 최근 투명 전극으로 널리 쓰이는 인듐 주석 산화물의 가격이 급등하고 공급 물량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자, 이를 대체할 물질을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다.
고려대-에임즈 공동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인듐 주석 산화물을 대체할 물질을 개발했으며, 이를 이용해 유기 박막형 태양전지를 만들어 성능을 시험했다. 또한, 기존 투명 전극의 단점인 전기 전도도와 광 투과도를 동시에 높이기 어려운 점과 휘어지면 잘 부러지는 단점을 극복했다. 공동 연구팀은 친환경적인 마이크로 트랜스퍼 몰딩을 이용한 폴리머에 매우 얇게 세워진 리본 형태의 금속(Au grid) 박막을 진공 증착하는 방식으로 투명 전극을 제작해 투과율 84% @650㎚, 전기전도도 9.7Ω/sq를 확보함으로써 전기 전도도와 빛의 투과율을 동시에 향상시킨 것이다. 특히, 이 연구를 통해 개발한 Au grid 기반 투명 전극은 기존 인듐 주석 산화물(ITO : Indium Tin Oxide)을 대체할 수 있는 물질로, 인듐 주석 산화물의 단점인 잘 부서지는 성질을 극복했으며 휘어짐이 가능한 곡면 전자 기기에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인듐 주석 산화물은 인듐과 주석의 산화물로 태양전지, LED, 평면 TV 등의 투명 전극으로 널리 사용한다. 투명 전극으로 사용하려면 높은 전기 전도도와 높은 광 투과율이 필요한데, 기존 투명 전극으로 사용한 박막 형태의 물질들은 두 가지 조건을 동시에 만족하기 어려웠다. 전기 전도도를 높이기 위해 두꺼운 박막을 사용하면 빛의 투과율이 낮아지고, 반대로 빛의 투과율이 높은 물질은 전기 전도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으며 휘어지면 잘 부러지는 단점때문이다.
개발한 투명 전극을 이용해 유기 박막형 태양전지를 만드는 과정(左)과 태양전지의 전류 밀도와 전압 곡선(右). 사진은 태양전지를 만들기 전 투명 전극 모습.
연구팀이 개발한 Au grid 기반 투명 전극은 400㎚ 파장 대역에서도 74% 이상의 투과율을 가져 조명시장뿐만 아니라 최근 주목받는 위폐 감지, 살균, 공기 및 수질 정화용 자외선 LED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세워진 금속 박막으로 된 투명 전극을 유리 기판과 같은 굴절률을 갖는 폴리머로 빈 공간을 채운 결과, 빛의 투과율을 추가로 2% 정도 더 향상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 김태근 교수는 "최근 들어 가격이 상승한 인듐 주석 산화물(ITO)의 경우 현재 평면 TV나 LED, 혹은 태양전지 등에서 투명 전극으로 광범위하게 사용하는데, 이번에 개발한 투명 전극은 이를 대체할 뿐만아니라, 그 단점인 잘 부서지는 성질을 극복해 곡면형태의 디스플레이나 곡면에 부착 가능한 태양전지에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라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재료 과학 기술 분야 권위 있는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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