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더불어 중국의 저가 공세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둘러싼 환경 악화로 새로운 위기에 직면했다. 따라서 현재의 위기 상황을 냉정하게 진단한 후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켜 신재생에너지 일류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계기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지난 12월 7일 서울 강남구 팔래스호텔에서 '신재생에너지 일류 국가를 위한 보급 및 산업 재도약'이란 주제로 워크숍을 개최한 이유다. 워크숍은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부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공생 발전 실현, 2부 신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한 건강한 토양, 3부 특별 강연, 4부 질의 응답 및 토론순으로 이어졌다. 신재생에너지 관련 정부, 지자체, 연구 기관 및 기업, 금융 및 투자 기관, NGO 등 각계 전문가가 참석해 당면 과제를 논의하고 토론하는 유익한 자리였다. 본지는 1부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공생 발전 실현을 지상중계로 다뤘다.
현 위기는 도약을 위한 성장통 이상헌 중소기업청 녹색성장팀 팀장은 '신재생에너지 산업 분야 대 · 중소 상생 방안'이란 주제 발표에서 먼저, 전체 인력 시장의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확산되는 듯했으나, 유럽발 경제 위기, 중국의 저가공세, 각국의 지원금 축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의 위기는 도약을 위한 성장통이다. 풍력 발전 산업은 이미 그리드 패러티Grid Parity에 근접함으로써 신재생에너지의 성장을 대변한다. 태양광발전 산업은 중소 · 중견기업이 80%를 차지하는데, 태양 전지 셀이 8분의 1토막 나는 등 부품 소재 가격 하락으로 그리드 패러티 달성이 앞당겨질 것이다. 따라서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중소 · 중견기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 팀장은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의 문제점으로 대기업 위주의 과점 시장과 중소기업의 낮은 브랜드이미지를 꼽았다. "현재, 태양광 발전 산업은 대기업 위주 수직 계열화를 통한 과점적 시장 형성으로 중소기업의 입지가 좁아졌다. 중소기업이 살아남으려면, 동종 업계 간 M&A나 컨소시엄,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 그리고 중소기업 녹색 인증 제품은 품질이 우수함에도 낮은 브랜드 이미지와 A/S문제 등으로 시장에서 외면당하는 실정이다. 정부는 인증만 하고 판로 개척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우수녹색 인증 제품이 내수 시장에 정착하도록 정부에서 마케팅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내수 시장에서 실증 역할(Track Record)은 해외 진출을 위해 필요하다. 녹색성이 우수한 제품(10대 분야 50개)를 선정해 그린 바스켓에 담아 우수 생산자 브랜드 마크를 부여하고, 토털 마케팅을 지원하는 가칭 '그린 바스켓'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1] "중소기업이 살아남으려면, 동종 업계 간 M&A나 컨소시엄,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는 이상헌 중소기업청 녹색성장팀 팀장. [2]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부상한 중국 시장이기에 진출해 씨를 뿌려야 한다"는 이돈기 KOTRA 그린사업팀 과장. [3] "대형 발전소를 건설하고자 고민하지 말고, 개인 발전소를 많이 짓자"는 장우석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연구본부 연구위원.
이 팀장은 정책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에 대한 국산화 비율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신재생에너지 설치 시 국가 50%, 지자체 20∼30% 등의 보조금을 지원해 왔다. 그러나 보조금 신청 당일 오전에 모두 동났다. 그 후 자부담이 20∼30%에서 100%로 늘어나는데 누가 신재생에너지를 설치하겠는가. 따라서 시장 활성화를 위해 중소기업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에 대한 세제 지원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한편, 현 제도는 국산에 비해 60% 정도 저렴한 중국산을 육성하는 격이다. 국산제품을 일정 비율 의무 사용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이 팀장은 이 밖에 실증 단지도 중요하지만 공공기관이 실수요자로서 중소기업 제품의 트랙 레코드를 만들어 줄 것과 우리나라 대기업의 해외 공장에 중소기업 제품을 우선 구매하도록 인센티브를 부여 할 것을 제언했다.
중국 시장, 인내심 갖고 거시적으로 투자해야 이돈기 KOTRA 그린사업팀 과장은 '신재생에너지와 글로벌 비즈니스 협력'이란 주제 발표에서 신재생에너지 해외 진출 지원 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KOTRA는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기업의 해외프로젝트 참여와 신재생에너지 부품 기자재 해외 마케팅을 지원한다. 유형별로 해외 프로젝트에 참여해 수주하도록 지원하는 '프로젝트 수주형'과 부품, 소재, 장비를 수출하도록 지원하는 '벤더 참여형'이 있다. 프로젝트 수주 지원은 타당성 조사 단계에서 프로젝트당 6,000만 원(수행비 70%)을, 컨설팅 단계에서 프로젝트당 1,500만 원을 지원한다. 벤더 참여형은 컨설팅에 프로젝트당 1,500만 원을 지원한다. 또한, 세계 5대 신재생에너지 강국 진입에 이바지하고자 국내에 글로벌녹색협력지원센터를, 해외에 녹색수주지원센터(11개 거점 KBC)를 구축해 해외 녹색 산업 정보를 수집해 전파한다." 이 과장은 대표 사례로 중국 바이오매스 열병합발전 및 CDM 프로젝트를 설명했다. "중국 N시 국영 ○○농장에 약 205억 원을 투자해 왕겨를 연료로 사용하는 12㎿(6㎿×2기) 바이오매스 열병합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다. KOTRA에서 2009년에 개최한 'Green Hub Korea Week 2009'를 통해 프로젝트에 최초 접촉해 국내 투자자를 섭외했고, 2010년 합작 계약을 체결했으며, 2011년 중국 측 CEO의 교통사고로 합작 구조가 변경됨에 따라 합작 계약을 다시 체결했다. 주요 시설은 35t/h 왕겨 연소 보일러 2기와 6㎿ 스팀 터빈 발전기 2기로, 현재 시운전 단계다. 이 사례처럼 단품과 달리 프로젝트는 2, 3년 거시적으로 인내심을 갖고 가야하며, 중간에 변수가 많이 발생한다." 우리나라 기업이 중국 진출을 망설이는 이유는 기술 모방, 가격 경쟁력, 자금 회수 등의 문제 때문이다. 이 과장은 여기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유럽도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 그러나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한 중국 시장이기에 진출해 씨를뿌려야 한다. 중국정부에서 보조금을 축소하면, 현지 업체의 가격 경쟁력은 떨어지고, 그때부터 현지업체만의 시장이 아닌세계 시장이 된다. 거시적안목으로오랜기간투자해야한다."
개미 발전소, 작은 것이 아름답다 장우석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연구본부 연구위원은 '정부와 민간의 공생 · 협력 방안'이란 주제 발표에서 국가 에너지 시스템의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화석연료와 원자력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 대형 발전소 중심에서 소규모 분산 시설로, 에너지 공급자 중심에서 사용자 중심으로 국가 에너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또한, 스마트 그리드는 우리 처지에 맞게 구축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를 전력망에 넣으려면 스마트 그리드가 필요하며, 신재생에너지와 스마트 그리드를 연계해야 비로소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장 연구위원은 에너지 사용 비율이 낮은 공공 기관이 아닌, 산업 · 가정 · 상업 · 수송 부문으로 보급우선순위를 변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대형 발전 사업자에게 부담이 집중된 신재생에너지 보급과 대규모 단지 개발에 따른 자연 환경 파괴 문제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개개의 빌딩과 공장이 PC라면, 스마트 그리드는 OS(Operating System)에 해당한다. 산업 부문은 공장 에너지 관리 시스템(FEMS)부터 스마트 그리드 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전기요금 현실화, 스마트 그리드 + FEMS 구축, 신재생에너지 이용 비중 확대, 세제 · 대출 등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에너지 사용자의 책임성을 높여야 한다. 가정 · 상업 부문은 에너지를 수요지가 아닌 멀리서 끌어오는 것은 불합리하므로 소규모 분산형 수급 구조가 필요하다. 민간의 참여가 절실한데 신축 건물이나 고층 건물부터 빌딩 에너지 관리 시스템(BEMS)을 깔아야 한다. 이처럼 스마트 그리드 인프라를 확충하려면 솔라 시티 전담 팀 구성(지자체 + 한전, ESCO, 금융기관), 기존 건물과 아파트단지 대상 표준형 패키지 설계, 시민의 자발적 참여 유도, 요금 인하 및 매전賣電수익 등이 필요하다." 장 연구위원은 우선순위 변경을 통해 신재생에너지를 획기적으로 늘리고, 의무 할당제(RPS)를 재검토하며, 개미 발전소를 100만 개 짓는 데서 희망은 시작된다며 마무리했다. "작은것이아름답다. 대형발전소를 건설하고자 고민하지 말고, 개인 발전소를 많이 짓자. 문제는 보조금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문제를 차기정부에서 심도 있게 다뤄야 한다. 국가 에너지 정책 전반을 수정해야한다면, 이 부분이 복지보다 더 큰 의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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