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30일,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내렸다. 3일 후 기상청은 보도자료를 하나 발표했는데, 그날 하루 동안 내륙에서 발생한 낙뢰가 약 4만 9000회였다는 것이다. 2002년 낙뢰 관측 이래 최다를 기록한 2007년 7월 29일(약 6만 3000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횟수였으며, 봄철(3~5월)하루 중 낙뢰 발생으로는 최다였다. 우리나라는 해마다 10만회 이상 낙뢰가 발생하며, 여름철(6~8월)이 낙뢰 발생의 75.1%를 차지한다. 낙뢰는 이제 여름철 재해 대책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손님이자 '여름'하면 떠오르는 대명사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러다 보니 낙뢰 발생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다른 계절은 낙뢰 대책에 관심이 적다. 그러나 낙뢰는 사계절에 걸쳐 발생하는 자연 현상이고 주의 환기 차 조금은 생소할지도 모를 '겨울철 낙뢰'를 겨울철 기획 연재 마지막으로 소개한다.
고도 정보화 사회로 사회가 나아가면서 디지털화된 다양한 전자 기기, 전기 설비, 통신 기기가 등장했다. 그런데 이러한 기기는 과전압에 약하기에 낙뢰 등 서지로 말미암은 오작동이나 기기장해를 일으키는 사례가 증가해 사회 문제로까지 보도된 바 있다.
본고는 이러한 사회 정세를 바탕으로 겨울철과 여름철 낙뢰 양상, 낙뢰 피해 실태 그리고 최신 낙뢰대책을 소개한다.
낙뢰 현상
낙뢰의 정체 | 낙뢰는 구름과 구름 사이 또는 구름과 대지 사이에 생기는 방전 현상으로, 여기에다 섬광(번개)과 굉음(천둥)을 발생시키는 전기적 현상이다. 흔히 방전이란 전기를 잘 통과시키지 않는 공기 중에서 어떤 두 점 사이(여기서는 구름의 마이너스 전하 장소와 지면의 플러스 전하 장소 사이)의 전압이 일정 값 이상 커지면 전기를 통과시키는 현상으로, 일반적으로 큰 소리와 빛을 동반한다.
 여름철 낙뢰와 겨울철 낙뢰의 뇌 전류 특징 | 여름철 낙뢰와 겨울철 낙뢰의 뇌 전류 특징은 <표 1>과 같다. 뇌 전류는 여름철 낙뢰의 경우, 전류 값 10~30㎄, 계속 시간 수~수백㎲인 것이 많다. 겨울철 낙뢰는 여름철 낙뢰에 비해 뇌 전류의 계속 시간이 길고, 이 때문에 여름철 낙뢰에 비해 수십 배에서 수백 배에 이르는 낙뢰 에너지가 돼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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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전형적인 겨울철 낙뢰 모습
 뇌 피해 상황
낙뢰의 침입 경로 | 건물 또는 그 주변에 낙뢰가 있을 때, 건물로 낙뢰가 침입하는 경로로 ▲피뢰침 · 안테나 ▲전원선 ▲통신선 ▲접지선 등 네 가지가 있다. 낙뢰는 전기 현상이라 시설 옥외에서 옥내로 배선 · 배관한 금속 도체를 따라 침입한다.(<그림 3> 참조)
뇌 피해 양상 | 뇌 피해 양상은 '보이는 피해'와 '보이지 않는 피해'로 나뉜다. 보이는 피해로 가옥, 빌딩, 공장 등에 낙뢰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화재나 붕괴, 설비 소손, 정전 등이 있으며, 피해 상황은 누가 봐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보이지 않는 피해로 외관상 아무런 문제가 없음에도 설비 전원이 들어오지 않거나 통신이 안 되고 컴퓨터 데이터가 파손되는 등 설비 내부의 전자 부품이 고장 나 일어나는 사례가 있다. 이 사례들은 얼핏 낙뢰와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
고도 정보화 사회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보이지 않는 피해'다. 교통 신호 정지로 말미암은 공공기관의 혼란, 통신 기능 정지로 말미암은 네트워크 혼란, 정전으로 말미암은 데이터 소실 등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사회 인프라에 지장을 준다. 이처럼 낙뢰 피해는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직격뢰의 '보이는 피해'사례 | ▲고층 빌딩 - 피뢰침을 설치한 고층 빌딩에 낙뢰한 경우, 꼭 피뢰침에 직격한다고 할 수 없다. <그림 4>는 직격뢰를 맞은 빌딩 옥상의 모서리 부분이 부서진 흔적이다.
고층 빌딩이나 아파트, 병원, 호텔 등 고층 건축물은 특히 직격뢰를 맞을 가능성이 높으며, 피뢰침 이외의 장소에 직격하면 콘크리트 등은 금속에 비해 도전성이 낮아 뇌 전류를 원활하게 흘리지 못하고 파손된다.
▲공장, 빌딩 - 공장이나 빌딩에 직격뢰를 맞을 경우, 앞서 이야기한 건축물 파손 외에도 전기 설비나 통신 설비에 큰 피해를 입는다. <그림 5>와 같이 공장이나 빌딩에 직격뢰를 맞으면 건물 자체의 전위가 상승해 옥외 기기와 전위차가 발생한다. 큰 뇌 전류가 흘러 옥외 기기나 옥내 분전반의 차단기 등을 크게 소손하기도 한다.
  유도뢰의 '보이는 피해'사례 | ▲전력 설비 - 전력설비에서 일어나는 유도뢰 피해의 대부분은 배전선에 접속된 기기에서 생긴다. 배전선은 송전선에 비해 전압이 낮고 기재器材의 절연 강도도 낮아 피해가 일어나기 쉽다. 성능을 초과하는 유도뢰로 주상 변압기와 고압 피뢰기 등의 파손이 많다.
▲공장, 빌딩 및 부대 설비 - 공장과 빌딩에서 일어나는 유도뢰 피해의 대부분은 통신선 등을 접속한 약전 기기에서 생긴다. 구체적으로 각 센서의 중앙 감시 장치, 화재 감지기, 비상 방송 설비, 내선 전화, 감시 카메라 등이 있다. 또한, 최근 오피스 빌딩은 구내 네트워크화를 추진해 UTP 케이블 등으로 복잡하게 접속된 전산실 서버와 클라이언트 PC 등에서 유도뢰 피해를 입은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이러한 피해는 설비를 분해하지 않으면 피해 상황을 발견할 수 없다는 점에서 '보이지 않는 피해'라고도 할 수 있다.
 뇌 피해 방지 대책
기존 낙뢰 대책은 직격뢰의 경우 JIS A 4201 ' 건축물 등의 피뢰 설비(피뢰침)'에 입각해 설치한 피뢰침 등은 건축 구조물 보호에만 목적이 있었으며, 건물 내에 있는 전기 기기나 이 기기에 전력과 정보를 공급하는 전원선과 통신선은 유도뢰 보호를 목적으로 했다.
오랜 연구 성과로 낙뢰 현상에 대한 해명이 이뤄지고, 직격뢰 대책을 전제로 한층 효과적인 낙뢰대책을 검토했다. 그리하여 새로운 JIS 규격으로 피뢰침(수뢰부)의 설치 방법이나 내뢰 기재의 시방서와 배치, 접지 시스템 등의 대책 방법을 새롭게 규격화했다.
한편, 기존 규격 명칭이었던 '건축물 등의 피뢰설비(피뢰침)'는 IEC 규격에 맞춰 '건축물 등의 낙뢰 보호'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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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뇌해 대책 | ▲외부 낙뢰 보호 시스템 - 낙뢰를 확실히 붙잡고 뇌 전류를 신속하고도 효과적으로 대지로 방류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수뢰부 시스템, 인하 도선 시스템, 접지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내부 낙뢰 보호 시스템 - 외부 낙뢰 보호 시스템에 흐르는 뇌 전류에서 발생하는 과전압으로 발생하는 건물 내 폭발이나 화재, 감전 위험, 전기 시스템이나 전자 시스템의 파괴를 방지하기 위해 등전위 본딩 설치와 서지 방호 디바이스(SPD : Surge Protective Devices) 설치, 안전 이격 거리 확보 등 종합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직격뢰 대책 | 건물에 낙뢰하면 접지 저항에 의해 접지 전위가 상승한다. 이때 건물 안으로 이어진 전선은 무한 원거리의 영전위로 연결돼 있어 큰 전위차가 발생하면 절연 파괴를 일으키고 전원선 · 통신선 · 수도관 등을 통해 원거리로 흘려보내 피해를 발생시킨다.
따라서 전원선과 통신선은 서지 방호 디바이스를 사이에 두고, 수도관 등은 위험한 불꽃 방전을 방지하기 위해 확실하게 본딩해 이상 전압을 발생시키지 않는 대책이 필요하다.
유도뢰 대책 | 유도뢰 대책으로 서지 침입 경로에 서지 방호 디바이스를 설치하고, 기기의 접지 단자와 연접해 기기의 내전압 이하로 제한한다. 이를 서지 방호 디바이스(SPD, 내뢰 트랜스 등)에 의한 등전위화라고 한다.
각 제조사에서 기능별로 SPD를 제조 · 판매한다. 기본적인 SPD 선정 방법은, 저압 전로(IEC 규격
AC 1500V 이하)에 사용하는 SPD의 경우 카테고리 Ⅰ~Ⅳ에 대응하는 동시에 SPD 사양은 저압 전로에 대해 JIS C 5381-1 규격에 규정된 등급 Ⅰ~Ⅲ, 통신 회로에 대해 JIS C 5381-21 규격에 규정된 카테고리 D1, C2에 적합한 것이어야 한다.
저압 전로에 사용하는 SPD를 선정할 때 다음 네가지 사항에 유의한다.
① 처리할 수 있는 에너지가 클 것. 등급 Ⅰ SPD는 임펄스 전류 Iimp, 등급 Ⅱ SPD는 최대 방전 전류 Imax의 수치가 클 것.
② 뇌 서지를 바이패스했을 때 SPD의 전압 방호 레벨이 피보호 기기의 절연 내력 이하로 제어할 수 있는 것.
③ 뇌 서지 침입으로 피보호 기기가 절연 파괴되기 이전에 SPD가 동작해 뇌 서지만을 신속히 바이패스할 것.
④ 바이패스 후에는 즉시 속류續流를 차단하는 기능이 있는 것.
낙뢰 예보
일본 기상청은 2010년 5월 27일부터 그동안 제공한 레이더 강수 나우캐스트Nowcast 외에도 낙뢰 나우캐스트와 회오리바람 발생 정확도 나우캐스트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낙뢰 나우캐스트는 1시간 후의 강수 지역까지 예측하는 강수 나우캐스트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뇌운 데이터와 레이더로 적란운을 관측해 최신 관측 데이터를 처리한다. 강한 적란운과 함께 이동하는 낙뢰로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을 그 위험성에 따라 '재해 발생률 10% 이상/약 5%/약 1%/1% 미만'으로 4단계로 분류했다. 지도상에 사방 1㎞ 격자로 색을 달리해 표시하며, 기상청 홈페이지에 공표한다. 한층 정밀한 정보 전달을 위해 10분마다 갱신 정보를 발표한다.
 한편, 겨울철 낙뢰 예보에 관한 조사 연구 결과가 있어 소개한다. 일본 방위대학교 미치모토 준(道本准) 교수는 그동안 겨울철 낙뢰 연구 성과를 토대로 낙뢰가 자주 발생하는 뇌운과 낙뢰가 잘 발생하지 않는 뇌운을 구별하는 모델을 발표했다. ' 뇌운의 꼭대기 기온'과 '영하 10도 고도高度'라는 수치 두 개를 바탕으로 '낙뢰가 발생하지 않음', ' 일발뢰 또는 낙뢰가 발생하지 않음', ' 심한 낙뢰가 발생함'등 세종류로 판정하며, 이 모델은 중위도 지역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뇌운의 꼭대기 기온'은 기상레이더 등으로 관측하며, '영하 10도 고도'는 기상청 레이더로 알 수 있다. 이 연구 성과는 여름철 낙뢰에도 적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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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뢰 특성과 피해 사례 그리고 최신 낙뢰 보호 기술 동향을 소개했다. 낙뢰는 자연 현상이기에 100% 예방이 불가능하지만 뇌해 대책을 세워 낙뢰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일은 가능하다. 앞으로 계절, 특히 여름철 낙뢰에 비해 수십 배나 큰 에너지를 가진 겨울철 낙뢰가 발생한다는 사실도 염두에 두고 뇌해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리 전화영 기자
<Energ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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