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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1원전 사고 이후 원전을 운영하는 국가 중 독일은 2022년까지, 스위스는 2034년까지 원전을 폐지하겠다고 선언했으며, 나머지 대부분의 국가는 신규 원전 건설을 재검토하거나 기존 원전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또한, 원전 도입을 추진 중인 국가 중 태국, 필리핀, 베네수엘라 등은 부정적인 견해를 보인 반면, 대부분의 국가는 계획대로 원전 프로그램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러한 상황에도 지구 온난화 대책, 에너지 수요 급증, 화석연료 고갈과 고유가 등으로 세계 원전 산업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30년까지 세계적으로 원전 90∼300기를 추가 건설할 것이다."— 2011년 9월 제55차 IAEA 총회. "2035년까지 원자력 수요량이 현재에 비해 68% 정도 증가할 것이다." — 2011년 6월 IEA 발표〈세계 에너지 전망 2011 : World Energy Outlook 2011〉.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각국의 반응과 원전 관련 정책을 살펴보았다.
 최초의 상용 원전은 1956년 가동한 영국의 칼더 홀Calder Hall(설비 용량 6㎿)이다(북한 영변원전은 이를 모방한 것으로 알려짐). 1973년 1차 석유 파동으로 전력 공급에 차질을 빚자, 선진국을 중심으로 원전 확대 정책을 추진했다. 고유가 문제를 해결해 줄 경제적인 에너지라는 인식하에 관련 산업은 연평균 26%씩 성장했다. 그러나 1979년 미국 TMI(Three Mile Island), 1986년 구舊소련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위험한 에너지로 인식이 바뀌며 성장세는 급격히 꺾인 채 상승 조짐을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2000년대 들어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산업화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과 고유가에 따른 원전의 경제성 향상으로 대규모 원전 건설이 붐을 이뤘다. 특히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브릭스BRICs를 중심으로 급증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를 기준으로 가동 중인 원자로는 러시아 32기, 인도 20기, 중국 13기, 브라질 2기 등 총 67기(전 세계 가동 원자로의 14.7%)였으나, 건설 중인 원자로는 43기에 달했다(전 세계 건설중인 원자로의 70.5%). 또한, 브릭스 국가에서 계획 중인 원자로는 87기, 제안 단계인 원자로는 184기에 이른다. 이들 원자로를 예정대로 건설하면 15년 후 중국 200기, 미국 137기, 러시아 86기, 인도 83기, 일본 72기, 프랑스 61기로 주요 신흥 개도국의 원전 의존도가 선진국을 크게 넘어 설 전망이다.
2004년 온실가스 감축 논의 이후 탄소 배출 규제 등으로 OECD 국가에서도 다시 원전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이른바 원전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에너지기술평가원에서 발행한《World Energy Market Insight》2011년 4월 15일판을 보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전 개별 국가의 원전 정책을 알 수 있다. 각국의 특징에 따라 ▲신규 추진국 - 원전을 운영하지 않는 국가로, 현재 원전을 건설 중이거나 원전 건설을 계획 또는 제안한 국가 ▲원전 유지국 - 원전을 보유했으며, 원전을 추가로 건설해 전력을 공급하려는 국가 ▲원전 축소국 - 원전을 보유했으나, 원전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 없는 국가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신규 추진국 |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베트남, 벨라루스, 북한, UAE, 요르단, 이란, 이스라엘, 이집트, 인도네시아, 칠레, 카자흐스탄, 태국, 터키, 폴란드, 이탈리아 등으로 지역적으로 고르게 분포한다. 그중 이탈리아는 과거 원전을 운영했으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1987년 국민투표를 통해 원전폐쇄를 결정했으며, G8 국가 중 유일하게 원전을 운영하지 않는 국가다. 유럽 국가의 경우 동유럽 지역의 러시아 석유·가스 자원 의존도가 높은 폴란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등이다. 대표적인 에너지자원을 수출하는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국가는 석유·가스 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내 산업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이다. 또한, 우라늄 수출국인 카자흐스탄과 호주도 신규 원전 건설 추진을 논의 중이다.
원전 유지국 | 미국, 프랑스, 러시아, 우크라이나, 영국, 중국, 인도, 캐나다, 핀란드 등이다. 미국은 TMI원전 사고 이후 30년 만에 전력 공급에 원전 비중을 높이기 위해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은 25개 신규 원전을 건설 중이며, 이는 현재 발전설비 용량 10GW보다 3배 정도 큰 30GW 규모며, 또한 166GW 규모 원전 건설도 고려 중이다. 인도는 원전 건설을 지속적으로 추진했으며, 2020년 20GW, 2032년 63GW를 원전을 통해 공급하고, 2050년까지 원전으로 총 전력의 25%를 공급할 계획이다.
원전 축소국 | 벨기에, 스페인, 스웨덴, 독일 등 신재생에너지 기술 수준이 높은 국가다. 2009년 전 세계 풍력 발전 설비 용량 158GW 중 스페인이 6.4%(세계 3위), 독일이 5.0%(세계 5위)의 비중을 차지했다. 독일은 전통적으로 원전 비중을 축소하는 정책을 펴왔다. 2009년 전체 발전량 중 원전이 26.1%, 신재생에너지가 16.4% 비중을 차지했다.
신흥 개발도상국가를 중심으로 산업화에 따른 전력을 확충하고자 원전 건설붐이 일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각국의 원전 정책
후쿠시마 1원전 사고는 20여 년 만에 되살아나기 시작한 원전 산업의 발목을 잡은 것일까. 사고 이후 원전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원전 보유국마다 잇달아 조치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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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랑스, 러시아 등 주요 원전 수출국은 원전을 지지하며, 적극 보급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또한, 카자흐스탄 등 우라늄 보유국과 인도와 브라질 등 경제 성장과 산업 고도화에 따라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개도국도 원전을 지지했다. 반면, 독일과 스위스는 각각 2022년과 2034년까지 원전의 단계적 폐지를, 이탈리아는 투표를 시행해 원자력 프로그램의 재도입 금지를 결정했으며, 태국은 첫번째 원자로 계획을 3년간 연기하기로 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탈원전 목소리가 높지만, 고유가로 말미암은 화석연료 발전의 높은 단가와 신재생에너지 확대의 물리적 제약, 온실가스 감축 필요성 등의 요인이 원전 축소 움직임과 대립하는 상황이다. 이원우 에너지기술평가원 선임연구원은《World Energy Market Insight》2011년 9월 30일판에서 "향후 원전 건설이 다소 위축될 가능성이 있으나, 대규모적인 축소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원전이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 기후 변화협약에 따른 탄소 배출 규제, 고유가에 따른 경제성 향상 등으로 대규모 에너지 수입 개도국의 주목을 받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원전 미래 … 거부와 수용의 대립밖에 없나
지난 수십 년간 애널리스트와 정책 입안자, 전력 회사 간부들은 저렴한 생산 원가에 기인해 원전을 대규모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인식했다. 1986년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말미암아 세계 원자력 산업은 성장 행보를 거의 멈추다시피 했다. 그로부터 25년 후, 원전이 부활하고자 꿈틀대는 시점에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했다. 현재 각국이 원전 거부와 수용으로 나뉘어 대조적인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원전의 미래는 다시 불투명해졌다. 독일 등은 탈원전을 표명했으며, 프랑스와 중국은 더 안전한 원전 기술 개발에 나섰다. 다음은 ENERDATA에서 발행한《세계 에너지 시장 예측(EnerFuture)》보고서 내용이다. 이 보고서에 게재된 시나리오는 세계 시장의 장기적인 동향을 전망하고자 개발한 시뮬레이션 모델 POLES를 이용해 작성한 것이며, 향후 20년간 전개 과정을 분석한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도 원전이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충족시키는 비장의 카드라는 기대감은 여전히 높다. 특히 러시아를 비롯해 아시아 신흥 경제권에서 뚜렷하다. 앞으로 급격한 변화가 없다면, 세계적으로 원전의 총 발전량은 2030년까지 37% 증가하고, 아시아 개발도상국에 세계 원전 총 발전량의 4분의 1이 집중할 것이다.
현재 아시아 국가들은 세계에서 가장 야심찬 원전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한국은 2010년 신고리 원전 1호기(출력 1GW) 가동을 개시했다. 신고리 원전에 2020년까지 원자로 5기를 추가할 예정이며, 그중 3기는 이미 건설을 시작했다. 중국은 푸칭과 닝보에서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총 발전량은 각 6GW로, 2015년에 그중 절반 정도의 전력을 공급할 전망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건설하는 원전 중 총 발전량이 가장 큰 곳은 중국이며, 28기 원자로를 합친 총 발전량은 현재 26GW로 2020년까지 60∼70GW까지 높일 방침이다. 또한, 제12차 5개년 계획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2020년 원전의 총 발전량 목표를 82GW까지 높일 수도 있다. 인도는 향후 20년간 원전 발전량을 60GW 상승시키는 새로운 방침을 세웠다. 그중 약 11GW는 2012년부터 2017년 사이에 가동을 개시하는 원전에서 공급할 전망이다. 중국과 인도는 제4세대 원자로 개발에도 성공하는 등, 이 분야에서 최첨단 기술을 보유했다.
원전 개발 프로젝트는 대체로 신흥 경제국에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국가에서 전력 수요가 급
격히 증가했는데, 이것이 원전 기술 개발을 안전한 방법으로 지속해 나가도록 촉진하는 큰 요인이다. 반면, OECD 회원국 대부분은 주로 정치적인 이유로 탈원전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기존 원전 대체 시설 건설을 보류 중이다. 당분간 원전 수용과 탈원전 사이에서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
 세계 원전 산업 전망
IEA, IAEA, WNA 등에서 발표한 세계 원전 산업 전망은 다소 차이가 나지만, 2030년까지 대체로 70% 정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09년 전망치보다 다소 낮지만, 지난 20년간 38% 증가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는 2011년 6월 발표한〈세계 에너지 전망 2011 : World Energy Outlook 2011〉에서 원자력 수요량이 2035년까지 6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0년 전망보다 6% 낮은 것이다.
IAEA(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는 2030년 가동 원전규모가 현재보다 50∼120% 증가한 545∼803GW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0년 전망치보다 다소 낮은 것으로, 독일과 일본 등에서 원전폐지와 여타 국가에서 원전 건설 지연을 감안한 것이다. 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총장은 뉴욕 유엔 총회에서 "중국과 인도는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로 원전을 추가 건설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면서, "원전에 대한 관심을 증가시키는 세계적인 에너지 수요 증가, 지구 온난화, 화석연료 가격 상승, 에너지 안보 등의 요인은 변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2011년 9월 15일 발표한 WNA(World Nuclear Association) 보고서는 2030년 세계 원전 시설 용량은 현재보다 7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과 독일 등의 원전 폐지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수급 여건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본 것이다. 미국, 중국, 인도, 러시아 등을 향후 원자력 역할을 결정짓는 중요한 국가로 보고, 중국, 인도, 한국, 영국 등은 신규 원전 건설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Energ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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