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이 주최한‘지능형전력망사업 전망과 신사업 창출 방안’에 관한 심포지엄에서 스마트그리드 사업에 관한 당위성과 이에 관한 우려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서울대학교 문승일 교수는 스마트그리드의 활성화를 위해 ESS를 발전기로 인정하고 RPS를 적용하는 등 정책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SG연구센터 문영환 센터장은 이제 실증을 위한 파일롯이 아닌 소비자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스마트그리드의 산업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외에도 그간의 스마트그리드의 성과 및 활용사례 등에 관한 다양한 의견들이 제기됐다.
정리 김동기 기자
한국전력이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지능형전력망사업 전망과 신사업 창출방안’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조환익 사장은 인사말에서 지능형전력망은 안정적 전력수급을 위한 차세대 전력 인프라 시스템으로, 전력과 정보통신의 융합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새 정부의 기조인 창조경제와 일맥상통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수요자와 시장의 요구를 선제적으로 파악하여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있어 한전이 앞장설 것이며, 산·학·연 협업을 바탕으로 지능형전력망 신사업 창출을 이뤄내고 이를 통해 창조 경제를 실현하는 데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부, 시민단체 및 산·학·연 전문가 등 130여명이 참석한 이번 심포지엄은 주제발표와 패널토의로 나뉘어 진행됐으며, 주제발표 시간에는 여러 분야 전문가들이 지능형전력망사업 전망 및 발전방안 등에 대한 다양한 발표를 진행했다. 주제발표 후 이어진 패널토의에서는 스마트시티 글로벌 동향 및 사업모델, 정책 투명성 제고 및 소비자 권익 향상 방안, 미국의 수요반응 활용 현황 등에 대해서 논해졌다. 이번 심포지엄을 개최한 한국전력 경제연구원 이형철 원장은 주제발표와 패널토의를 통해 제시된 다양한 정책방안들이 전력사업 발전에 밑거름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전력사업이 당면한 주제를 논의 할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문승일 교수
‘ESS 발전기로 인정돼야’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문승일 교수는 여러 사회적 물적 요건으로 인해 공급 위주의 전력관리 체계가 한계점을 드러냈다고 밝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요관리 중심의 스마트그리드로의 이행이 필요하며 이에 관한 유연한 정책적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교수는 이날“과연 전력설비를 계속 확장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를 제기하며 6차 전력수급계획의 반발이나 송전탑 지연 등의 여러 복잡한 문제가 존재하는 만큼 수요관리 중심의 스마트그리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정부가 주장하고 있는 창조경제가 기존산업에 기술을 적합시켜 경제성장과 함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는 만큼 스마트그리드는 이에 적합한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전력 수급의 위기 상황이 다가온 것에는 왜곡된 요금 체계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히며, 정부결단을 통한 요금체계의 개편이 필요하다는 점도 역설했다. 특히, 전력위기를 막기 위한 전력 설비의 확대라면‘전력위기가 단지 피크 시점인 여름철 오후 3~4시간 동안만의 짧은 순간을 대비하기 위해 막대한 설비를 갖추는 것이 과연 옳은 결정인가’에 관한 의문도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이에 관한 해결책이 스마트그리드가 될 수 있다며 정책 제안으로 지금까지 설비건설과 공급확대 위주의 정책에서 ICT를 이용해 기존설비를 최대한 활용하고 환경파괴를 최소화하면서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 안으로는 에너지 저장장치(ESS)를 발전기로 인정하도록 관련 법을 개정하는 것과 수요관리 사업자를 전기사업자로 인정하도록 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또한 향후 진행될 스마트그리드 거점도시를 에너지 특구로 지정하고 소매전력시장을 개방하는 한편 ESS를 신재생 에너지로 인정하고 RPS에 포함시키자는 안 등을 제시했다. 특히, ESS에 관해서는 야간에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주간에 이를 사용하는 ESS는 양수 발전시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만큼 발전소로 지정하지 못할 이유가 없으며 비용적 측면에서도 더욱 효율적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문영환 SG센터장
소비자의 반응 이끌어낼 수 있는 스토리텔링 필요
문영환 센터장은 공급자 중심의 인프라 구축에서 수요자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 수립으로의 전략 전환을 통한 가치창출 극대화를 제안했다. 문 센터장은‘No more Pilot!’이라는 제언 아래 스마트그리드에 관한 파일럿 실증을 벗어나서 본격적인 사업화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마트그리드를 단지 에너지가 아닌 종합적 기술 플랫폼으로 인식을 전환하고, 2차적 부가가치를 창출에 초점을 맞추며 소비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내러티브가 있어야 함을 강조했다. 스마트그리드의 장애요인으로는 전력산업 변화 리더십과 소비자 인식이 부족하고 정책 및 규제로 인한 신규사업 창출 지연, 계획경제하의 전기요금제도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또한 수요 창출을 위한 혁신기술의 부족과 민간 투자자들의 수익 메커니즘 불확실성 등도 한 요인으로 지적했다. 이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에너지 효율 향상 BEMS, FEMS 등을 추진하고 중기적으로는 마이크로그리드, 수요반응, 스마트 시티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Self-healing 배전, 송전 계통 지능화 등을 사업추진 모델로 제시하기도 했다.
패널토론
패널 토론에서는 스마트그리드 산업화 모델 등에 관한 얘기뿐만 아니라 기업과 민간과의 전력 사용 양극화와 스마트그리드의 전제조건으로 여겨지는 요금제에 관한 사항 등 다양한 논의가 이어졌다. 이날 패널은 가천대 김창섭 교수를 좌장으로 김진 산업통상자원부 스마트그리드 팀장, 최창호 포스코ICT 상무, 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회장, 신동준 전기연구원 선임연구원, 황우현 KEPCO SG사업처 SG총괄팀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 측 관계자로 발표에 나선 산업통상자원부 김진 스마트그리드팀장은 요금제 논란과 관련 요금이 높다 낮다 하기 전에 현재의 요금제는 스마트그리드와는 맞지 않다고 밝히고 이와 관련해 시간대에 따르는 차등 요금제도 적용 등도 일부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제도적 문제와 관련해서는 ESS 발전소 인정 등 많은 요구가 있지만, 스마트그리드 관련 분야는 아직 시장이 열린 지 얼마 안됐다며 앞으로 적정한 시점에 맞춰 이러한 요구들에 관한 검토와 실행을 실시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거점도시와 관련해서는 준비가 잘 되고 있는 지역도 있지만 단지 거점도시를 지역발전 사업으로만 생각해 준비가 미비한 곳도 있다고 지적하고 향후 스마트그리드의 생태계를 확대시켜 나간다는 차원에서 알맞은 시점에 거점도시의 선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회장은 스마트그리드 정책은 소비자의 권익향상이라는 관점에서 정보를 공개하고 소비자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함을 주장했다. 김회장은 스마트그리드가 지금까지는 긍정적 요소만을 말해왔으나 소비자들에게 손에 잡히는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시된다며 스마트그리드를 추진하기 위한 명분, 가치, 혜택에 관한 교육과 홍보가 끊임없이 이뤄져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최창호 포스코ICT 상무가 국내외 주요 스마트시티 추진동향 소개 및 비즈니스 모델별 사업 추진전략과 정책지원의 필요성을 주장했으며, 신동준 전기연구원 선임연구원이 미국 내 전력회사의 성공적 수요반응(DR) 용량시장 진출 사례 소개 및 국내 관련산업의 융복합적 발전의 필요성을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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