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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한전, 바라카 원전 1호기에 연료 장전 완료
2020년 4월 1일 (수) 00:00:00 |   지면 발행 ( 2020년 4월호 - 전체 보기 )

한전, 바라카 원전 1호기에 연료 장전 완료
바라카 원전으로 살펴본 원전사업의 미래

UAE원전사업을 총괄 수행하는 한국전력은 3월 4일, 바라카 원전 1호기에 연료 장전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연료 장전은 말 그대로 원자로에 원전 연료를 채우는 것으로, 이는 곧 상업 운전이 머지않았음을 뜻한다. UAE원전사업은 2009년 12월, 한국의 첫 원전 수출로 쾌거를 이룩하며 초기호기를 2017년 5월에 준공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여러 우여곡절 끝에 올해 비로소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이번 바라카 원전 1호기의 연료 장전을 계기로 원전사업을 둘러싼 다양한 시각을 살펴보고자 한다.
 
전화영 기자 | 자료제공 한국전력공사

바라카 원전 1호기, 상업 운전 목전

아랍에미리트(UAE)의 수도 아부다비에서 서쪽으로 약 270 ㎞ 떨어진 바라카(Barakah) 지역에서 원전 건설이 한창이다. 이곳은 한국전력(이하 한전)이 2009년 12월에 수주한 UAE원전사업이 추진되는 곳으로, 한국형 원전인 APR1400 4기(5,600 ㎿)가 들어선다. 바라카는 아랍어로 ‘신이 내려준 축복’이란 뜻이다.

UAE원전사업 개요
원전 건설의 주요 공정

 
UAE원전사업은 한국 최초의 해외 원전 사업으로 주목을 받았다. 한전이 주계약자로 사업을 총괄 수행하고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기술, 두산중공업, 한전원자력연료,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 우리나라 기업이 설계, 제작, 시공, 시운전 및 운영 지원 분야에 참여해 2010년 1월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1호기의 경우, 2012년 7월 최초 콘크리트를 타설한 이후 2014년 5월 원자로 설치, 2015년 4월 전원 가압을 하며 순차적으로 공사를 진행해 왔다. 2016년 2월에는 원자로 핵심 계통 건전성 시험, 정확하게는 상온수압시험(Cold Hydrostatic Test)을 실시해 연료 장전 전에 원전 주요 설비인 원자로 냉각수 시스템의 기기 및 부속품에 대한 시공 건전성을 확인했다.

UAE원자력공사(ENEC)와 한전의 합작투자로 설립한 UAE원전운영회사 나와(Nawah)가 지난 2월 17일 운영 허가를 취득한 이후, 바라카 원전 1호기는 연료 장전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가동 준비에 들어갔다. 이르면 올해 5월에 상업 운전을 시작해 전력을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바라카 원전 2호기는 현재 95% 정도 건설이 진행된 상태이며, 남은 3·4호기까지 모두 가동되면 UAE 전체 전력 수요의 25%를 책임지게 된다.

한전은 “금번 1호기 연료 장전을 계기로 UAE 측과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후속호기 가동에 모든 역량을 지원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바라카 원전, 과연 그 안전은?

하지만 바라카 원전을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원전에 대한 UAE의 투자는 중동 지역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핵 확산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2019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최대 원유 시설 2곳이 예멘 반군의 드론 공격을 받아 화재가 일어난 사건이 있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이 일로 원유 생산과 수출에 차질이 생겼고 국제 원유 시장은 크게 출렁였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갈등과 분쟁이 끊이지 않는 중동에서 원전 역시 테러나 군사 공격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농축 우라늄 연료나 폐기물을 약탈당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UAE는 어떤 위협에도 대응할 수 있는 방공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만 밝혔다.
 
원자력을 둘러싼 논쟁은 여전히 뜨겁다. 일각에서는 기후 변화를 해결할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원자력을 든다. 친환경 에너지의 대표로 꼽히는 재생가능 에너지는 전체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미미한 데다 출력이 불안정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원자력이 무탄소 에너지원임을 강조하며 탈원전 표방은 오히려 화력발전의 비중을 높이고 온실가스 배출을 늘리는 결과를 초래해 시대 흐름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하지만 원전의 가장 큰 단점은 사고 발생에 따른 방사능 오염이다. 일례로 현재 일본은 후쿠시마의 방사능 오염수를 처리하는 문제에 고심하고 있다. 해양 방류로 가닥은 잡았지만 한국, 중국, 대만 등 주변국의 반발과 세계적 비난이 거세다. 심각한 물 부족을 겪고 있는 중동에서는 해수담수화에 의존한다. 만약 바라카 원전에서 실수로든 고의로든 사고가 발생해 방사능이 방류된다면 이 지역의 담수화 및 식수에 상당한 오염을 가져올 것이다.

왼쪽부터, 콘크리트 타설 예정 지역(원자로 건물 기초 지반), 바라카 원전 2호기 원자로 설치 기념행사, 바라카 원전 건설 현장 방문
왼쪽부터, 원전 걸설 현장,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알 술탄 왕립원자력·신재생에 너지원 원장 등과 면담하며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의 수주 활동을 펼치는 한국전력(2018년 8월)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2019년에 채택한 보고서에서 2100년 지구의 평균 해수면 상승치가 110 ㎝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14년 전망 때보다 10 ㎝가 높아진 수치다. 기후 변화가 환경에 미치는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는데 인간의 노력은 더디기만 하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도 해수면 상승을 막을 수 없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있다. 원전은 원자로의 열을 식히기 위해 엄청난 양의 물이 필요하며, 이 냉각수를 얻기 위해 주로 바닷가에 자리한다. 그래서 바라카를 포함한 모든 연안 원전은 해수면 상승과 그에 따른 지진해일의 증가 위험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첫 원전 수출, 그 후

한전은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신규 원전 사업 참여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바라카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UAE원전사업 외에 이렇다 할 원전 수주는 전무한 상황이다. 그 원인이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주춤한 세계 원전 시장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최근 원자력 발전은 다시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감소했던 발전량이 서서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현재 약 20개국이 원전을 건설 중이거나 계획 중에 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원전 건설에 적극적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신한울 3·4호기, 천지 1·2호기 등 신규 원전 6기의 건설을 백지화한 상태다. 그런데 최근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두산중공업을 비롯해 원전 관련 중소 협력업체들이 일감 부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원전 산업 생태계가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원전 부품기업의 도산은 단순히 한 기업이 문을 닫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현재 가동 중인 원전의 정비 부품 공급에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원전의 안전 운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나아가, 한국 원전에 대한 신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무엇보다 자국에 원전을 짓지 않으면서 원전을 수출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비판도 있다.

한전은 일단 바라카 원전 4개 호기의 성공적인 완수를 통해 한국의 우수한 원전 기술과 시공 능력을 전 세계에 입증하고, 제2, 제3의 해외 원전 수주 기반을 공고히 다지는 기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세계적 역량을 지닌 전력회사, 한전

한편, 한전은 UAE 바라카 등 원전 수출 사례 이외에도 다양한 수출실적을 자랑한다. 한전은 2016년 포브스(Forbes)가 발표한 세계 2,000개 상장기업의 연간 순위(Forbes Global 2000)에서 글로벌 전력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100위권에 진입하기도 했다. 당시, 한전은 스마트그리드와 ESS, 전기차 충전, 마이크로 그리드 등 에너지신사업 분야로 활동의 중심을 옮기면서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성과를 보이고 있었다. 한전의 해외사업 매출액은 2015년 기준으로 4조9,000억 원, 순이익은 4,600억 원에 달했다.

한전의 대표적인 수출실적으로는 UAE 아부다비 수전력청(ADWEA)이 국제 경쟁입찰 방식으로 발주한 1,600 ㎿급 슈웨이핫(Shuweihat) S3 가스복합화력 발전소 건설 및 운영사업(BOO), 2014년 사우디아라비아 1,204 ㎿ 라빅 발전소, 2016년 UAE 두바이수전력청 K-BEMS 구축을 비롯, 일본 홋카이도 태양광 사업 등이 있다. 이외에도 한전은 에너지신사업, 신재생 등 수출모델을 다각화하여 북미-중남미-아프리카-중동-아시아를 잇는 ‘글로벌 KEPCO 에너지벨트’구축을 추진해 오고 있다.

<Energ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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