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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미래 먹거리 AI 반도체, 고성능·저전력 기술 확보가 관건
2020년 6월 1일 (월) 00:00:00 |   지면 발행 ( 2020년 6월호 - 전체 보기 )

미래 먹거리 AI 반도체, 고성능·저전력 기술 확보가 관건
국내 연구도 활발…모바일서 학습하며 초저전력 데이터 처리도

 
전기 및 전력 산업에서도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향후 AI 분야는 반도체 기술에서 성패가 나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가트너(Gartner)는 AI 반도체 시장의 규모에 대해 올해 121억 달러에서 내년에는 181억 달러로,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244억 달러, 343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이에 한국도 AI 반도체 개발에 힘을 모으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중심의 산업 구도에서 벗어나 비메모리 분야로 시장 확장에 나서며 기술 역량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1월 정부는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향후 10년간 연구개발에 1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팹리스(기술설계) 분야에는 1,000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학계도 이러한 분위기에 맞춰 다양한 연구개발에 매진 중이다. 이번 호에서는 국내에서 개발된 AI 반도체 관련 연구성과 등을 살펴보았다.
 
김수진 기자 자료협조 한국과학기술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AI 반도체 GANPU 개발…모바일 내 자체적 학습 가능
한국과학기술원(KAIST) 유회준 교수(전기 및 전자공학부) 연구팀이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 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을 저전력으로 처리하는 고효율 AI 반도체를 개발했다. 이 AI 반도체는 다중-심층 신경망 처리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이를 저전력의 모바일 기기에서도 학습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반도체칩 개발을 통해 이미지 합성, 스타일 변환, 손상 이미지 복원 등의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을 모바일 기기에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에 많이 연구된 분류형 모델(Discriminative Model)은 주어진 질문에 답을 하도록 학습된 인공지능 모델로, 주로 물체 인식 및 추적, 음성인식, 얼굴인식 등에 활용됐다. 반면 GAN은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하거나 재생성할 수 있어 이미지 스타일 변환, 영상 합성, 손상된 이미지 복원 등 광범위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GAN은 기존 딥러닝 네트워크와는 달리 여러개의 심층 신경망으로 이루어진 구조로, 개별 심층 신경망마다 다른 요구 조건으로 최적화된 가속이 어렵다. 또한 고해상도 이미지를 생성하기 위해 기존 모델보다 수십 배 많은 연산량을 요구한다. 때문에 연산 능력이 제한적이고 스마트폰, 태블릿 등에서는 소프트웨어만으로 구현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모바일 기기에서 인공지능을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개발이 이뤄지고 있지만 기존 연구들은 추론 단계만 지원하거나 단일-심층 신경망 학습에 한정돼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지능 GANPU (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s Processing Unit)은 단일-심층 신경망뿐만 아니라 다중-심층 신경망을 처리할 수 있으면서 모바일에서 학습도 가능하다. 그래서 모바일 장치의 AI 활용범위를 획기적으로 넓힐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GANPU의 핵심 기술은 ▲적응형 워크로드 할당(ASTM)1) ▲입출력 희소성 활용(IOAS)2) 극대화 ▲지수부만을 사용한 0 패턴 추측(EORS)3)이다. 이를 바탕으로 GANPU는 기존 최고 성능을 보이던 심층 신경망 학습 반도체 대비 4.8배 증가한 에너지 효율을 달성했다.
 
GANPU의 활용 예시로 태블릿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사용자가 직접 수정할 수 있는 응용 기술이 시연됐다. 사진상 얼굴에서 머리·안경·눈썹 등 17가지 특징에 대해 추가·삭제 및 수정사항을 입력하면 GANPU가 실시간으로 이를 자동으로 완성해 보여준다.
 
연구팀은 “이번 개발한 AI 반도체는 서버로 데이터를 보내지 않고 모바일 장치 내에서 GAN을 스스로 학습할 수 있어 사생활 보호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 활용도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GANPU 칩 활용 예

전력은 낮추고 데이터 처리능력은 높이고
AI 기술 발전으로 연산능력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초저전력 AI 전용 반도체의 필요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낮은 전력으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시선을 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 송경미 박사와 주현수 박사, 장준연 소장, 우성훈 박사(현 IBM) 공동연구팀은 소용돌이 모양의 나노 스핀 구조체인 ‘스커미온(Skyrmion)4)’을 이용해 차세대 저전력 뉴로모픽(Neuromorphic)5) 컴퓨팅 소자의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고 지난 3월 밝혔다.
 
특유의 구조적 안정성을 갖춘 스커미온은 나노미터 수준의 작은 크기로 생성 및 개수 조절이 용이하다. 이에 따라 메모리와 논리소자, 통신소자 등 차세대 전자소자에 적용하기에 매우 유용하다. 특히 개개의 스커미온은 각각 고유한 전기 저항을 가지는데 그 개수에 따른 저항 변화를 아날로그적으로 조절하고 측정할 수 있다. 때문에 스커미온 기반의 인공 시냅스 소자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이를 전기적으로 제어하는 기술적 어려움 때문에 현재까지 이론적으로만 예측됐다.
 
KIST 연구진은 신경전달 물질과 동일한 원리로 스커미온의 수를 조절함으로써 시냅스 가중치6)를 변화시킬수 있음에 착안했다. 스커미온 전자소자를 전기적으로 제어하는 방법을 찾아내 이에 기반한 시냅스 소자를 최초로 제작한 것이다. 이 소자는 기존 시냅스 소자들에 비해 낮은 전압으로 동작하면서도 높은 내구성을 갖는다고 한다.
 
연구진은 이 인공 시냅스 소자를 이용해 손글씨 숫자 패턴(MNIST)을 인식하는 학습을 진행 시켰고, 90%의 높은 인식률을 증명했다. 기존 인공 시냅스 소자는 이와 유사한 수준의 인식률을 얻기 위해 수십만 번의 반복 학습이 필요한 반면, 스커미온 기반 인공 시냅스 소자는 1만 5,000회 학습만으로 달성 가능해 인식에 필요한 소자의 전력 소모가 10배 이상 감소했다.
송경미 박사는 “이론으로만 제시되었던 스커미온 기반의 인공 시냅스 소자를 세계 최초로 구현한 연구 결과로, 전기적으로 제어되는 스커미온의 개수에 따라 시냅스 가중치를 제어함으로써 인간의 뇌를 가장 밀접하게 모방했다”고 말했다. 주현수 박사도 이번 연구에 대해 “차세대 물질이나 새로운 소자 기반의 뉴로모픽 소자를 새롭게 제시한 것”이라며 이 분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라고 밝혔다.
 
페리 자성체(강자성체와 반강자성체의 중간 형태)에서 형성되는 스커미온의 모식도(좌)와 뇌신경계의 신호 전달 모방을 위한 스커미온 기반의 모식도(우)
전자 스핀구조체 스커미온을 제어해 인공 스냅스 소자의 가중치가 변화하는 모습(좌)과 인공 시냅스 소자의 전체 시냅스 가중치 특성을 나타낸 모습(우)

사람처럼 기억하는 인공 시냅스 소자
AI의 최종 목표가 인간의 뇌처럼 생각하고 인식하는 것인 만큼 관련 연구 또한 인간 뇌 기능을 모방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18년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이 개발한 ‘인공 시냅스 소자’연구를 필두로 많은 연구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최근에 DGIST 지능형소자융합연구실 이명재 실장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 시냅스 소자는 인간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뉴런과 시냅스 기능을 모사한 점이 특징이다.
 
이명재 실장 연구팀은 서울대 박경수 교수, 중앙대 박성규 교수, POSTECH 황현상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전이금속 물질인 탄탈옥사이드를 Ta₂O5-X과 TaO2-X의 2중층으로 구조화하고 그 표면을 제어해 다중치를 가지는 고신뢰성 인공 시냅스 소자로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 시냅스 소자는 전기신호의 강도에 따라 탄탈옥사이드층의 저항값이 점진적으로 커지거나 작아지면서 뇌의 시냅스 기능을 모사한 전기적 시냅스 소자다. Ta₂O5-X의 한 층에서만 전류 제어가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기존 소자가 가진 내구성의 한계를 극복했다. 또한 뉴런 간 시냅스 연결 강도를 조절해 기억을 저장하는 장기강화작용, 기억을 지우는 장기억제작용 등 기억의 생성, 저장, 삭제 과정인 시냅스 가소성을 구현하는 실험도 성공했다.
 
연구팀이 적용한 비휘발성 다중치의 데이터 저장방식은 휘발성 CMOS(상보형금속산화반도체)와 같은 0, 1을 사용하는 디지털 신호를 기반의 데이터 저장 방식과 비교해 인공 시냅스 소자 시스템 면적이 작고 회로 연결 복잡성이 덜하며 소모 전력을 1/1000 이상 줄일 수 있는 기술적 장점이 있다.
 
특히 저전력 병렬 연산이 가능해 방대한 양의 빅데이터 정보처리를 위한 초절전 소자나 회로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머신러닝과 딥러닝 등의 AI 개발, 두뇌 모방형 반도체와 같은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소자 기술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명재 실장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기존 인공 시냅스 소자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단점으로 지적된 부분을 개선했다”며 “뉴런의 기능을 모방한 회로를 만들어 인간의 뇌를 모사하는 뉴로모픽 시스템 인공지능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탄탈옥사이드 인공 시냅스 소자의 표면을 전자현민경으로 살펴본 모습. 전기신호의 강도에 따라 탄탈옥사이드층의 저항값이 점진적으로 커지거나 작아지면서 뇌의 시냅스 기능을 모사할 수 있다.

정부, 올 하반기부터 AI 반도체 실증화 계획
AI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을 넘어 전문적 설계역량과 지식재산(IP) 중심의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초기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혁신이 요구된다. 이에 따라 정부도 발 빠르게 AI 반도체 관련 연구 및 실증화 지원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SKT 등 국내기업과 공동연구를 통해 고성능 서버(데이터 센터), IoT 디바이스 등에 적용 가능한 NPU(Neural Processing Unit, 신경망처리장치) 기반의 AI 반도체를 개발하고 인프라·제품 적용을 통한 실증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6년부터 과기정통부는 국내 대기업·중소기업과 ETRI 등이 참여하는 국가 연구개발을 통해 관련 연구를 추진해왔다. 고성능 서버와 모바일·IoT 디바이스 분야에 적용 가능한 AI 반도체 개발을 목표로 독자적인 설계 기술을 확보했다. 과기정통부는 ▲서버용 초저전력 AI 반도체 개발 및 실증화 ▲모바일·IoT 디바이스용 시각지능 AI 반도체 사업화가 올 하반기부터 본격 진행된다고 밝혔다. 

<주>--------------
1) 처리해야 할 워크로드를 파악해 칩 상의 다중-심층 신경망의 연산 및 메모리 특성에 맞춰 시간·공간으로 나누어 할당함으로써 효율적으로 가속하는 방법
2) 인공신경망 입력 데이터에서 나타나는 0뿐만 아니라 출력의 0도 예측해 연산에서 제외함으로써 추론 및 학습 과정에서의 속도와 에너지효율 극대화
3) 인공신경망 출력의 0을 예측하기 위한 알고리즘으로 인공신경망 입력과 연결 강도(weight)의 부동소수점 데이터 중 지수 부분만을 사용해 연산을 간단히 수행하는 방법
4) 소용돌이 모양으로 스핀들이 배열돼 형성되는 스핀 구조체
5) 인간의 두뇌를 구성하는 신경 시스템을 모사한 컴퓨팅 기술. 뉴런 소자와 시냅스 소자가 병렬 구조로 형성돼 있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매우 낮은 전력으로 처리하는 시스템
6) 전기적인 신호를 인접한 뉴런으로 전달하면서 신호 전달 능력

<Energ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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