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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In]에너지시민연대·전기협회, 전기요금 개편 포럼
2020년 11월 1일 (일) 00:00:00 |   지면 발행 ( 2020년 11월호 - 전체 보기 )

에너지시민연대·전기협회, 전기요금 개편 포럼
독립규제기관 설립, 정책 투명성 확보 등 제시


한국에서 전기요금은 경제 분야 보다는 정치권에서 자주 쓰이는 게 사실이다. 수십 년 간 정부는 전기요금을‘유사복지 정책’으로 이용해 왔기 때문이다. 대중 인식도 전기는‘언제든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공공재’에 가깝다. 요금을 세금의 의미인‘전기세(稅)’라고 표현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만 봐도 그렇다. 때문에 전기요금 개편 필요성이 전문가 사이에서 제기돼 왔지만 실제 이를 제대로 실행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탈 원전이 본격화되며 친환경에너지 공급비율이 상승하면서 공급원가가 높아지자 기존 전기요금 부과 방식의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메인 사진 : 10월 19일 열린 대한전기협회 제3차 전력정책포럼 현장 모습)
 
김수진 기자 
자료 에너지시민연대, 대한전기협회, 이소영 국회의원실
 
최근 한국전력과 에너지 관련 시민단체들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개편 당위성을 대중에 알리기 위해 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전 경영 문제를 전기요금 개편으로 해결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최근 진행된 전기요금 개편 관련 주요 포럼에서 제기된 바람직한 개편 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들어봤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에너지환경대학원 에너지정책학과 교수가 10월 13일 열린 에너지시민연대 전기요금 개편 토론회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

연료비 연동제와 규제기관 독립성
에너지시민연대가 지난달 13일 ‘전기요금, 기후환경비용 어떻게 반영되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전기요금 개편 관련 토론회를 개최했다.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공개된 이날 토론은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에너지환경대학원 에너지정책학과 교수의 발제로 시작됐다. 이어 김정인 에너지시민연대 공동정책위원장이 좌장을 맡은 지정토론에는 오동재 기후변화청년모임 Big Wave 운영위원과 이경아 성남소비자시민모임 대표, 이정필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 최운찬 부산연구원 해양관광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이 참여했다.
 
이날 유승훈 교수는 먼저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전원별 설비용량 전망을 공개하며 “값싼 전원인 석탄과 원전은 줄어 들고 값비싼 전원인 신재생 및 LNG는 확대될 것”이라며 전기요금 개편 당위성을 설명했다.
 
실제로 석탄 발전소는 현재 60기중 30기(15.3 GW)가 폐지됐으며 신규 7기(7.3 GW)가 건설 중이다. 8차 계획에서 반영된 10기외 9차 계획에서 신규로 20기가 추가 폐지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2019년 36.8GW 생산량이었던 것이 2034년 29.0 GW로 줄어들게 된다. 원전도 마찬가지다. 건설 중인 4기(5.6 GW)를 포함하고 노후한 11기(9.5 GW)가 공급에서 제외되면 지난해 23.3 GW 생산량에서 2034년 19.4 GW로 줄어든다.
 
반면 친환경 에너지로 손꼽히는 LNG와 신재생 발전설비는 생산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LNG는 폐지되는 석탄 30기 중 24기(12.7 GW)가 LNG로 전환되는데 2019년 39.7 GW에서 2034년 60.6 GW로 생산량이 큰 폭으로 높아진다. 신재생도 2019년 15.8 GW에 불과했던 생산량이 2034년 78.1 GW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어 유 교수는 물가 상승률과 산업용 및 가정용 전기요금 하락 폭의 간극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기생산 환경이 이렇게 급변하고 있고 물가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6% 올랐음에도 주택용 전기요금은 14.1% 하락했다”라며 현행 전기요금이 생산원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투자가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연도별 총괄원가 회수율. 수치가 100을 넘어야 흑자를 달성한다.
국가별 1인당 전력소비량 비교

한국전력(이하 한전)에 따르면 연도별 총괄원가 회수율(%)이 100을 넘었던 해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 교수는 한국 전기요금이 전력생산 원가를 반영하지 않고 고정적으로 운영하다보니 전력 과소비를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국 가정용 전기요금은 OECD 34개 국가 중 3번째로 저렴하다. 1인 당 전기 사용량 증가세 또한 OECD 회원국 중 가장 빠르다. 1990년 94 TWh 였던 1인당 소비량은 2000년 240 TWh, 2010년 434 TWh, 2019년 520 TWh으로 연 평균 2.8%이상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과 프랑스, 독일, 영국 등이 오히려 전력소비량이 감소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 추세다.
 
유 교수는 “환경 등 외부비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깜깜이 전기요금이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외부비용이란 미세먼지, 온실가스로 인한 피해비용과 방사성 페기물 처리하는데 드는 환경비용과 발전소 입지·대규모 송전탑 건설 관련 갈등 비용 및 사고위험 비용에 드는 비환경 비용을 의미한다. 또한, 경직돼 있는 전기요금 조정체계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전기 요금 체계 개편 방안으로 가장 먼저 원가에 기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소매가격 연동제’ 또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해 중장기적으로 전압별 요금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봤다. 이외에도, 유승훈 교수는 “연료비나 전력구입비, 환경세금 등이 포함된 조정요금을 전기요금에 반영토록 해야 한다”라며 “장기적으로는 공급원가에 근거한 전압별 요금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전압별 공급원가 차이를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것으로 미국과 일본, 프랑스 등 주요국에서 운영 중이다. 그러면서 외부비용을 전력생산 원가에 충분히 반영한 친환경적 발전구조를 확립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정보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또, “주택용보다 산업용 판매단가가 더 낮다던데 산업용 전기요금을 더 인상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다”라며 “판매단가는 산업용과 주택용은 비슷하지만 원가가 주택용이 더 높은데, 이러한 각종 오해를 적극 해소해야 전기요금 개편에 대한 국민 반감도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시간별 차등요금제, 재생에너지 사용 등에 대한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해야 한다”라며 “규제기관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전기요금 결정체계를 구축해 장기적으로는 전기뿐만 아니라 가스, 열 등 다양한 에너지 비용구조를 검증하고 요금 수준을 결정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동재 기후환경청년모임 빅웨이브(Big Wave) 운영위원이 지난달 13일 열린 에너지시민연대 전기요금 개편 토론회에서 토론하고 있는 모습. 이날 오동재 위원은 “한전 석탄 투자 문제를 전기요금 개편으로 해결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한전 석탄투자 실패, 국민에 전가해선 안돼”
한전의 투자 실패를 전기요금 인상으로 해결해선 안된다는 지적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오동재 빅웨이브(Big Wave) 운영위원은 한전의 해외 투자 실패 사례들을 지적하며 이를 재생에너지 이름으로 국민에 전가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한전은 최근 10년 간 총 1조 2,184억 원의 투자액을 손상차손으로 처리했는데 그중 6,248억 원이 석탄 부문에서 발생했다. 또한 KDI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85억 원, 1,000억 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평가받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석탄화력 발전 사업에 최근 한전이 뛰어들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국회의원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지어지고 있는 7기의 석탄화력 발전소도 민간투자에게만 최소 3조 6,000억 원에서 최대 5조 6,000억 원까지 투자비로 보상해야 한다. 이렇듯 엄청난 비용이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장기적 수익은 불확실하다. 현 재생에너지 확대 계획 및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전제 했을 때, 신규 석탄화력 발전소 가동률이 2035년이면 50%로 떨어지고 2050년에는 10%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대비 수익 보전을 장기적으로 확답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오 위원은 “한전이 석탄 사업 관련한 이러한 내용은 대중에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채 ‘기후환경비용’ 혹은 ‘재생에너지’이라는 이름으로 요금을 부가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석탄발전이 초래할 한전의 손실과 무리한 해외석탄 사업 추진으로 인한 손실 부담을 최종적으로 국민이 부담해야 한다”라며 “결국 수익을 보전할 수 있는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이 바로 전기요금 인상인데 단순히 ‘기후환경비용’이라는 이름으로 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경아 성남소비자시민모임 대표도 한전이 투명하게 정보를 모두 공개하고 요금 개편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경아 대표는 “그간 전기요금 제도 문제점을 몰라서 개선하지 못한 게 아닐 것”이라며 “사용자인 소비자들에게 요금 관련 참여와 역할을 부여하지 못한 정부의 공정치 못한 정책 수립 과정과 시행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소비자가 정보를 확인하는 방법을 다양화하려 정부가 적극 노력해야하며 소비자-한전 간 갈등 관리 기구나 조직이 따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원전 발전지역에 대한 전기요금 차등 부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최윤찬 부산연구원 해양관광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원전 지역 주민의 위험성과 재산권 행사제한, 지가하락 등의 보상책이 미흡하다”라며 “관련 법안을 마련해 원전 발전지역과 비발전지역으로 나눠 요금 차등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린뉴딜 정책 성공은 전기요금 개편부터
공급비용이 적기에 요금에 반영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0월 19일 대한전기협회는 제3차 전력정책포럼인 ‘그린뉴딜과 전기요금체계 개선방안’토론회를 전력협력센터에서 개최했다.
 
이태의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과 이서혜 E컨슈머 연구실장이 각각 발제를 진행했다. 앞서 발표됐던 전력정책포럼에서 주장됐던 전기요금 체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태의 연구위원이 ‘그린뉴딜’활성화 차원에서 전기요금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주장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 진행 중인 ‘그린뉴딜’ 정책의 핵심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산업구조 개선”이라며 “그린뉴딜 에너지 부문 과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결국 전기요금 개편은 필수”라고 주장했다. 전력 신산업을 이루고 높은 에너지 효율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현재의 전기요금 체계로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그는 ‘용도별 차등요금’‘ 연료비 연동제 도입’ 등이 필요하다며 “전기요금 조정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며 공정하고 합리적인 규제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서혜 연구실장은 “전기요금 개편에 대한 정책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실장은 “소비자 행동 변화와 수요관리, 효율적인 사용이 이어지는지 검증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연구가 필요하다”라며 “에너지 문해력을 높이는 교육을 통해 에너지 시장 인식변화를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Energ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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