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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 1】 화재 위험 없는 수계 전지의 성능과 수명을 늘이다
2021년 4월 1일 (목) 00:00:00 |   지면 발행 ( 2021년 4월호 - 전체 보기 )

 
화재 위험 없는 수계 전지의 성능과 수명을 늘이다
금속-이산화탄소 배터리 & 아연-브롬 레독스 흐름전지

세계 각국이  탄소 중립을 선언하면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동시에 자원으로 활용하는 ‘이산화탄소 활용 및 저장기술’(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CCUS)이 주목받고 있다. 이산화탄소로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금속-이산화탄소 전지’(Metal-CO2 Battery)도 CCUS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반응이 지속되면 고체생성물이 전극에 쌓이면서 전지용량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국내 연구진이 이러한 문제가 없으면서도 멤브레인이 필요 없고, 성능과 효율까지 뛰어난 금속-이산화탄소 전지를 개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더불어, 같은 수계 배터리인 레독스 흐름전지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린 사례도 함께 살펴보았다. 수계 배터리는 에너지저장장치의 문제인 화재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장점이 있다.   

정리 강창대 기자 자료 울산과학기술원(UNIST), 한국과학기술원(KAIST)

탄소 중립과 수소라는 두 마리 토끼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김건태 교수팀이 멤브레인(분리막)이 필요 없는 ‘멤브레인 프리’(Membrane-free) ‘수계 금속-이산화탄소 배터리’(Membrane-free Mg-CO2 Battery)를 개발했다.1) 기존 수계 금속-이산화탄소 시스템과 달리, 이번에 개발된 배터리는 전극 분리막이 없어 제조 공정이 간단할 뿐만 아니라, 한 종류의 전해질만으로 지속적인 동작이 가능하다. 또, 단순한 구조에도 불구하고 수소 발생 효율(패러데이 효율)이 92%이고 충전 반응에서 생성되는 산소와 염소도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로 참여한 김정원 UNIST 에너지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수계-금속 이산화탄소 시스템은 ‘금속-이산화탄소 전지’와 달리 반응 생성물이 기체와 이온 형태로 존재한다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구동 가능한 효율적인 CCUS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번 연구는 기존의 수계 금속-이산화탄소 배터리와 달리, 멤브레인이 필요 없으면서도 이산화탄소를 수소 및 전기 에너지로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 원리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산화탄소가 수용액에 녹으면 자발적인 화학반응으로 양성자(H+, proton)와 탄산수소이온(HCO3-, bicarbonate ion) 형태로 존재하게 된다. 음극인 금속(Mg(s))의 전기화학적인 산화 반응과 함께 양극에서는 양성자(이산화탄소의 용해로 생성)의 환원으로 ‘수소 발생 반응’(hydrogen evolution reaction, HER)이 일어나게 된다. 따라서 ‘화학반응’(이산화탄소 용해 반응)과 ‘전기화학반응’(금속 산화 및 수소 발생반응)을 통해 이산화탄소는 제거되고, 전기 에너지가 만들어지면서 수소를 부산물로 생성된다. 그 반응식은 다음과 같다.

이 방식은 기존의 금속-이산화탄소 전지와 비교해 장점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금속-이산화탄소 전지에는 고체 탄산염에 의한 ‘전극 막힘’(Electrode Clogging) 현상이 나타났고, 충전할 경우 이산화탄소가 다시 발생했다. 이 때문에 전지 용량이 적고, 오랫동안 작동할 경우 안정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반면 연구팀이 개발한 배터리에서는 반응생성물이 용해된 이온과 기체 형태의 수소라 전극이 막힐 염려가 없다. 또한, 멤브레인이 불필요하고 높은 출력과 함께 수소 발생 속도 또한 빠르다. 

아연-브롬 레독스 흐름전지
2020년 10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전 세계에서 보고된 사례 가운데 수명이 가장 긴 ‘수계 아연-브롬 레독스 흐름전지’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연구를 수행한 KAIST 나노융합연구소 차세대배터리센터의 김희탁 교수(생명화학공학) 연구팀은 아연 전극(Electrode)의 열화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이를 해결함으로써 이러한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한다.2) 전극은 전지 내에서 전류를 흘러들어오게 하거나 나오게 하는 소재다.

수계(물) 전해질을 이용한 레독스 흐름전지는 과열 현상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에너지저장장치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초저가의 브롬화 아연(ZnBr2)을 활물질로 이용하는 아연-브롬 레독스 흐름 전지는 다른 수계 레독스 흐름 전지와 비교할 때 높은 구동 전압과 함께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고, 가격이 싸다는 장점 때문에 70년대부터 에너지저장장치용으로 개발돼왔다.

한편, 아연(Zn)은 리튬과 달리 물에 녹을 수 있는 금속이다. 높은 환원 포텐셜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구상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원소이기 때문에 값이 저렴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브롬(Br)은 양극 활물질로 사용되는 원소이고 낮은 산화 포텐셜을 지니고 있으며. 물에 고농도로 용해되는 특징으로 인해서 고 에너지 밀도의 이차전지 개발에 적합할 뿐만 아니라 값이 저렴한 활물질의 한 종류이다.

문제는 아연-브롬 레독스 흐름 전지의 경우, 아연 음극의 짧은 수명이 상용화의 걸림돌이 돼 왔다. 무엇보다, 충·방전 과정 중에 아연 금속에 나타나는 불균일한 돌기 형태의 덴드라이트(Dendrite)는 전지의 내부 단락을 유발해 수명을 단축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아연 이온이 환원되어 금속 전극 표면에 증착될 때, 금속 표면 일부에서 비정상적으로 성장하는 나뭇가지 형태의 결정인 덴트라이트가 형성된다.



덴트라이트의 원인 ‘자가 응집’
현재 덴드라이트 형성 메커니즘은 명확히 규명되진 않고 있지만 충전 초기 전극 표면에 형성되는 아연 핵의 불균일성 때문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그동안 균일한 핵의 생성을 유도하는 기술이 경쟁적으로 개발돼왔으나, 여전히 충분한 수명향상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KAIST 연구팀은 낮은 표면에너지를 지닌 탄소 전극 계면에서 아연 핵의 ‘표면 확산’(Surface diffusion)을 통한 ‘자가 응집’(Self-agglomeration) 현상이 발생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양자 역학 기반의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전송 전자 현미경 분석을 통해 덴드라이트 형성의 주요 원인으로 자가 응집 현상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특정 탄소결함(Carbon defect) 구조에서는 아연 핵의 표면 확산이 억제되기 때문에 덴드라이트가 발생하지 않는 사실도 발견했다. 

탄소는 전극에서 사용되는 대표적인 소재다. 전도성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값이 저렴하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탄소 구조는 탄소 원자들의 규칙적인 배열로 구성된 격자 형태를 나타내는 게 일반적이지만, 외부의 기계적, 화학적, 물리적인 조건 등에 의해서 탄소 원소들이 격자를 빠져나오게 되면 탄소결함 구조 형태로 변성될 수 있다. 이러한 변성된 탄소 결함 구조는 기존의 격자 형태의 탄소 구조와는 다른 물리·화학적 특성을 나타내 많은 연구가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탄소 원자 1개가 제거된 ‘단일 빈 구멍 결함’(single vacancy defect)은 아연 핵과 전자를 교환하며, 강하게 결합함으로써 표면 확산이 억제되고 균일한 핵생성 또는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 연구팀은 고밀도의 결함 구조를 지닌 탄소 전극을 아연-브롬 레독스 흐름 전지에 적용했다. 그리고 리튬이온전지의 30배에 달하는 높은 충·방전 전류밀도(100 ㎃/㎠)에서 5,000 사이클 이상의 수명 특성을 구현했다. KAIST는 이 연구 결과에 대해 지금까지 다양한 레독스 흐름 전지에 대해 보고된 결과 중 가장 뛰어난 수명성능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김희탁 교수는 “차세대 수계 전지의 수명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을 제시한 게 이번 연구의 성과”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기존 리튬이온전지보다 저렴할 뿐만 아니라 에너지 효율 80% 이상에서 5,000 사이클 이상 구동이 가능”하다면서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시스템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용 어 설 명】

1. 패러데이효율 (Faradaic efficiency)

반응을 일으키는 데 사용되는 전류를 100으로 두고, 원하는 반응에 사용된 전류가 그 중 얼마인지 측정하는 것을 말한다.

2. 금속-이산화탄소 전지(Metal-CO2 Battery)
금속과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일종의 연료전지. 음극에 리튬·나트륨·마그네슘·알루미늄 등을 사용하고, 양극에는 전극 촉매 물질을 사용한다. 양극에서는 방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의 전기화학적인 환원을 통해 금속 탄산염을 형성시킨다. 이때 환원전극 표면에 고체 탄산염 생성물이 쌓여 활성 면적을 모두 뒤덮으면 방전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다. 충전 과정에서는 탄산염이 다시 이산화탄소와 금속으로 재생되는 반응이 일어나며 사용된 전극 촉매에 따라서 충전 반응의 속도가 결정된다.

3. 수계 이차전지
전해질 용매로 물을 사용함으로써 기존 리튬계 전지에서 사용하는 유기계 용매를 사용하지 않아 화재 위험이 전혀 없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4. 레독스 흐름 전지 (Redox flow battery)
레독스 흐름 전지는 양극 및 음극 전해액 내에 활물질을 녹여서 외부 탱크에 저장한 후 펌프를 이용하여 전극에 공급하면 전극 표면에서 전해액 내의 활성 물질의 산화·환원 반응을 이용하여 에너지를 저장하는 전지이다.

5. 충·방전 전류밀도 (Current density)
이차전지의 전기화학적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서 충전과 방전을 반복적으로 수행함에 있어서, (+), (-) 전류를 반복적으로 인가하게 되는데, 이때 사용되는 전류 값을 사용한 전극의 면적으로 나누어서 산출한 값을 의미한다. 이 충·방전 전류밀도 값이 클수록 전지는 더욱 고출력이 가능해지게 된다.
1) 이번 연구는 동국대 전동협 교수와 뉴 사우스 웨일즈 대학교(University of New South Wales)의 리밍 다이(Liming Dai) 교수가 함께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에너지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나노에너지〉(Nano Energy) 1월 4일자 온라인에 공개됐다. 연구 수행은 한국동서발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NRF) 등 지원으로 이뤄졌다. 논문의 제목은 “Indirect surpassing CO2 utilization in membrane-free CO2 battery”이다.

2)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이주혁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KAIST 나노융합연구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에너지 및 환경과학〉(Energy and Environmental Science) 2020년 9월에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논문의 제목은 “Dendrite-free Zn electrodeposition triggered by interatomic orbital hybridization of Zn and single vacancy carbon defects for aqueous Zn-based flow batteries”이다.

<Energ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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