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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더 작고 안전하며 안정적인 소형모듈원전(SMR)
2021년 5월 1일 (토) 00:00:00 |   지면 발행 ( 2021년 5월호 - 전체 보기 )

더 작고 안전하며 안정적인 소형모듈원전(SMR)
혁신형 SMR 위해 첫발 딛어… 초소형원전까지

그린뉴딜과 탄소중립 등이 발표되면서 이를 구현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해졌다. 최근, 정부는 원전과 석탄 발전의 비중을 줄이고 LNG와 신재생 발전 비율을 높이는 정책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전력 사용량이 매년 증가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가능한 원전을 포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목소리도 있다. 이러한 가운데 규모를 줄이고 안전성을 높인 300 ㎿ 이하의 소형모듈원전(Small Modular Reactor, SMR)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메인 사진: 최근 세계적으로 소규모원전을 통해 전력공급 및 안전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사진은 안전성 문제로 해체한 독일 NUBMIN 원자로 모습. 자료: pixabay)
 
글 김수진 기자 | 자료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원자력학회, 한국전력, UINST, KAIST, 서울대

신재생 발전의 단점인 불안정한 전력공급 문제를 보완하고 방사능 유출 위험성을 낮춘 SMR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핵연료를 새로 주입하지 않고도 몇 십년간 가동이 가능하다는 획기적인 경제성이 주목받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게이츠도 이미 2008년 ‘테라파워’(Terra power)를 설립하고 SMR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SMR 기술현황과 향후 발전가능성에 대해 알아봤다.
‘혁신형 SMR 국회포럼’이 4월 14일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출범식을 가졌다. (자료: 한국원자력연구원)

‘혁신형 SMR’에 정부 팔 걷고 나서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받는 SMR(소형모듈원자로)은 향후 10년 세계 원자력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도 ‘혁신형 SMR’의 전략적 추진을 위해 국회·정부·산업계·학계·연구계가 한자리에 모였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과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혁신형 SMR 국회포럼’이 4월 14일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출범식을 가졌다. 포럼에는 11명의 국회의원과 함께 원자력산업계, 학계, 연구계 및 정부 유관부처 주요 인사가 자리했다.

개회와 함께 이어진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원자력연구원 임채영 혁신원자력시스템연구소장과 한국수력원자력 김한곤 중앙연구원장은 각각 ‘SMR 개발, 왜 해야 하는가?’와 ‘혁신형 SMR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발제를 맡았다.

임채영 소장은 세계 노후 상용원전은 상당수(48기)가 500 ㎿급 이하로, 전기출력 300 ㎿ 이하의 전력을 생산하는 SMR이 노후 상용원전의 대체 시장에 큰 잠재력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소에서 2035년까지 65~85 GWe(1GWe는 원전 1기 설비용량)의 SMR이 건설될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저렴한 건설비로 투자리스크도 적어 원자력 발전 분야의 세계적 트렌드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한곤 원장은 포럼 출범식의 공동주관기관인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수력원자력을 중심으로 연구원이 지난 2012년 표준설계인가를 받은 SMR, SMART를 개량해 경제성, 안전성이 대폭 향상된 ‘혁신형 SMR’을 현재 개발 중이라고 경과를 설명했다. 2028년까지 인허가 획득 후 2030년 본격적으로 원전 수출시장에 뛰어든다는 목표도 함께 전했다.

SMR은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시킨 원자로다. 공장제작, 현장조립이 가능하며 소형이라는 특성을 이용해 신재생에너지와 연계한 분산형 전원 구축에 적합하다. 게다가 수소생산, 해수담수화 등 전력생산 이외의 산업에도 다양하게 접목할 수 있다.

이미 미국, 러시아, 중국 등에서 70여 종의 SMR을 개발 중인 가운데, 한국도 지난해 12월 28일 개최한 국무총리 주재 제9차 원자력진흥위원회에서 혁신형 SMR 개발을 공식화한 바 있다. 시장 경쟁력을 갖춘 새로운 SMR 노형 개발이 원전 산업계 활성화와 기술력 유지를 위한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날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우리가 보유한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산·학·연·관이 합심해 개발하면 한국형 SMR이 향후 수출시장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 확신한다”며 앞으로 포럼의 적극적인 지원을 부탁했다.

포럼 공동위원장인 이원욱 의원과 김영식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SMR 개발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하며 “앞으로 대국민 공감대 형성, 인허가 등 규제체계 정립, 수출 전략 수집 등에 포럼이 다양한 지원을 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한국원자력연구원 SMR 모형 (자료: 한국원자력연구원)
SMART 종합열수력검증시험장치(SMART-ITL) (자료: 한국원자력연구원)

SMR 잡아야 원자력 시장 잡는다
전기출력 300 ㎿ 이하의 원자로인 SMR 크기가 작아 주요 구조물이나 계통, 기기를 모듈 단위로 공장에서 제작해 건설현장에 옮겨 바로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이 적게 들고 제작이 비교적 쉽다는 장점을 갖췄다. 수 십년 전부터 이미 연구돼 왔지만 최근 환경문제와 맞물리며 ‘원전 대안으로서의 원전’으로 주목받으며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개발 초기단계이지만 SMR에 대한 각국 관심은 뜨겁다. 세계 시장 규모는 2034년 65~85 GW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개발 중인 SMR 대부분은 기존 경수 혹은 중수를 사용한 노심냉각방식과 다른 가스나 액체금속, 용융염냉각방식(Non-NWR 설계)을 사용하고 있다. 안전성 확보를 위한 수동계통을 채택하고 있으며 일체형 배열의 원자로 및 모듈을 제작하는 등 기존 원자로 설계, 건설, 운영과는 매우 다른 특징을 보인다.

IAEA도 SMR 기술기준에 적극적이다. 지난 2015년에는 IAEA 회원국 간 상호 SMR  규제 현황과 정보 공유를 위한 규제자 포럼을 구성했으며 2018년에는 활동과 권고방향을 담은 IAEA 규제자 포럼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이후 이를 다듬어 2019년 12월 비경수로 기반 인허가 절차 및 안전현안 중간 보고서를 발간 배포했다. 현재 SMR 국제인허가 절차 및 지침서는 개발 논의 중이다. 전문가들은 SMR 개발 초기 단계인 만큼 국제 안전 기술을 정립하기에는 시기가 이르다고 지적하면서도 안전성 확보와 시장 확대를 위한 규제 마련은 필수라고 지적한다.

SMR이 주목받는 이유는 필요한 만큼 전력 공급이 가능해 신재생에너지 발전 보조 전력으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최근 탄소중립 추세에도 걸맞다. 대규모 건물로 짓는 기존 원전 방식이 아니라 공장에서 모듈로 생산하기 때문에 필요한 곳에 설치가 가능해 송배전망 구축이 어려운 곳에 전력 수급이 가능하다. 공기도 단축 가능해 비용 절감도 뛰어나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대형원전 건설기간이 평균 56개월인데 비해 SMR은 24개월로 경제성이 매우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원자로를 식히는 데 물이 필요한 기존 원전과 달리 SMR은 물뿐만 아니라 고체로도 가능하다. 때문에 내륙에도 건설이 가능해 활용성 측면에서도 뛰어나다. 안전성도 높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대형 원전에 비해 1,000배 정도 안전성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립형이다 보니 안전사고 발생률이 낮고, 사고 시 자연대류를 이용한 잔열제거 등 안전 계통 설계가 적용된다. 장주기 운전(2년)으로 사용후 핵연료 발생도 최소화하고 용량 규모가 작기 때문에 방사선비상계획구역도 축소 가능하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도 소형원자로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 대형 경수로 기술 확보에 성공한 몇 안 되는 국가이지만 경수로형에만 치중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경수로형 뿐만 안니라 액체금속냉각로, 가스냉각로 등 SMR과 관련한 다양한 기술 시도가 세계 각국에서 이뤄지면서 한국도 SMR 관련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이하 한국에서 개발 중인 SMR 기술 현황을 소개한다.

◆ SMART → 혁신형 SMR: 한국 최초 SMR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1997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지난 2012년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인가를 받으며 주목받았다.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이 개발하는 일체형 소형 가압경수로이며 노심, 증기발생기, 가압기, 원자로냉각재펌프 등 주요 기기가 원자로압력용기에 내장돼 있다. 2015년 사우디아라비아와 MOU를 체결하고 2018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엔지니어 40여명이 한국원자력연구원을 방문해 2년 6개월간 SMART 설계교육을 받기도 했다. 건설 전 상세설계(PPE)와 표준설계인가(SDA) 지원 등에 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 등이 참여하고 있다. 2019년 12월에는 SDA 갱신을 위한 인허가신청서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제출한 바 있다.

현재 한국수력원자력은 SMART를 개량한 ‘혁신형 SMR’을 개발 중이다. 혁신형 SMR은 170 ㎿e급 소형모듈원자로로서, 무붕산, 내장형 제어봉 구동장치 등을 적용해 기존 대비 안전성과 경제성을 개선했다. SMART보다 계통을 단순화하고 모듈화를 강화했으며 제어봉을 내장화해 안정성을 높혔다는 것이 특징이다.

◆ UTANUS: 바다에서 사용 가능한 초소형원자로를 목표로 한다. UINST는 초소형원전연구단을 설립하고 냉각제가 납-비스무스인 초소형원자로 ‘UTANUS’를 개발 중이다. 해양부유식 원전이나 쇄빙선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이에 지난 2019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원자력연구개발사업 과제로 선정돼 오는 2023년까지 추진된다. 연구진은 핵안보성과 핵비환산성, 환경성, 수송성, 용량 확장능력은 물론 전체 수명기간인 40년간 핵연료를 교체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해양-해저 탐사의 동력원이나 부유식 원자로에는 국제적으로 정해놓은 피동안전성 요건이 있다. 피동안전성은 원자로에 사고가 생겨도 자연력으로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을 뜻하는데, 원자력 관련 분야에서는 핵심적인 요소다. 연구진은 국제 규제요건을 충족하는 피동안전성을 토대로 기계와 재료, 열수력 및 안전계통, 핵연료, 핵설계, 방사성폐기물, 핵안보, 조선해양 등 핵심분야를 융복합해 경제성을 극대화한 초소형 원자로 개념설계를 도출할 계획이다.
저농축 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하는 경수로는 안전성과 경제성 부분에서 근본적인 한계를 가진다. 핵연료를 교체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데다 방대한 비상대피구역을 마련해야 하고, 핵안보와 핵비확산 그리고 사용후핵연료 관리도 해결할 문제로 남아있다. 이번 과제에서는 전체 수명 동안 핵연료를 교체하지 않은 초소형 고속로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안전성을 입증하려 한다. UINIST 측은 이는 경수로가 가진 한계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초소형 모듈 원전(Micro Modular Reactor, MMR) 시대’를 여는 데 기여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 BANDI-60S: 상용성을 높인 틈새시장을 노린 SMR ‘BANDI-60S’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전력이 개발 중인 소형 가압경수로로, 블록형 설계 개념을 적용해 원자로와 증기발생기를 대형 배관 없이 노즐과 노즐을 직접 연결했다. 일체형처럼 대형 냉각 재상실사고(LBLOCA)를 배제할 수 있고 주기기가 분리돼 있어 일체형에 비해 유지보수가 쉽다. 특히 대규모 전력시장보다 원격지나 도서 지역의 분산전원과 난방열, 해수담수화 등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췄다. 빠른 시장 도입을 위해 안전과 기술이 입증된 상용 가압경수로 기술을 접목했다. 무봉산노심, 내장형제어봉구동장치, 불록형 설계 개념 등 획기적인 기술을 도입 중이다. 
 
◆MMR: KAIST는 아예 공장에서 완성품을 조립해 이송 가능한 초소형모듈형원자로 ‘MMR’를 개발했다. 초임계이산화탄소를 열전달 매질로 원자로와 브레이튼 사이클 동력변화계통을 중간열교환없이 직접 연했다. 핵연료 사용 기간은 20년 이상으로 예측된다. 2013년부터 정부과제로 수행돼 개발된 원자로로, 일체형 MMR 전체 무게 155 t, 길이 7 m,  직경 3.7 m에 불과하다. 
◆ REZ-10: 열출력 10 ㎿ 수준의 소규모 분산전원용 원자로다. 서울대가 개발한 이 원자로의 핵연료는 토륨이며 핵연료 사용기간은 약 20년이다. 일체형 원자로에는 질소가압기가 내장 돼 있다. 열수력실험설비인 RTF를 통한 자연순환 등 다양한 열수력 시험을 수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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