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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 2】 원가 기반의 전기요금체계 확립 필요
2022-07-12

원가 기반의 전기요금체계 확립 필요
에너지 위기 극복과 에너지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에너지 가격과 더불어 전력시장가격(SMP)이 급등하고 있다. 정부는 전기소비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력시장 긴급정산상한가격’제도를 도입하겠다며 행정예고를 발표했다. 그러나 전기산업계는 가장 시급한 과제가 원가주의 원칙에 기반을 둔 연료비 연동제의 정상운영이라며 합리적인 요금체계 개편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대한전기협회가 개최한 제4차 전력정책포럼에서는 ‘원가주의 기반 전기요금체계 확립 필요성’을 주제로 발제와 토론이 이루어져 이목이 집중됐다.

정리 강창대 기자 
자료 대한전기협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이 장기화되는 등 글로벌 에너지 수급의 불확실성이 높지고 있다. 이에 대한전기협회(이하 전기협)는 6월 16일 국내외 에너지 현안을 점검하고,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지속가능한 전기요금 정책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원가주의 기반 전기요금체계 확립 필요성’을 주제로 제4차 전력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전기협이 주관한 이번 토론회는 조용성 고려대 교수를 좌장으로 정연제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의 발제에 이어 유연백 민간발전협회 부회장, 김승완 충남대 교수,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김연화 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 등 6명의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발제를 맡은 정연제 연구위원은 에너지안보 확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자료: 대한전기협회)
제 역할 못하는 연료비연동제 
정연제 연구위원은 발제를 통해 글로벌 에너지가격 급등에 따른 에너지안보 확립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에너지효율과 원가에 기반한 가격결정이 새정부 에너지 정책의 핵심이라고 언급했다. 해외 주요국은 연료비 상승에 따른 원가를 반영하여 2022년 전기요금을 24.3~68.5% 인상했으며 세금감면, 바우처 지급, 전력회사 재정지원 등 부담완화 정책을 시행했다고 사례를 제시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SMP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나, 원가를 반영하지 못한 전기요금으로 올해 한전은 약 23조 적자(2022년도 증권사 전망치 평균값)로 자본잠식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 연구위원은 지난해 도입한 연료비연동제는 물가상승 우려로 정상적 운영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① 정부 유보조항을 적용할 수 있는 명시적인 기준 마련과 ② 원가변동 요인 적시 반영을 위한 조정요금 상·하한 변동폭 확대, 그리고 ③ 연동제 미적용시 손실(잉여)분을 추후 총괄원가를 반영한 전기요금 조정 과정에 포함 등의 제도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기후환경요금은 현재 불명확한 정산시기를 1년 주기로 확정하고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적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연구위원은 결언으로, 원가주의 기반 요금원칙의 확립을 통해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한 필수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에너지효율향상을 유도하여 탄소중립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연제 연구위원의 발제 이후 패널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자료: 대한전기협회)
원가 기반 요금체계 기후변화에 도움
이어진 토론에서 참석자들은 최근 이상기후와 에너지 수급난으로 인도, 중국 등에서 대형 정전사태가 발생했으며, 우리나라도 에너지 안보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연화 회장은 국내외에서 일어나는 대형산불, 가뭄과 홍수 등 기후변화 문제가 에너지 과다사용에 따른 현상이라고 언급했고, 김승완 교수는 국가기후환경회의 공론화 숙의과정에서 국민정책참여단 중 절반은 연료비연동제와 기후환경요금 부과가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답변이 있었다고 소개하며, 실행 측면에서 적상 작동되지 못해 아쉽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한, 참석자들은 에너지가격 급등에도 원가를 반영하지 못하는 전기요금으로 한전의 적자와 부채 규모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고 에너지 과소비가 고착화되어 탄소중립 달성도 요원해 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김승완 교수는 원가를 반영하지 못하는 요금제를 유지할 경우 향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약 1,000조 원에 해당하는 재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각 연료원별 연료비, 저장장치 투자비, 발전설비 자본투자비 등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여 고려되었으며 계통비용은 제외한 수치라고 밝혔다.

공공요금 완화, 산업경쟁력 저해 우려
참석자들은 새 정부의 원가주의 기반 요금체계 확립을 위해서는 연료비 연동제의 정상 운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유연백 부회장은 연료비연동제는 시행원칙, 유보기준, 절차를 투명하게 제도화하여 운영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소비자 및 산업계에서 물가 상승의 어려움을 공공요금 완화로 요청하고 정책당국이 이를 수용하는 형식을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유 부회장은 이런 상황이 산업경쟁력을 오히려 저해하고 가격보조로 경쟁력을 유지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연화 회장은 연료비 연동제 등 시장주의에 기반을 둔 요금결정체계는 반드시 필요하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에너지 절약이 시민들의 생활 속에 녹아들 수 있도록 행동 변화를 위한 정책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체적 방안·일정 조속히 확정해야
참석자들은 마지막으로 시장원칙과 원가주의를 강조한 새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발맞춘 합리적인 전기요금체계 정립 방안을 제시했다.

최준영 전문위원은 전기요금 체계개편 방향을 단기적으로 ① 원가 요인의 일정 수준은 자동적으로 전기요금에 반영해야 하고, ② 연 2회로 전기요금 요금조정 주기를 정례화할 필요가 있으며, ③ 연동제 조정요금 상·하한 변동폭 폐지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최 전문위원은 중장기적인 방안으로 ▲ 망 사용료의 정확한 추산과 반영, ▲ 지역 간 차등요금과 다소비업종에 대한 요금제 신설, ▲ HVDC 등 송전망 투자재원의 연차별 반영 등을 제시했다.

유연백 부회장은 전기요금이 물가안정 정책의 틀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기준과 절차에 따라 결정하여 전력수급 안정은 물론 건강한 전력산업 생태계 조성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연화 회장은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원가주의 전기요금체계에 대한 충분한 정보 공유와 소통이 필요하며, 해외 사례와 같이 취약계층에 대한 재정 지원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승완 교수는 정치, 대중의 선호와 상관없이 전기요금을 독립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구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며, 최종 현상인 가격보다는 앞 단에서 에너지원의 공급가격을 제어하는 데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게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유연백 부회장과 김연화 회장은 전력산업 거버넌스와 관련하여 제3의 독립규제기관(governance)에서 요금체계 독립성 확보 등 전기요금 제도 및 운영을 전담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참석자들은 에너지 위기 극복과 에너지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원가 기반의 전기요금체계 확립이 필요하며, 전문가와 시민들이 참여하는 공청회 등을 통해 구체적인 이행방안과 일정을 조속히 확정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전기소비자의 부담에 고심하는 정부
한편, 이번 정책포럼에 앞서 지난 5월 24일,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는 ‘전력시장 긴급정산상한가격’제도의 신설을 담은「전력거래가격 상한에 관한 고시」 등의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전력시장가격(SMP)는 거래시간별 수요·공급을 충족하는 가장 비싼 발전기(주로 LNG발전기)의 발전비용으로 결정 후, 연료비와 무관한 전체 발전기에 적용된다. 2021년 전력시장이 개설된 이래 올해 역대 최고이자 최초인 200원대를 기록(올 4월 202.1원/㎾h)했다.

이에 정부는 향후 국제 연료가격 급등 등에 따라 국내 SMP가 상승하고 전기소비자들이 부담해야 할 금액이 급증하는 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전기사업법에 정부와 전기사업자 등이 전기소비자를 보호하도록  규정되어 있던 내용(「전기사업법」 제4조와 제33조)을 이번 고시 개정을 통해 구체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 연료가격이 상승하면 SMP도 상승하게 되는데, 최근 상황과 같이 연료가격이 과도하게 급등할 경우 SMP도 급등하면서 발전사업자의 정산금도 급증하게 된다. 발전사업자 정산금은 결국 한전이 부담하고 이를 전기요금으로 회수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정산금 증가는 전기소비자의 부담으로 돌아오게 된다.

정부가 신설하려는 ‘전력시장 긴급정산상한가격’ 제도는 SMP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준까지 상승할 경우 한시적으로 평시 수준의 정산가격을 적용하도록 했다. 직전 3개월 동안의 SMP 평균이 과거 10년 동안의 월별 SMP 평균값의 상위 10%에 해당될 경우 1개월 동안 적용되며, 상한가격은 평시 수준인 10년 가중평균 SMP의 1.25배 수준으로 정하도록 했다. 실제 연료비가 상한가격 보다 더 높은 발전사업자에게는 실제 연료비를 보상해주고, 그 외 용량요금과 기타 정산금은 제한 없이 지급하도록 해 사업자의 부담도 고려했다.
 
산업계, 원가 기반 요금체계 강력 촉구
하지만 전기산업계는 6월 17일 새 정부에 ‘원가주의에 기반한 전기요금체계 시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기관련단체협의회(협의회)는 한전이 올 1분이게 7조 8,0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원인을 “오랜 기간 비정상적인 전기요금체계를 유지해온 결과”라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이 상태라면 한전의 적자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연말에는 약 30조 원에 달할 것”이라며, 자칫 “전기산업 생태계 붕괴라는 초유의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협의회는 연료가격의 급등에 따라 세계 각국이 전기요금을 큰 폭으로 인상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각국의 전기요금 인상률은 프랑스 24.3 %, 독일 54.3 %, 영국 54% , 스페인 68.5 %, 이탈리아 55.0 %에 달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들 국가가 전기요금 상승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세금감면, 에너지바우처 확대 등의 정책을 동시에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한국이 전기요금 인상을 지속적으로 유보해온 것은 “물가관리를 통한 국민생활 안정이라는 프레임”에 갇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더 이상 값싼 전기요금이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면서 “원가주의에 기반하지 않은 전기요금은 에너지과소비를 부추겨 탄소중립 달성을 실현하기 어려운 악순환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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