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전기



[전기계탐방] 한국전력 신안성 변전소

2006-04-01

수도권의 안정적인 전력공급, 우리가 맡는다안성시 고삼면에 위치한 한국전력의 765kV 신안성변전소를 찾아가다 보면 여러 개의 골프장을 만나게 된다. 그런 만큼 공기 맑고 경치도 좋다는 생각을 하면서 태영컨트리클럽을 지나고 고삼저수지를 지난다. 풍광 좋은 시골길을 운전하다 보니 취재 차 변전소를 방문한다기 보다는 소풍 나온 아이마냥 신바람이 난다.8만여 평의 부지면적을 갖춘 신안성변전소는 국내의 고전압 대전력 기술을 집약시킨 한전의 자랑이다. 또 이곳은 아시아 최고전압의 대형 전력설비로 서해안의 대단위 발전량을 수도권으로 공급하는 매우 중요한 전력설비다. 이곳의 765㎸ 송전선로는 1000㎿급 원자력 발전기 8기의 발전량에 해당하는 8400㎿를 한꺼번에 송전할 수 있다. 신안성변전소는 2002년 5월부터 당진화력과 태안화력에서 발전되는 대단위 전력을 수도권에 공급해왔다. 또한 2007년까지 신가평변전소를 연결하게 되면 수도권 배후계통을 연계함으로써 그 중요도가 더 커진다.이에 월간전기에서는 수도권 전력공급의 핵심역할을 담당하는 신안성변전소를 탐방한다. 765kV 송변전설비전시관한국전력 신안성변전소의 765kV 송변전설비전시관에는 지난 한해 동안 3,000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전시관의 전체 관람객 가운데 11%가 외국인이었으며 그들에게 우리나라 전력기술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765kV 송변전설비전시관은 송전선로와 변전소 등 전력설비를 축소하여 전시함으로써 관람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꾸며놓았다. 영상실은 다양한 영상설비를 갖추고 송변전사업의 개요와 건설과정에 대한 영상물을 상영하며, 변전소 모의시뮬레이터 시설을 구비하여 근무자들의 변전소 운전기술 습득에도 활용하고 있다. 또한 야외전시 공간에는 765kV, 365kV, 154kV, 66kV에 대한 애자장치를 비교 전시하여 765kV 송전설비의 규모를 가늠하게 했다.세계적으로 765kV 이상의 송변전 설비를 갖추고 있는 나라는 13개국에 불과하다. 765kV 상업운용은 동양에서는 최초이며, 외국의 수평배열 1회선보다 2배의 전력수송 능력을 가진 수직배열 2회선방식으로 세계에서 최초로 시도되었다. 한전의 기술력이 널리 알려지면서 외국에서의 러브콜도 많아졌다. 특히 중국의 경우 지난해 750kV 운전을 시작했는데, 그 운영요원 가운데 24명이 한전에 와서 한달 동안 교육받기도 했다. 동양 최초 765kV 상업 운용 성공현재 우리나라의 765kV 송전선로는 당진화력-신서산-신안성까지의 178km와 신태백-신가평까지의 162km 등 총 선로길이 340km가 건설되어 운용 중에 있으며, 향후 신안성-신가평 구간과 신안성-서경북-북경남-신고리 원전을 잇는 송전선로가 건설될 예정이다.특히 2002년부터 시작된 765kV 2회선 송전선로의 상업 운용은 우리나라의 중전기 산업 발전에 있어서 큰 획을 긋는 획기적인 일이다.765kV 초고속, 초고압 송전망 프로젝트는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전국 각지로 실어나르는 전력 대사업이다. 철도의 KTX, 도로의 고속도로 건설과도 같은 이 사업은 기존 345kV 송전망에 비해 전력수송능력을 5배 이상 높이고, 국토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만드는 국가 대동맥 교체 프로젝트인 셈이다. 신안성변전소의 전명렬 소장은 “누군가 한전이 이뤄낸 많은 사업 가운데서 으뜸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765kV 송전선로 건설이라고 답하겠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의 말에는 국가 대동맥 교체 프로젝트라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한전인의 긍지가 묻어난다. 기술후진국이라는 설움을 딛고 15년 동안 준비하여 우리 기술로 설계하고 기기를 개발하여 초기 사업부터 국산화 기기를 사용한 765kV 송전망 건설. 그 배경은 무엇인지 전명렬 소장에게 물었다.“우리나라는 1980년대 이후 연 10%대의 전력수요 증가를 보이고 있으며, 1인당 전력소비량 또한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주요 전력 수요 증가지대가 경인지역에 집중되어 있죠. 그런데 이 지역은 인구 밀집지역으로 환경과 입지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발전원을 개발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따라 대용량 발전단이 있는 중부권이나 영동권으로부터 수요지인 경인지역으로의 대규모 전력전송로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한전에서는 1979년부터 765kV로의 전압격상을 준비하였으며, 1983년부터 765kV 연구개발을 시작하여 1997년 10월에 1차로 765kV 송전선로에 345kV 가압을 시작하여 2002년 4월26일에 역사적인 765kV 송전을 개시하였습니다. 한 가지 여기서 주목할 점은 우리나라의 765kV 송전선로는 외국의 수평배열 1회선보다 2배의 전력수송 능력을 가진 수직배열 2회선 방식으로 세계에서 최초로 시도되었다는 점입니다.” 수도권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게 변전소 최고의 목표신안성변전소의 765kV 선로를 통해서 수도권에 공급되는 전력량은 310만kV다. 1961년에 전국의 총 전력소비량이 36만kV였다면 그 전력량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전명렬 소장은 설비를 안정적으로 운전하는 것에 변전소 최고의 목표를 두고 있다고 말한다. “2003년 미국 동북부의 대정전사고나 1986년 동경에서 발생했던 정전사고 같은 일이 우리나라에서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정전사고는 전력소모가 한꺼번에 몰려 전압이 붕괴되어 발생합니다. 순간적인 정전도 돌이킬 수 없는 큰 손해를 끼치게 됩니다. 공기처럼 숨쉴 때는 필요성을 못 느끼지만 없어서는 안되는 게 바로 전기입니다. 그런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일을 한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막대한 양의 전력을 송전하는 만큼 일에 대한 긍지도 남다르다. 그러다보니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먼저 안내를 자청하는 직원들도 있다. 주계석 운영과장에게 전시관을 운영하면서 보람된 일이 무엇인지 묻자, 일반인들의 변전소에 대한 인식변화라고 대답한다.“송변전설비는 혐오시설이 아닙니다. 만약 믿지 못하는 분이라면 이곳 송변전설비전시관에 와보시길 권합니다. 765kV 송변전사업은 사업초기부터 환경친화적인 설비건설을 계획하여 여러 분야에서 자연환경과 인간생활과의 조화를 이뤘습니다. 건설 초기, 지리정보시스템을 이용해서 위치선정에 신중을 기했고 건설공사와 운영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환경부의 대행자로 선정된 민간기업에서 현지주변의 사계절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는 등 건설공사에 따르는 생물학적 환경문제와 각종 주민생활환경에 끼치는 문제들을 해소했습니다. 그런 노력 덕분에 이곳 신안성변전소를 찾아오시는 분들은 혐오시설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게 됩니다.”765kV 송변전설비전시관은 봄이 되면 파릇한 초록으로 물든 모습으로 관람객을 기다릴 것이다. 글·사진_김기숙 팀장 < Energy 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