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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수소 생산에 비싼 백금 대체할 촉매 개발
2019-11-01

수소 생산에 비싼 백금 대체할 촉매 개발
‘전자 껍질’ 조절로 가격 경쟁력과 고효율 기대

석탄·석유가 중심이었던 기존의 에너지 시스템에서 벗어나 수소를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자동차, 선박, 열차, 기 계, 전기 발전과 같은 산업분야를 늘려나간다는 ‘수소경제’ 시스템 구축에 대한 관심이 전세계적으로 높다. 우리 정부도 지난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고 수소경제 산업구조로의 재편을 추진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이와 관련해 안 정적인 수소 생산과 관련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중인데, 이번 호에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수소 생산에 필요한 새 로운 촉매 개발 성과를 소개한다. (메인 이미지:  수소발생반응의 원리를 보여주는 모식도 물에 있는 수소 원자가 촉매 표면에 흡착하여 생성반응을 일으켜 수소분자가 되어 탈착되는 과정)

정리 김향인 기자 | 자료 제공 울산과학기술원(UNIST)

수소 생산에 중요한 촉매 
전 세계적으로 화석 연료를 대체하기 위한 수소 에너지 가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그런데 현재 수소는 대부분 석유나 석탄, 천연가스 같은 화석 연료에서 분리하여 얻는데, 이러한 방법은 제조단가는 낮지만 수송비가 매 우 높고 환경오염이라는 문제가 있어 친환경 대체에너 지라는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 라 친환경으로 물을 전기분해하여 수소를 생산하는 기 술이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중이다.

수소발생반응
물을 전기분해하는 방법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수소발 생반응(Hydrogen Evolution Reaction)에서는 촉매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기존에는 촉매로 효율이 좋은 귀금속인 백금을 썼는데 문제는 비싸다는 단점이 있 고, 안정성도 좋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수소 생산에 필요한 촉매제로 백금을 대체할 물질이 꾸준히 연구 개 발되고 있는 중인데, 최근 원자 구조를 조절해 촉매 효 율을 높인 연구 성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이리듐-질소-탄소 촉매 합성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백종 범 교수팀은 최근 중국 연구진과 공동으로, 이리듐 (Ir)-질소(N)-탄소(C)로 이뤄진 수소발생 촉매를 합성 했다고 발표했다. 이 촉매는 수소 원자를 당기고 밀어 내는 두 작용을 적절히 이용해, 백금보다 낮은 과전압 (overpotential)에서 수소발생 반응이 일어난다. 연구가 진전되어 상용화가 이루어지면 효율과 가격 면에서 경 쟁력을 갖춘 촉매를 개발한 셈이 된다.   

수소발생반응은 촉매 표면에서 물에 있는 수소 원자가 흡착되어 생성반응이 일어나고 수소 분자가 탈착되어 나가는 원리이다. 따라서 수소 원자를 흡착하고 분자를 탈착하는 정도에 따라 촉매의 성능이 결정된다. 예 를 들어, 촉매의 흡착하는 힘이 너무 강하면 탈착하는 힘이 약해져 촉매의 성능이 떨어진다. 반대로 탈착되는 힘이 너무 세면, 흡착이 일어날 자리를 수소 분자가 차 지해서 흡착하는 힘이 약해 좋은 촉매가 될 수 없다. 수소발생반응에서 촉매는 두 조건을 맞춰야 한다. 먼저 물 속에 있는 수소 원자가 촉매에 잘 붙고(흡착), 수소 원자가 두 개 모여 분자가 되면 촉매 표면에서 잘 분리 (탈착)되어야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수소발생 촉매 의 수소 흡착(adsorption)과 탈착(desorption) 성질은 서로 반비례한다. 따라서 흡착과 탈착 반응 사이에 적 절한 조율, 즉 밀고 당기는 이른바 밀당을 잘하는 물질 이 좋은 촉매라고 할 수 있다.

범밀도함수 이론 활용 
이에 따라 연구진은 이리듐을 전기음성도가 높은 탄 소, 질소와 결합하여 이리듐 자체의 빈 d-orbital(원자 궤도)를 안정화시키는 이론적 방법을 고안했다. 이렇게 안정화된 d-orbital이 물에 있는 수소 원자를 이상적인 힘으로 흡착하고 반응시키는 동시에 수소 분자를 잘 탈착하는 역할도 한다. 

이러한 방법은 원자 내 전자들의 모양과 에너지를 확인 할 수 있는 범밀도함수 이론을 활용한 계산을 통해, 질 소와 탄소로 이리듐(Ir)의 흡착 및 탈착 에너지를 조절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리듐은 백금을 대체할 차세대 촉매로 손꼽히는 물질로 알려져 있는데, 수소발생 반 응을 위한 수소 원자를 흡작하는 부분에 어려움이 있 어 왔다. 수소 원자가 이리듐 표면에 붙는 데 필요한 에 너지가 높기 때문이다.

소량의 이리듐으로 고효율 촉매 생산 
연구팀은 이론적 검증을 위해 탄소와 질소의 전구체 (Tris base)와 이리듐(Ir)의 전구체인 삼염화이리듐 (IrCl₃)을 폴리스타이렌(polystyrene) 구형 입자 표면에 입힌 후 폴리스타이렌을 제거하여 구형 모양의 기공 (cavity)을 가지는 IrHNC 촉매를 합성하였다. 

TEM(투과전자현미경) 분석 결과 합성된 촉매는 빈 구 형의 표면에 이리듐, 탄소, 질소가 고루 분포하고 있는 구조였다. 특히 이리듐은 약 2 ㎚(나노미터, 1 ㎚는 10억 분의 1 m) 의 크기를 가지는 결정 입자로 균일하게 분포 함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열분석장비를 통하여 이리 듐의 양을 확인해 본 결과 약 7% 수준이었다. 이는 적은 양의 이리듐 양으로 고효율의 수소발생 촉매를 생산 하였다는 것을 의미했다. 또, 이러한 IrHNC 촉매는 귀금속인 백금과 순수 이리 듐 나노 입자 촉매에 비하여 수소발생 성능이 매우 좋 음을 실험적으로 밝혀냈다. 실제로 전기화학 측정 실 험 결과, 산(acid) 환경에서 다른 촉매들보다 훨씬 낮은 과전압(overpotential)과 높은 반응성을 보였다.
IrHNC의 투전자현미경(TEM) 이미지 가운데가 비어 있고(a), 이리듐 결정이 0.22 ㎚로 분포함(c)을 확인할 수 있다.

전자 껍질 조절 방법
이번 연구에서는 이리듐의 흡착 에너지를 낮추는 데 ‘질 소와 탄소로 이리듐 원자의 전자 껍질(Orbital)을 조절’ 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연구 과정에서 이리듐 주변에 전 자를 좋아하는 성질이 큰 질소와 탄소를 적절하게 배치 해 수소 원자를 당기는 힘을 키워준 것이다. 이것을 비 유해 보면 줄다리기를 할 때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있으면 당기는 힘이 더 커지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 내용을 원자 내 전자들의 모양과 에너지 를 확인할 수 있는 ‘범밀도함수 이론’으로 계산했다. 이 론적 계산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 가운데 공 모양의 빈 공간을 갖는 ‘이리듐-질소-탄소(IrHNC)’ 촉매를 합성 했다. 공 모양의 플라스틱(폴리스타이렌) 입자 표면에 세 원소를 입힌 후 플라스틱을 제거하는 방식을 씀에 따라 속 빈 원형의 입자 표면에 이리듐과 질소, 탄소가 균일하게 분포됐다. 

이 촉매의 전기화학적 수소발생 성능을 산성(acid) 환경 에서 확인한 결과, 백금 촉매(Pt/C)와 순수한 이리듐(Ir) 나노입자보다 훨씬 뛰어났다. 또 열분석장비로 살펴본 결과 귀금속인 이리듐 함량도 7% 정도로 확인됐다. 이 리듐 역시 귀금속이지만 소량만 사용하면서도 값싼 탄 소와 질소를 섞어 고효율 촉매를 만들어낸 것이다.

수소의 안정적 생산에 기여 
전 세계적으로 수소 에너지를 석유나 석탄을 대체할 새로운 미래 에너지원으로 꼽고 있는 가운데, 물 분해 를 이용한 수소 생산 촉매 개발은 중요한 연구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UNIST의 이번 연구는 촉매 표면의 수 소 원자의 흡착과 수소 분자의 탈착 반응에서 에너지 균형을 맞춰 가장 이상적인 촉매를 개발하고, 이것을 계산을 통해 이론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앞으로 비싼 백금과 같은 귀금속 기반의 수소발생반응 촉매를 대체할 이리듐 기반 촉매(IrHNC) 생산에 연구 가 진척되어 상업화까지 이어진다면 물분해 촉매로 수 소를 안정적으로 생산해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IrHNC의 전기화학 분석 데이터 반응 속도를 결정하는 과전압(과전압이 낮을수록 물 전기분해에 필요한 추가 에너지가 낮다)의 경우 IrHNC가 가장 낮 음을 확인할 수 있다.(b)

제1저자로 연구를 주도한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 부의 펑 리(Feng Li) 박사는, “이번 연구는 좋은 성능만 좇아 새로운 물질을 합성하는 방식에서 ‘전자 껍질(오 비탈)을 조절하는 새로운 방법’을 통해 촉매 효율을 높 인 결과”라며 이번에 개발된 방식을 활용하면 다른 금 속 기반의 촉매를 설계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백종범 교수는 “질소나 탄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 격이 고가인 이리듐을 아주 소량만 사용하는 것으로 도 고효율 촉매를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히며, 실 제로 이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수소를 생산하는 데 가 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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