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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 기업 PPA 활성화 위한 전력시장 제도개선 논의
2021-06-01

 
기업 PPA 활성화 위한 전력시장 제도개선 논의
국내기업의 RE100 이행 위한 PPA 활성화 방안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전기사업법 개정안인 일명‘PPA법’의 세부방향 수립을 위한 방안이 활발하게 논의됐다. 한국전력은 5월 12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김성환 국회의원실, 대한전기협회와‘기업 PPA 활성화를 위한 전력시장 제도개선 토론회’를 개최했다. 전력구매계약(Power Purchase Agreement)을 뜻하는 PPA는 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자와 소비자가 직접 계약을 체결해 일정기간 계약가격으로 전력을 구매하는 방식을 말한다. (메인 이미지: 2021년 제4차 전력정책포럼에 참석한 토론 패널)

글 강창대 자료 한국전력공사, 대한전기협회

국회 산자중기위 소속 김성환 의원이 대표로 발의한 PPA법은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을 겸업이 가능한 전기신사업의 범주에 추가해 직접 전력구매계약을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로써 재생에너지 공급자와 전기소비자가 직접 거래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보이며, 과거 한국전력(이하 한전)이 독점하던 전력판매시장이 일부 개방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이날 포럼에서는 송배전 사업자가 제공하는 망 서비스에 들어가는 비용을 회수하기 위한 ‘망 이용요금’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됐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김종갑 한전 사장은 세계적 흐름이자 국가 에너지정책인 ‘에너지전환’과 ‘2050 탄소중립’의 목표 달성을 위해 모두의 지혜를 모아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전력시장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RE100을 달성하는 기업이 늘어날 수 있도록 필요한 역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망 이용요금 부과는 필요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김승완 충남대 교수는 ▲ 보완공급 및 최종공급주체, ▲ 초과발전량 처리방안과 계약량 정보공유, ▲ 망 이용요금 적용방안 등 세 가지 이슈를 중심으로 기업 PPA 활성화를 위한 세부 설계 방향을 발표했다. 보완공급은 재생에너지 간헐성 등으로 인해 발전량이 부족할 경우 전력을 공급하는 것을, 최종공급은 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자의 파산과 같은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의 전력 공급을 일컫는다. 
충남대 전기공학과 김승완 교수가 ‘기업 PPA 활성화를 위한 세부 제도 설계방향’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보완공급(a)과 초과발전량(b)

김승완 교수는 “직접PPA 계약자들은 한전의 판매부문 고객이 아닌 송배전부문 고객”이라며, “전기요금에서 망 요금 분리고지 및 계약 분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직접 PPA 계약의 발전 측 고객에 대한 망 요금 부과가 생각처럼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현재 비용기반 전력시장구조로 인해 발전 측 망 이용요금 부과를 유예하고 수요측에 100% 부과하고 있는 상태다. 직접 PPA 발전 측에 망 요금을 부과한다면 기존 비용기반 전력시장에도 발전측 망 요금 부과가 필요한 상황이다. 비용기반 전력시장(Cost Based Pool)은 변동비(연료비)를 기준으로 시장가격을 결정하고 발전원가에 대해 보상하는 시장을 말한다. 발전 측에 부과되는 망 이용요금은 전력구입비에 포함돼 최종소비자가 부담하게 된다. 

이어서 김 교수는 “발전 측 계통요금 부과는 형평성을 위해 장내외 거래에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며, “다만, 동일 변전소 내 직접 PPA 계약 시 재생에너지 지역생산-지역소비 체계 이행에 큰 도움을 주고, 재생에너지 지역편중 현상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경우 송전요금을 면제하는 체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재생에너지 확대 걸림돌은 안돼
이어지는 토론에서도 망 이용요금을 둘러싼 열띤 의견 개진이 이뤄졌다. 망 이용요금 부과에 대해서는 동의하면서도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기업 PPA법 도입 취지를 퇴색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주로 제기됐다. 토론은 홍종호 서울대 교수를 좌장으로 강경택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시장과장, 정창진 한국전력 요금기획처장, 최대진 SK E&S Renewables 그룹장, 김성수 한국산업기술대 에너지전기공학과 교수, 장다울 그린피스 정책전문위원 등이 참여하는 가운데 이어졌다. 

최대진 SK E&S 그룹장은 “RE100 참여기업이 안정적인 RE100 포트폴리오를 구축하여 RE100을 이행할 수 있도록 지원책이 필요하다”며, “직접 PPA가 여타 RE100 이행방안 대비 가격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향후 5년간은 망 요금 부과 면제 등을 고려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수 한국산업기술대 교수는 “기업 PPA 도입의 근본 취지는 재생에너지 확대”라며, “반면 재생에너지를 PPA로 구매할 때의 가격이 비싼 현재 상태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특별한 지원제도가 없다면 기업 PPA도 사문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나 규제기관에서 경쟁자의 진입을 저해하는 독점사업자의 조치에 대해 정책목표가 훼손되지 않도록 감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창진 한전 요금기획처장은 “기업 PPA 관련 망 이용요금 부과와 더불어 일반 전기소비자와의 형평성이 고려되어야 한다”며, “일반 소비자의 전기요금에는 정부 정책목표 달성을 위한 다양한 비용과 계통운영 관련비용, 송배전 손실비용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는 반면 기업 PPA 전기사용자는 한전이 망 이용요금만 부과하기 때문에 형평성이 훼손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전압별 요금제 도입 및 권역별 요금제 고도화도 역설했다. 정 처장은“전력수송단계가 많을수록 송배전 투자비용과 손실량이 커져 원가가 상승한다”며, “사용전압에 따라 망 이용 원가가 크게 달라지는 만큼 비용을 합리적으로 배분하고 투자비와 전력손실을 줄이는데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1년 제4차 전력정책포럼에 참석한 인사들이 기념촬영에 임하고 있다.

실효성 있는 제도 위해 세부규정 마련해야
한편, 3월 24일 본회의를 통과한 「전기사업법」 개정안(PPA법)은 9월께에 시행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충남대 김승완 교수는 짧은 기간에 법안을 마련하면서 충분한 숙의가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추후로도 많은 논의와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개정법안에 명료하게 규정되지 않은 부분은 시행령이나 규칙, 고시 등 하위법령에 명시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하나의 예로, 「전기사업법」 개정안은 제16조의5(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자의 전기공급)에 “① 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자는 재생에너지를 이용하여 생산한 전기를 전력시장을 거치지 아니하고 전기사용자에게 공급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표 1]. 이때 두 가지의 경우를 가정할 수 있다. 우선, 재생에너지발전사업자와 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자가 동일인이 아닐 때가 있을 수 있고, 다음으로 재생에너지발전사업자와 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자가 동일인일 때를 가정할 수 있다.  김 교수는 두 가지 모두 염두하고 마련된 조항일 수 있다고 언급하며 미비한 세부 사항을 꾸준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위법령에 의해 규정되어야 할 부분으로 김승완 교수는 ▼ 보완공급의 주체, ▼ 최종전력공급의 의무주체 (비상시), ▼ 초과발전량 처리방안, ▼ 장외거래 계약량에 대한 정보공유, ▼ 계통 부가정산금 부과방안, ▼ 망 이용요금 적용방안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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