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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 2 】 신소재 개발의 속도와 정확성 높이는 인공지능
2021-08-01

 
신소재 개발의 속도와 정확성 높이는 인공지능
머신러닝 접목한 유기 태양전지, 신소재 개발 플랫폼 등

인공지능 기술은 넓은 영역에 활용되면서 혁신을 이끌고 있다. 특히, 신소재 분야에서 인공지능의 활용이 눈부시다. 그간 실제 실험을 통해 진행했던 소재개발을 인공지능 학습모델을 활용해 보다 손쉽게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11년부터 연구를 시작한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한국의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소재 연구는 다소 늦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신소재 개발 기간 단축 방안 추진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또 관련 사업에 대한 정부 지원정책 일몰년도도 연장하고 있다. 이번호에서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소재 개발 동향에 대해 알아본다. (메인 이미지: 롤투롤 공정을 이용한 유기태양전지 제조과정. 자료: UNIST)

정리 김수진 자료 한국과학기술원(KA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태양전지 개발에 머신러닝 접목해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호주 연방과학기술원 연구진이 공동으로 인공지능을 유기 태양전지 개발에 접목한 기술을 선보였다.1) 공동 연구팀은 재료 성분비와 적층 두께 등을 예측하는 모델을 인공지능의 한 분야인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만들었다. 인공지능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 셋(set)은 롤투롤(R2R: Roll-to-Roll) 공정으로 유기 태양전지를 대량 제조함으로써 쉽게 확보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유기 태양전지는 유기물, 첨가제 등이 섞인 용액을 기판위에 코팅해 만든다. 가벼우면서도 유연한 필름형태로 만들 수 있고 값도 싸서 차세대 태양전지로 꼽힌다. 상용 태양전지 대비 낮은 효율이 문제지만 최근 다성분 유기 태양전지가 개발돼 전지 효율도 높아졌다. 하지만 다성분 유기 태양전지가 개발되면서 최적화 작업은 더 까다롭게 됐다. 유기 태양전지는 재료 혼합비나 적층 두께별로 성능이 달라져 전지의 성능을 최대치로 올리는 조건을 찾는 최적화 작업이 필요한데, 성분이 늘어 경우의 수도 늘 수밖에 없다.

머신러닝은 학습 데이터가 많을수록 정확도가 높다. 연구팀은 롤투롤 공정으로 2,000개가 넘는 유기 태양전지 조합을 가진 소자를 제작해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얻었다.

제1저자인 UNIST 안나경 박사는 “롤투롤 공정으로 생산된 다양한 조합의 유기 태양전지 데이터를 머신러닝이 인식할 수 있는 형태로 디지털화하기 위해 ‘인쇄 밀도’(Deposition Density)라는 새로운 값을 고안했다”며 “롤투롤 장비만 갖춰진 장소라면 공개된 머신러닝 라이브러리로 예측모델을 만들 수 있어 실험 접근성도 좋다”고 설명했다.

또 롤투롤은 상업화된 공정이라 유기 태양전지의 대량생산에도 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실험에서 태양광을 전기로 바꾸는 효율이 10.2%인 전지를 제조했다. 이는 롤투롤 공정으로 제조된 인쇄형 유기태양전지 최고 효율 기록이다.

호주연방과학원(CSIRO)의 박두진 박사는 머신러닝 모델 학습과 최적화 조건 예측을 수행했다. 최고 효율이 나오는 조건과 박막 두께별 효율 편차가 적은 조건을 동시에 찾는 작업을 했다. 박두진 박사는 “상업화를 위해서는 고성능 조건뿐만 아니라 박막의 두께 변화에 관계없이 일관되게 높은 성능을 유지하는 조건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라며, “두 조건 모두를 예측하고 이를 실험적으로 검증했다는 점에서 유기 태양전지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방법론을 제공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김진영 교수는 “단일 연구에 2,000개 재료 조합의 유기 태양전지를 만들고 분석한 전례가 없다”며 “학습 데이터를 더 늘려 정확도가 뛰어난 모델을 개발하면 페로브스카이트를 이용한 발광다이오드, 광 검출기 등 인쇄형 전자소자 재료 개발에도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UNIST와 호주 연방과학기술원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유기 태양전지 생산에 필요한 재료 성분비와 적층 두께 등을 예측하는 모델. 그림은 머신러닝으로 예측된 효율과 적증두께별 효율편차 예측도 (자료: UNIST)

개발기간 단축하는 역설계 알고리즘
 
실제 산업 현장에서 신소재를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플랫폼도 개발돼 주목을 끈다. 지난 3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 연구팀은 다중스케일 다중모드 영상화 기술과 머신러닝 기법을 융합해서 고차원의 구조-물성 및 공정-구조 상관관계를 도출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를 인공지능과 3차원 다중 스케일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신소재 디자인부터 시장 진입까지의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비전과 실행 플랫폼, M313을 제안했다.2) M3I3 플랫폼은 고용량 에너지 소재 디자인에서 시작해 고밀도 메모리 소재, 고성능 자동차, 항공 소재에도 응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M3I3 플랫폼은 다중 스케일 및 다중 모드 영상화 기술, 데이터 마이닝과 머신러닝, 그리고 다중 스케일 제조 기술을 접목해 미래에 필요한 신소재를 역설계해서 빠르게 공정 레시피를 확보할 수 있다.

연구진은 M3I3 플랫폼의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해 배터리 소재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고용량 배터리 소재의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을 검증하기 위해서 20년간의 논문 자료를 50여 명의 학생이 읽고 데이터를 추출해 양극재의 에너지 밀도와 소재 조성 간의 상관관계를 도출했다. 그리고 논문에 나와 있는 공정을 비롯해, 측정 및 구조 변수들을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해 모델을 수립한 후, 무작위 조건에서 합성해 모델의 정확도를 측정함으로써 데이터 마이닝과 머신러닝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또한 투과전자현미경(TEM), 주사투과전자현미경(STEM), 원자간력현미경(AFM), 광학현미경 등의 다양한 현미경과 엑스레이(X-ray), 라만(Raman), UV/Visible/IR 등 다양한 분광 장비들을 통해 얻은 영상과 스펙트럼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중 스케일 구조↔물성 상관관계를 도출하고, 여러 가지 공정변수 데이터를 수집해, 공정↔구조 상관관계를 수립했다.

특히 실험데이터와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융합하고, 머신러닝으로 생성한 가상의 데이터를 과학적인 기준에 맞춰 유의미한 빅데이터로 만들면 머신러닝을 활용해 물성→구조→공정으로 연결되는 역설계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이 가능해지며, 이를 통해 미래에 필요한 물성을 갖는 신소재 공정 레시피를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KAIST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신소재 합성 평가 알고리즘 모식도. (자료: KAIST)
배터리 NCM 양극 소재의 삼각 그래프 (자료: KAIST)

합성곱 신경망으로 효소 기능 예측
신소재뿐만 아니다. 효소 등 생물과학 분야에도 인공지능은 이미 두루 활용 중이다. 지난 2019년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와 김현욱 교수의 초세대 협업연구실 공동연구팀이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이용해 효소의 기능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컴퓨터 방법론 DeepEC를 개발한 바 있다.3)

효소는 세포 내의 생화학반응들을 촉진하는 단백질 촉매로 이들의 기능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세포의 대사(metabolism) 과정을 이해하는 데에 매우 중요하다. 특히 효소들은 다양한 질병 발생 원리 및 산업 생명공학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방대한 게놈 정보에서 효소들의 기능을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하는 기술은 응용기술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효소의 기능을 표기하는 시스템 중 대표적인 것이 EC 번호(enzyme commission number)이다. EC 번호는 ‘EC 3.4.11.4’처럼 효소가 매개하는 생화학반응들의 종류에 따라 총 4개의 숫자로 구성돼 있다. 중요한 것은 특정 효소에 주어진 EC 번호를 통해서 해당 효소가 어떠한 종류의 생화학반응을 매개하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게놈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효소 단백질 서열의 EC 번호를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은 효소 및 대사 관련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DeepEC는 138만 8606개의 단백질 서열과 이들에게 신뢰성 있게 부여된 EC 번호를 담고 있는 바이오 빅데이터에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EC 번호를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이를 위해 DeepEC는 3개의 합성곱 신경망(Convolutional neural network)을 주요 예측기술로 사용했다. 합성곱 신경망으로 EC 번호를 예측하지 못했을 경우 서열정렬(sequence alignment)을 통해서 EC 번호를 예측한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단백질 서열의 도메인(domain)과 기질 결합 부위 잔기(binding site residue)에 변이를 인위적으로 주었을 때, DeepEC가 가장 민감하게 해당 변이의 영향을 감지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인공지능 기반의 DeepEC를 이용한 효소 기능 EC 번호 예측. (자료: 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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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구수행은 한국연구재단, 호주 재생에너지 기구(Australian Renewable Energy Agency)의 지원을 받아 이루어진 연구는 에너지과학 분야 권위 학술지인 〈에너지와 환경과학〉(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저널은 해당 연구를 6월 17일자 표지로 공개됐으며, 저널편집자 등이 뽑는 ‘주목받는 논문’(Hot Article)로도 선정되기도 했다. 논문의 제목은 “Machine learning-assisted development of organic photovoltaics via high-throughput in situ formulation”이다. 
2)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 2월 1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의 제목은 “Reducing Time to Discovery: Materials and Molecular Modeling, Imaging, Informatics, and Integration”이다. 
3)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의 바이오리파이너리를 위한 시스템대사공학 원천기술개발 과제 및 바이오·의료기술 개발 ‘Korea Bio Grand Challenge’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 6월 20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Deep learning enables high-quality and high-throughput prediction of enzyme commission number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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