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전기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은 10월 21~24일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된 『한국전자전(KES) 2025』 첫날인 21일(화), 인공지능(AI) 및 로봇 분야 정책 동향과 KETI의 사업화 유망기술을 소개하는 『사업화 유망 기술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에서는 처음 본 물체 파지점 인식 기반 밀집 적재 동관물체 피킹 시스템, AAS 기반의 표준 제조데이터를 활용한 효율적인 공급망 관리기술 등 5개 기술 소개와 함께 기술시연을 진행하여 참가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한국전자기술연구원(이하 KETI) 조진우 부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KETI가 보유하고 있는 유망한 기술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이를 통해 기업들과 유의미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탐색하고 또 확장하고자 이 행사를 준비했다”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이번 기회를 통해 본 연구원과 상생·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발굴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참가자들의 피드백을 적극 반영하여 향후 더욱 풍성한 행사를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최병호 지능융합연구소장이 《산업 AI 기술 및 정책 동향》을 발표했다. 먼저 KETI의 개요 및 연혁, 주요 성과에 대해 간략한 소개가 있었다.

KETI는 전자 분야 대·중소 78개 기업이 출연하여 설립된 국내 유일의 민간 태생 전자기술 분야 공공 연구기관이다. 기업 친화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KETI가 개발한 기술이 실제 기업들에 적용될 수 있도록 기술 홍보 및 매칭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미국·유럽의 공공기관들과 공동으로 연구한 원천기술을 국내 기업들이 실제 사용할 수 있도록 중간 역할도 하고 있다.

중국과 영국의 산업AI 모델 사례 등 국제 AI 기술 동향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세계 2위’로 우뚝 선 중국의 AI 기술과 ‘딥시크(DeepSeek)’ 모델을 언급하고, 영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 A-LAB의 ‘AI 로봇 기반 실험’과 미국 카네기멜론대학교의 ‘Co-Scientist - LLM 에이전트 기반 자율 실험 플랫폼’을 소개했다.

최 소장은 “기존 기계·로봇에 협업지능을 더하여 취약한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개선하고 스마트 제조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조 현장에서의 빠른 로봇-지능 적용을 위해 작업물 변경 시에도 등록 작업 없이 신속한 파지 적용이 가능하다. 사람과 같이 처음 본 물체를 파지(Grasping) 할 수 있는 기술이자, 제조/물류 등의 산업현장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며, 피킹(picking) 등 실제 공정에 연동하여 수행할 수 있는 로봇화 기술이다.

연구팀은 기존 기술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저가형 센서에서도 피킹을 수행할 수 있는 알고리즘과 다양한 그리퍼의 특징을 반영하여 피킹을 수행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처음 보는 물체의 2지형/3지형/흡착형 그리퍼 파지점 인식 기술이다.

해당 기술의 특장점으로 ▶기 학습된 파지 네트워크에 기반한, 저장 용기 내에서 파지하기 유리한 지점을 찾아내어 파지 수행 ▶쌓여 있는 물체의 종류/형상에 관계 없이 파지 및 취출이 가능한 협업지능 알고리즘 등을 들 수 있다.

제품(자산)의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정보를 국제 표준인 자산관리쉘(Asset Administration Shell, 이하 AAS) 기반의 디지털트윈 형태로 구현함으로써, 공급망 내 제품 정보의 추적·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디지털 제품 여권(Digital Product Passport, 이하 DPP)’은 제품의 원재료 조달, 제조, 금융결제, 보험, 재활용 단계까지 전 생애주기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기록하고 AI로 분석해 신뢰성을 높이는 시스템이다. ’23년 11월 유럽의회는 「Eco-Design Regulation」 초안을 통해 ’26년부터 전자제품에 DPP 의무화를 예고했다. DPP는 AAS 표준을 기반으로 제품 단위의 투명한 데이터 흐름과 지속가능성 검증을 지원한다.

KETI는 AAS-DPP 자동 생산 및 공급망 연계 기술을 통해 생산, 운영, 재활용 단계의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향후 이 공유 체계를 활용하여 기업 간 데이터 투명성 확보, 신뢰 기반 공급망 파트너 매칭 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KETI는 향후 DPP 기반 공급망 관리기술을 실증 확대하고, 국내 제조기업이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AAS 지원 기술 개발과 DPP 데이터 허브 및 매칭 플랫폼 구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존 RGP 카메라 기반 객체 추론은 요구 데이터 처리 성능이 높아 고성능 프로세서가 요구된다. 이에 KETI에서는 DVS(Dynamic Vision Sensor) 기반 인공지능 처리를 위한 최적화된 전용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ASIC) 기술을 개발했다. RGP 센서는 전체 이미지를 주기적으로 생성한 반면, 이벤트(Event) 센서는 변화가 있을 때만 데이터를 출력하기 때문에 데이터양이 적고 반응속도가 빠르다.

연구팀이 개발한 「DVS 이벤트 데이터 처리용 최적화된 인공지능 하드웨어 및 ASIC 제작 기술」은 HD급 해상도(1280x720), 1Geps 이벤트 데이터 처리용 인공지능 학습 및 추론 소프트웨어 기술이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DVS 센서 연동 차량인공지능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검증 시스템도 구축했다.

향후 ‘자율주행 AI 반도체’ 분야에 해당 기술을 적용하면, 저조도 환경에서 강인한 객체 추론 차량용 반도체 제작 시 요소 기술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스마트공장’ 분야에 적용 시, 어두운 공장에서 사람들의 행동 인식을 통한 위험 요소 감소에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온칩 러닝을 지원하는 경량 인공지능(Lightweght AI, 이하 LWAI) 및 소프트웨어 기술은 ▶멀티 모달 데이터 처리를 통해 상황인지, 추론, 판단 기능 제공 가능 ▶DNN과의 연계 네트워크 구성으로 이미지 등 다양한 데이터의 효율적인 처리 가능 ▶온칩 러닝 기능 지원으로 새로운 라벨(Label)에 대한 학습 가능 등의 특장점이 있다.

연구진은 LWAI를 ‘환경 센서 기반 상황인지 시스템’에 응용해 재실/운동/요리/청소 등 4가지 환경 판별을 수행하여 최대 약 85%의 분류 정확도를 달성했다. 인체 6개의 위치에서 측정된 9축 관성 센서 데이터를 이용한 ‘낙상 감지 시스템’은 95%의 성능을 달성했으며, MIT-BIH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부정맥 판별 시스템’은 92%의 검출 정확도를 달성했다.

해당 기술은 향후 냉장고·세탁기 등 스마트 가전에 적용할 경우, 사용자의 생활 패턴과 소비 습관을 기기 내에서 학습하여 에너지 절감과 사용자 맞춤형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헬스케어에도 응용할 수 있는데, 사용자의 생체 데이터를 기기 내에서 실시간 학습해 개인 맞춤형 건강 관리 및 조기 질환 예측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차세대 이차전지 성능개선을 위해, AI를 활용하여 신물질 미세구조를 예측하고 거시적 치수에 따른 가상공학플랫폼 또는 가상소재설계 시뮬레이션 방법을 이용하여 전해질 첨가제 개발 시간을 단축하고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가능한 통합 AI 시뮬레이션을 개발했다.

AI 시뮬레이터는 성능평가를 전 주기로 확보할 수 있는 분자구조 단위/마이크로구조 단위/시스템(셀) 단위로 구성되어 있는 멀티스케일 시뮬레이션으로, ▶분자구조(비용 절감) ▶마이크로구조(굴곡률 개선) ▶시스템(셀) 구조(충·방전, 수명) 등 각각의 이슈를 해결할 수 있다. 향후 이차전지 전주기 검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또한 이차전지 수명/출력과 같은 특성을 결정짓는 전해질 첨가제에 대한 개선, 에너지 밀도 증가 등의 개발성과를 즉시 도출하는데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설명회가 끝난 후에는 강연장 뒤편에서 ‘처음 본 물체 파지점 인식 기반 밀집 적재 동관물체 피킹 시스템’과 ‘AAS 기반의 표준 제조데이터를 활용한 효율적인 공급망 관리기술’ 기술시연을 펼쳤다. 각 기술의 담당자들이 미리 설치된 장비를 조작하며 시연을 진행해, 참가자들이 해당 기술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것을 도왔다.

이후 코엑스 1층에서 개최 중인 『한국전자전(KES) 2025』 전시장 내 KETI 부스에 들러 더욱 자세한 설명을 들은 뒤, 『KES 2025 혁신상』 수상 기업 두 곳을 방문하여 KETI의 유망기술이 실제 산업에 적용된 사례를 살펴보았다.

로봇 그리퍼 및 자동화 솔루션 전문기업 테솔로(TESOLLO)의 ‘델토 그리퍼(Delto Gripper)’는 2지 모델 ‘델토 그리퍼-2F(DG-2F)’, 3지 모델 ‘델토 그리퍼-3F(DG-3F)’와 지난해 출시된 휴머노이드 5지 그리퍼 ‘델토 그리퍼-5F(DG-5F)’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DG-3F’와 ‘DG-5F’를 선보였다. 두 모델은 정해진 대상물만 다루는 기존 그리퍼와 달리, 각종 비정형 물체를 집어 옮기는 것이 특징이다. 12관절 기반 직접 구동방식을 채택한 ‘DG-3F’는 픽앤플레이스(Pick&Place)/빈 피킹(Bin-Picking)/조립·체결 등 공정에 특화되었다. ‘DG-5F’는 손가락 당 4개의 관절이 적용된 20DoF를 기반으로, 각 손가락 관절마다 소형 서브 모듈을 탑재해 파지·조작·조립 등 다양한 움직임을 구현한다.

AI 반도체 스타트업 디퍼아이(Deeper-i)에서는 ‘Tachy-Pi Shield’와 ‘Tachy-4S8E20F2’ 등을 포함한 AI 모듈 솔루션을 선보였다. ‘Tachy-Pi Shield’는 디퍼아이의 자체 설계 및 특허 SoC인 ‘Blackswan’을 탑재한 AI 가속 모듈로, Raspberry Pi, Orange Pi 등 다양한 싱글보드 컴퓨터와 호환된다. 이를 통해 소규모 장치에서도 고성능 AI 연산을 가능하다. ‘Tachy-4S8E20F2’는 디퍼아이의 핵심 특허 기술과 맞춤형 AI 솔루션 IP를 기반으로 개발되어 뛰어난 연산 성능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