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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전 세계적으로 전기통신 및 운수, 금융 분야 등에서 규제 완화, 국영기업의 민간화 등 규제 개혁이 추진돼 왔다. 또한 지금까지 특정 사업자에 의한 독점이 인정되어 온 공익사업에 있어서도 경제적인 효율을 얻기 위해서 경쟁 원리가 도입되고 있다.
1990년대가 되면서 이러한 규제 개혁의 조류는 전기사업에도 영향을 미쳐 미국이나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는 발전이나 소매 공급에 대한 경쟁 도입과 전력시장의 창설을 위한 움직임이 진척됐다. 일본에서도 1995년부터 3번에 걸쳐 전기사업법이 개정됐다. 2000년 3월 21일부터 특별고압 수요가에 대한 소매 자유화가 실시됐고, 2005년 4월 1일에는
소매 자유화 범위가 모든 고압 수요가로까지 확대됐다. 또한 같은 해에는 도매 전력거래소 및 송배전 등 업무 지원기관으로서의 전력계통이용협의회가 본격적인 운영을 개시했다.
본고에서는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일본에서 이루어진 1990년대부터의 전기사업제도 개혁의 경위 및 동향에 관해 소개한다.
미국에서의 전기사업제도 개혁 동향
1. 미국에서의 전기사업제도 개혁 배경
미국에서의 전기사업제도 개혁 배경으로는 각 주(州)마다 상이한 전기요금, 가스터빈 기술 등 소형발전 기술의 진보, 항공산업 등 타 산업에서의 제도개혁 진전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1990년의 주택용 전기요금은 전미 평균 7.83센트/㎾h였으며, 와이오밍(Wyoming)州는 4.39센트/㎾h, 뉴욕州는 11.4센트/㎾h로 두 주 사이에는 약 2.6배의 요금 격차가
있었다. 이러한 지역별 요금 격차는 전기요금이 비싼 주에서 다른 주의 싼 전기를 구입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작용해 전력자유화 추진의 직접적인 동기가 된 것으로 여겨진다.
미국에서는 주와 주 사이의 도매 전력거래나 송전계통으로의 접속에 관해서는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 : Federal Energy Regulatory Commission)가, 소매 부문의 자유화에 관해서는 각 주의 공익사업위원회가 규제 및 제도 설계의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이어서 연방과 주로 구분해 전기사업제도 개혁의 동향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2. 연방 수준에서의 제도 개혁 동향
1978년 공익사업규제정책법(PURPA : Public Utility Regulatory Policy Act)의 성립에 따라 전력회사는 재생 가능 에너지 등 QF(Qualified Facility)라고 불리는 인정설비로부터의 전력 구입이 의무화됐다. 그리고 1992년 에너지정책법(EPAct of 1992 : Energy Policy Act of 1992)의 성립에 따라 공익사업지주회사법(PUHCA : Public Utility Holding Company Act)이 개정되어, 독립계 발전사업자(IPP : Independent Power Producer)의 복수(複겤) 주에서의 사업 전개가 인정됐다. 또한 주와 주 사이의 전력거래를 규제하는 연방동력법(FPA : Federal Power Act)도 개정되어 FERC의 탁송 명령 권한이 강화됐다. 이처럼 1990년대 초에는 발전 부문의 참가 규제 완화와 도매 탁송제도가 정비됐다.
이어 1996년 4월에 FERC는 송전선 개방 및 회수 불가 비용에 관한 규제(Order 888)와 송전선 정보 공개 및 운영에 관한 규제(Order 889)를 제정함에 따라 송전선 개방 및 비차별적인 네트워크 이용을 보장하기 위한 정보 시스템(OASIS : Open Access Same-time Information System) 구축이 의무화 됐다. Order 888에서는 송전선의 공평한 접속을 실현하기 위해 계통 운용을 독립계통 운용자(ISO : Independent System Operator)에 이관하는 것 등을 추진했다. 그 후 서부 지역의 캘리포니아 ISO나 북동부 지역의 PJM 등 여러 ISO가 설립됐다. 각 주의 소매 자유화 진전, 광역적인 도매 전력거래의 확대에 따라 광역적인 계통의 안정 운용을 유지하기 위해서 FERC는 1999년 송전선을 소유 · 운용하는 전기사업자가 광역적인 지역송전기관(RTO : Regional Transmission Organization)에 자주적으로 참가할 것을 요구하는 규칙(Order 2000)을 공포했다. PJM 등은 FERC로부터 RTO로서 인정을 얻고 있다(<그림 1> 참조).
2000년 들어 닥친 캘리포니아州의 전력 위기(2000년 여름, 2001년 초겨울)나 세계 최대 에너지기업이었던 엔론(ENRON)社사건 등은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끼쳤다. 도매 전력시장 설정의 표준화에 힘쓴 FERC는 2002년 7월 표준시장 설계(SMD : Standard Market Design) 규칙안을 공개했다.
그러나 SMD 도입에 따른 연방의 권한 강화를 염려한 목소리가 끈질기게 제기돼 결국 2005년 7월 FERC는 이 안을 취하했다.
2003년 8월 미국 북동부 및 캐나다 오대호 주변에 이르는 지역에서 발생한 정전은 전력공급에서 신뢰도 유지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재확인시켰다. 이러한 배경 아래 2005년 8월에 성립한 에너지정책법(EPAct of 2005)에는 신뢰도 강화를 위한 전력신뢰도기구(ERO : Electric Reliability Organization) 설치 및 송전 투자 인센티브 제공, 송전선 입지에서 연방의 지원 등 전력의 안정적 공급에 관한 내용도 포함됐다.
3. 각 주에서의 자유화 실시 상황
전기요금이 비싼 지역을 중심으로 소매 분야의 제도 개혁 검토가 진행돼 1998년에는 로드아일랜드(Rhode Island)州, 매사추세츠(Massachusetts)州, 캘리포니아州등 3개의 주가 가정 부문을 포함한 소매 완전 자유화를 실시했다. 그러나 2000년부터 2001년에 걸쳐 캘리포니아州에서 발생한 전력 위기는 당시 소매 자유화 도입을 눈앞에 둔 주에 파문을 일으켰다. 그 결과 이들 주의 일부에서는 자유화의 연기 · 중지를 결정했으며, 소매 자유화의 재검토가 이루어진 주도 있었다. 2004년 말 시점에서 전미 50주와 워싱턴D.C. 내를 통틀어 소매 완전 자유화를 실시한 곳은 16개 주와 워싱턴D.C.였으며, 대량 수요가를 대상으로 한 소매 부분 자유화는 네바다(Nevada)州와 오리건(Oregon)州에서 실시됐다(<그림 2> 참조).
4. 이후 동향
FERC는 북미 전력계통의 안정 운용에 책임을 지고 의무적으로 신뢰도 규칙을 책정하는 기관 설치에 맞춰 검토를 시작했다. 구체적으로는 1968년에 전력업계의 자주 규제 단체로서 설립된 북미신뢰도협의회(NERC : North America Electric Reliability Council)가 2007년 1월부터 ERO로서 활동을 개시했다.
또한 미국 에너지성(DOE : Department of Energy)은 전국 송전선 혼잡조사를 행해 그 결과를 2006년 8월 공표했다. 이러한 동향으로부터 연방수준에서 진행되어 온 도매 발전 분야에서의 제도개혁은 광역적인 계통 안정 운용의 확보 및 주와 주 사이의 광역 유통 설비 형성의 촉진을 중요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계통의 안정 운용 확보에 맞춘 연방 수준의 대처는 앞으로도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다.
한편, 소매 자유화를 추진해 온 주 가운데에는 경쟁 이행 기간 중 정책적으로 소매요금이 동결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행 기간 종료로 소매요금을 시장의 흐름에 변경한 경우도 있었다. 2000년경부터 계속되는 연료가격의 앙등이 앞으로도 이어진다면 소매 전기요금 상승 등 소매 분야에서의 경쟁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어떨지 주목된다.
유럽에서의 전기사업제도 개혁 동향
1. EU 전체 동향
1980년대 후반부터 유럽연합(EU : European Union)은 가맹국 간에 재(財) · 서비스를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단일시장으로의 통합을 정력적으로 추진해 왔다. 시장 통합의 일환으로 1997년 산업용 및 대량 수요가를 대상으로 한 소매시장 자유화를 담은 EU 전력지령이 제정됐다. 이 EU 지령에 따라 단계적으로 2003년까지 조금씩 국내 소매시장의 32%를 개방하기로 했다. 또 2003년에는 새로운 EU 지령이 제정돼 2004년 7월 1일까지 가정용 수요가를 제외한 시장(전체의 약 60%)을 자유화한 후 2007년 7월 1일까지 국내 소매시장의 전면 자유화를 규정했다. 2005년 1월에 공표된 EU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주요 EU 가맹국 15개국 가운데 이미 완전 자유화를 실시하고 있는 국가는 9개국이며, 나머지 6개국도 국내 소매시장을 약 60% 이상은 개방했으며, 2007년까지 전면 자유화를 실시하려고 했다. 또한 2004년부터 EU에 가맹한 국가들 10개국 중 7개국이 2007년까지 완전 자유화를 실시했다.
2. 도매 거래소 창설
앞에서 논한 바와 같이 유럽에서 단일시장 형성이 진행되던 중 1990년대 후반부터 거래일 전날의 스폿(Spot) 시장을 중심으로 한 도매 전력거래소가 각국에 창설됐다(<그림 3> 참조). 향후 시장 간 경쟁은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시장 간 경쟁은 적절한 거래 조건을 유도하고 투명성을 확보하는 유인책이 될 것이다. 구역 내 단일 전력시장 창설의 과도기 시절 유럽에서는 시장 간 경쟁이 격화될 경우 거래소 통합이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됐으며, 배출권 등 다른 거래와의 통합화 등 보다 유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었다.
이처럼 1990년대 후반부터 유럽에서의 전력자유화는 다른 나라보다 앞서서 영국이나 북유럽 여러나라에서 전력시장의 자유화가 이루어졌다. 영국(잉글랜드 & 웨일스 지역)에서는 1990년 국유 전기사업자의 분리 · 민영화가 실시되는 동시에, 발전사업자가 발전한 전기를 '풀(Pool)'이라고 불리는 공설 도매 전력시장을 통해 모든 소매사업에 판매하는 것을 의무로 하는 강제형 풀 제도가 도입됐다.
그러나 풀 제도 도입 후 시장 가격이 당초 예상보다도 비쌌던 점이나 시장 가격 조작 등 시장 지배력 문제가 나타났다. 그래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1년 3월 풀 제도 대신 새로운 도매전력거래제도 (NETA : New Electricity Trading Agreement)가 도입됐다. 이 NETA에서는 발전사업자와 소매 공급사업자 등의 플레이어는 복수의 거래소에서 도매 전력을 거래할 수 있게 됐다. 계통운용자인 NGC(National Grid Company)는 실거래 30분 전까지 각 거래소에서 고지된 모든 거래 계획치와 실적치의 차분을 조정하기 위해 실시간 수급 조정(부수적(Ancillary) 서비스 포함)을 실시한다. 이 수급 조정에 필요한 전력은 NGC와 발전사업 사이에서 체결된 상대 계약 이외에 수급 조정 메커니즘(수요 조정 시장)을 통해 확보된다. 또 한 번 영국에서는 2005년 4월부터 스코틀랜드 등의 지역도 통합된 BETTA(British Electricity Trading and Transmission Agreement)로 이행했다. 앞의 NETA 체계를 답습한 BETTA에서는 영국에서 단일한 수급 조정 메커니즘 등이 도입됐다. 그와 함께 영국의 계통 접속을 위한 일련의 규칙 및 계통 이용요금제 체계도 제정됐다.
일본에서의 전기사업제도 개혁 동향
1. 1995년 전기사업법 개정
앞에서 논한 바와 같이 1990년대 들어 전력시장의 자유화는 세계적인 조류가 됐다. 그 배경으로는 발전 분야에서의 규모 경제성의 감퇴 및 소형 분산 전원의 기술 혁신 등에 따른 발전이나 소매 공급 분야에서의 경쟁 도입 필요성이 높아진 것을 들 수 있다. 일본의 전기사업법도 1995년에 개정됐다. 구체적으로는 ① 도매 공급에 대한 경쟁 도입, ② 특정 전기사업제도 도입, ③ 선택 약관제도 채용이다. 도매 전기사업으로의 참가 허가를 원칙 철폐하고, 일반 전기사업자의 전원 조달에 대해서는 IPP에 의한 도매 공급 입찰제도가 채용됐으며, 특정 공급 지점의 수요에 따라 전력을 공급하는 특정 전기사업이 도입됐다.
2. 1999년 전기사업법 개정
이 제도 개혁은 고(高)비용 구조의 시정에 맞춘 경제 구조 개혁의 일환으로, 전기요금이 국제적으로 손색이 없는 수준에 이르는 것을 목적으로 행해졌다. 1999년 전기사업법이 개정되고 2000년 3월부터 소매 부분 자유화가 개시됐다. 이때의 소매부분 자유화는 2만V 이상의 송전선에서 전기를 수전하고, 원칙 2,000㎾ 이상의 최대 전력을 가진 특별고압 수요가(특정 규모 수요가)를 대상으로 했다. 동시에 소매 자유화의 대상인 특정 규모 수요가에 공급을 하는 특정 규모 전기사업자(PPS : Power Producer and Supplier)의 개념이 확정됐다. 또한 이러한 제도 개혁을 받아들여 PPS들의 신규 참가로 경쟁이 유효하게 이루어지게 하기 위해 일반 전기사업자가 소유 · 유지 · 관리하는 송전네트워크의 이용(이를 탁송이라 한다) 규칙이 정비됐다.
3. 2003년 전기사업법 개정
이 제도 개혁은 직접적으로는 1999년의 개정 전기사업법에 있는 '정부는 이 법률의 시행 후 3년을 경과한 경우, 법률 시행 상황에 대해 검토해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필요한 장치를 강구하는 것으로 한다'는 규정에 입각한 것이었다. 그래서 경제산업성장관의 자문기관인 종합자원에너지조사회 · 전기사업분과회는 2001년 11월 5일부터 새로운 전기사업의 제도 개혁에 맞춘 논의를 개시했다. 그 후 13번의 회합과 퍼블릭 코멘트(Public Comments) 절차를 거쳐 2003년 2월 18일 회합에서 중간보고 '향후 바람직한 전기사업제도 골격에 관해서'를 정리했다. 이 보고에서는 ① 안정 공급의 확보, 환경에의 적합을 고려한 경제 구조 개혁 ② 전기 특성에 맞춘 안정성 · 공평성을 확보하는 체계와 기업의 자유로운 환경과의 조화 ③ 전기의 안정 공급 확보 ④ 에너지 보안 및 환경 보전 등의 과제와의 양립 ⑤ 수요가 선택지의 확보 등 이 다섯 가지가 제도 재검토의 기본 방침으로서 제시됐다. 일본 정부는 이 보고를 바탕으로 전기사업법의 개정안을 책정하고, 2003년 6월 개정법을 성립시켰다. 법 개정에 있어서의 제도 개혁 내용은 ① 송배전 부문의 공평성과 투명성 확보 ② 광역 유통의 원활화 ③ 분산전원 촉진 ④ 도매 전력거래소 창설 ⑤ 자유화 범위 확대 등이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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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업법 개정에 있어서 전력의 안정 공급과 경쟁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계통의 안정적인 운용이 필요한 것부터 송배전 부문에서의 계통 접속, 설비형성, 계통 운용, 정보 개시 등의 송배전 업무를 지원하는 조직으로 송배전 업무지원기관이 설치되기로 했다. 2004년 2월에 설립된 '유한책임중간법인 전력계통이용협의회(ESCJ : Electric Power System Council of Japan)'가 송배전 업무지원기관으로 지정됐다. 또한 2005년 4월부터 '유한책임중간법인 일본 도매 전력거래소(JEPX : Japan Electric Power Exchange)'가 도매 전력거래소로서 운영을 개시했다. 게다가 소매 자유화 범위도 잠정적인 조치로 2004년 4월 1일부터 계약전력이 원칙 500㎾ 이상의 수요가까지 확대됐으며, 2005년 4월 1일부터는 자유화 범위가 계약전력이 원칙 50㎾ 이상 수요가까지로 됐다.
마무리
본고는 1990년대 이후 이루어진 해외 전기사업제도 개혁의 개요에 관해 정리했다(<표 1> 참조).
미국과 유럽, 일본은 경쟁 환경 하에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확보하고 그 나라 · 지역 사정에 맞는 구조를 꾸준히 모색하고 있다. 전력자유화를 선행적으로 도입해 온 나라 · 지역의 경험을 통해 앞으로 이루어질 제도 개혁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향후 여러 나라의 전기사업제도 개혁의 동향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
<Energ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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