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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정책을 중심으로 본 조력발전소의 문제점
2011년 9월 26일 (월) 14:52:33 |   지면 발행 ( 2011년 8월호 - 전체 보기 )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르겠으나, 현재 조력발전소가 건설되는 인천과 충남 지역은 모두 대규모 전력 생산이 이뤄지는 곳이다. 그 전력은 모두 서울에 공급되는 양상을 띤다. 전력은 저장할 수 없으며, 생산과 동시에 소비해야 하는 특성을 갖기에 전력 생산과 소비의 일치는 매우 중요하다. 만약 이것이 일치하지 않으면 주파수나 전압 저하와 같은 전력 품질 저하가 나타나며, 최악의 경우 대규모 정전 사태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가장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서울의 전력 자급률은 1.9%에 그칠 정도로 최악이다. 가장 많은 인구가 사는 서울이지만, 이곳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또는 전력 수요를 줄이기 위한 자구책은 그간 제대로 마련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1970년대 석유 파동 이후, 전 세계적으로 대체에너지(Alternative Energy)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석유를 대체한다'는 개념의 대체에너지는 그간 석유와 경쟁에서 밀려났던 많은 에너지 기술에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석탄 액화 기술과 친환경 석탄 기술 등 석탄을 이용한 기술, 연료전지와 수소연료 같은 신기술들이 그 틈을 비집고 잠시 주목을 받는 듯 했지만, 정작 석유 대체에너지로 선택 받은 것은 핵 에너지(Nuclear Energy)였다. 1954년 구舊소련의 오브닌스크Obninsk 핵발전소가 최초로 전력을 생산한 이래 1970년까지 16년간 70여 개 수준이던 핵발전소가 1980년 200여 개로 늘어난 것 모두 석유 파동이 가져온 결과였다. 이후 나라마다 대체에너지의 개념이 달라지면서 석유 이외에 석탄이나 핵발전 · 천연가스 등을 제외한 개념으로 쓰이기도 했지만, 본질적으로 석유를 대한다는 개념엔 변화가 없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사람들의 기억 속에 석유 파동으로 인한 신기술은 채 뿌리조차 내리지 못한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기술에만 국한됐고, 누구에게나 "대체에너지엔 어떤 것이 있느냐?"라고 물으면, 기계적으로 "태양광 · 풍력 · 조력 · 지열……"과 같은 재생에너지를 읊조리게 됐다. 같은 재생에너지 내에서도 조력이나 지열 등은 당시 제대로 된 설비조차 없었음에도 1970년대 이후 교과서와 각종 언론에서 빠지지 않는 에너지원으로 소개됐다. 그리고 그 관성은 오늘날까지 남아 재생에너지의 개념을 혼란스럽게 한다. 무엇보다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가 뒤섞여 많은 이에게 '신에너지=재생에너지'라는 혼란을 준다.

개념부터 불명확한 신 · 재생에너지

신에너지란 지금까지 사용하지 않던 새로운 에너지란 뜻으로, 현행법상 연료전지 · 석탄 액화 · 가스화 에너지 · 수소에너지 등을 뜻한다. 하지만 신에너지란 개념은 너무나 모호하고, 이들이 환경적으로 무슨 문제를 일으킬지 알 수 없기에 친환경과도 거리가 먼 것이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석탄 액화 · 가스화 기술은 화석연료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재생에너지와 거리가 멀고, 단지 그간 직접 석탄을 사용하던 것에 비해 유해화학물질이나 CO2가 적게 나온다는 것 외엔 본질적으로 화석연료와 다를 바 없다. 그럼에도 1988년 관련 법 제정 당시부터 법적 지위를 갖고 각종 지원을 받는다. 수소에너지도 현재 기술로 수소를 생산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LNG를 이용한 것이란 점에서 재생에너지와 다른 개념이다. 그러나 이들을 뭉뚱그려 놓은 <신 · 재생에너지 개발 · 이용 · 보급 촉진법>은 이들 에너지원에 대한 연구 개발 비용 지원, 인증, 각종 혜택을 명시해 끊임없는 비판을 받는다.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의 확대에 따라 그 개념은 기술적인 개념을 넘어 생태, 사회, 문화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에너지를 얻기 위해 필수적으로 해당 설비를 건설해야 하며, 이는 본질적으로 생태 · 사회 · 문화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철새도래지에 풍력발전기 설치 논란(영국 등 서유럽의 논란 외에도 최근 해남 등에서 비슷한 논란이 진행됨), 대규모 태양광발전을 위한 갯벌이나 산지 훼손, 제주도 난산풍력단지 건설을 둘러싼 갈등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앞으로 재생에너지 비중이 늘고, 입지 조건을 찾기위해 발전 사업자들이 부지를 물색하며 겪을 어쩔 수 없는 갈등이다. 이러한 갈등엔 당연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며, 생태적으로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의 이해와도 맞아 떨어지는 입지 조건이 필요하다.
독일 발전 차액 지원 제도 등 재생에너지 정책 수립에 이바지한 헤르만 쉐어가 의장으로 활동했던 세계재생에너지회의(WCRE)에선 재생에너지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다시 말해 단지 CO2 혹은 핵폐기물과 같은 환경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물질이 나오지 않음은 물론이거니와 지역 생태계와 지역 사회와 공존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환경 파괴적 재생에너지를 먼저 경험한 유럽의 사례를 바탕으로 나온 것이며, 소규모-분산형 시스템이라는 원래 재생에너지가 가진 문제의식을 보다 확장한 개념이다.

왜, 우리나라에조력발전소붐이일어나는가

조력발전은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는 재생에너지인가? 결론부터 얘기하면 정반대다. 2000년대 들어 기후 변화 문제 심화에 따라 태양광과 풍력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의 비약적인 발전이 이어지는 추세다. 특히 풍력발전 부분의 증가는 괄목할 만한 것으로, 증가율뿐만 아니라 전력 생산의 절대량도 상당해 전 세계 재생에너지 시장을 이끈다. 반면, 조력발전은 최근 20년간 전력 생산의 절대량은 물론 성장세 모두 미미한 결과를 보였다. 오히려 1990년에서 2008년까지 연평균 증가율은 -0.5%를 기록하는 등 얼마 안 되는 발전량이 오히려 쇠퇴하는 양상까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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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과 같은 변화는 현재 가동 중인 조력발전소 규모와 건설 시기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현재 프랑스에 있는 세계 최대 조력발전소는 1966년에 준공해 40년이 넘은 것으로, 그 규모는 다른 발전소에 비해 작다. 그럼에도 프랑스 조력발전소는 여타 조력발전소에 비해 큰 규모다. 세계 2위 규모를 자랑하는 캐나다 아나폴리스는 프랑스 조력발전소의 1/10 수준이다. 세계 3, 4위로 내려가면 다시 1/10이하로 줄어든다.
사실상 프랑스를 비롯해 거의 모든 발전소가 실험을 위한 파일럿 규모지, 본격적인 상업 발전소라고 보기 힘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IEA 각국의 조력발전 생산량과 프랑스 조력발전소의 생산량이 거의 비슷하다. 바꿔 말해 전 세계적으로 조력발전은 개념만 성립됐을 뿐, 다양한 문제로 아직 본격적인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상황은 정반대다. 현재 준공을 앞둔 시화조력발전소를 시작으로 가로림 · 강화 · 인천만 조력발전소가 각각 세계 최대 타이틀을 갖고 추진 중이다. 여기에 서부발전 · 중부발전 · 한수원 · 동서발전 등 한전의 주요 발전 자회사가 모두 개입하는 양상이다. 이들 조력발전소의 공통적인 특징은 모두 방조제(댐) 건설을 수반한다는 것이다. 이는 해양에너지를 이용한 재생에너지 중 조력발전소가 갖는 주요 특징이다. 파력발전이나 조류발전이 물의 흐름을 유지한 상태에서 발전하는 방식임에 비해 조력발전은 조수간만의 차에 따라 바닷물(혹은 민물)을 모았다가 발전하는 방식이기에 필연적으로 방조제가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조력발전 부지는 바닷물이 드나드는 곳으로 연안 생태계가 풍부하다. 이들 지역에 짧게는 1~2㎞에서 길게는 15㎞에 이르는 댐을 건설하는 방식은 필연적으로 생태계를 파괴하는 동시에 건설 비용의 대부분이 토목 공사에 들어가는, 사실상 댐건설 계획과 다르지 않다. 이 점을 생각하면 같은 비용을 다른 재생에너지 건설에 투입하는 것이 더욱 현명하다.

대규모 환경 파괴 조장하는 신 · 재생에너지 의무 할당제

신 · 재생에너지 의무 할당제(RPS)는 현재 시행 중인 발전 차액 지원 제도(FIT)를 대체해 추진하는 법안으로 50만㎾ 이상 발전설비를 갖는 13개 발전 사업자에게 재생에너지 비중을 할당하는 제도다. 이 제도에 따르면 의무를 부여받은 발전 사업자는 총 생산하는 신 · 재생에너지가 아닌 전력 중 신 · 재생에너지 의무 할당량을 부여받는다. 이 비중은 2012년 2.0%를 시작으로 2022년까지 10.0%로 늘어난다. 다시 말해 2022년까지 일정 규모 이상의 발전 사업자는 자신의 생산 전력 중 최소 10%를 신 · 재생에너지로 채워야 한다.

만약 이들 발전 사업자가 자신의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다른 발전 사업자(혹은 재생에너지 사업자)가 가진 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서(REC)를 구입해 메울 수 있다. 이 경우 공급 인증서는 거래 가격에 따라 1:1 거래가 아닌 가중치를 둔다. 그렇기에 일부 발전원은 적은 양을 발전하더라도 더 많은 재생에너지로 발전한 것처럼 인증을 받는다. 일견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는 이 제도는, 그간 도입을 둘러싸고 많은 논란이 있었다. 기존 발전 차액 지원 제도의 혜택을 받던 중소 재생에너지 사업자들, 의무를 부여받게 될 발전 사업자들, 현재 전체 전력의 35%를 차지하는 핵발전 사업자(한수원) 등의 반발이었다.
발전 차액 지원 제도의 직접적인 지원을 받던 기존 중소 발전 사업자들은, 이 제도 도입과 함께 신규 발전소에 대해 지원을 못 받음은 물론 거대 발전사업자에게 종속되는 현상을 겪기에 재생에너지 중소 사업자들의 초기 반발은 끊이지 않았다. 환경 단체도 이제 막 안착화 단계에 접어든 재생에너지 산업을 송두리째 뒤흔든다는 점에서 함께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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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신 · 재생에너지 의무 할당제 논쟁은 공급의무자의 숫자와 공급 의무 비중, 신 · 재생에너지 인정 발전원 등 다양한 형태로 논쟁이 확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 · 재생에너지법>에서 인정하는 신에너지—IGCC, 부생가스, 폐기물, 연료전지 등이 모두 포함됐다. 또한, 신 · 재생에너지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 핵발전을 하는 한수원의 강력한 반발로, 한수원은 2012년 5%부터 2017년 이후 50%까지 의무 부담량을 경감 받는 혜택을 받았다.
한수원이 경감 받은 의무 부담량을 다른 발전 사업자가 나눠가짐으로써 사실상 핵발전에 대한 특혜를
준 것이다.
이러한 논란 속에 시행이 확정된 신 · 재생에너지 의무 할당제는 앞으로 발전 사업자가 더 많은 대용량 재생에너지 시설, 특히 조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근거가 될 것이다. 조력발전소는 다른 재생에너지원에 비해 용량이 큰 발전소이기 때문이다. 이미 수차례 토론회를 통해 RPS 제도가 조력발전소 건설의 이유라는 취지의 발전 사업자의 발언이 있었고, 실제 용량으로 비교해 보아도 이 제도 시행으로 대규모 조력발전소가 갖는 장점은 충분해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로 운영 중인 대관령의 강원풍력과 다른 조력발전소를 비교할 때 그 차이는 분명하다.
강원풍력의 경우 1,588억 원(2006년 기준)을 투자해 매년 232GWh를 생산하나, 가로림만의 경우 1조 22억 원을 투자해 950GWh를 생산한다. 간단한 산수만으로도 6.3배의 비용을 들여 4배의 전력을 생산하는 것이다. 규모가 큰 인천만은 더욱 분명하게 비용 차이가 드러나는데, 강원풍력보다 21배 비용을 투입해 생산하는 전력은 불과 10배 정도밖에 안 된다. 이처럼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입해 조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까닭은 단기적인 수익이 아닌 의무 할당량을 채우려는 것이란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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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사업자의 이해 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전력 수급 기본 계획

발전소 건설 계획 수립 과정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발전소를 건설하려면 전력 수급 기본 계획에 발전소 건설 계획이 포함돼야 한다. 이 계획은 과거 한국전력이 전력 생산을 독점하던 시절의 계획 수립, 장기 전력 수급 계획에 따른 것이다. 지금은 한전 외에도 다양한 발전 사업자가 발전소를 건설하므로 전력 수급 기본 계획은 모든 발전 사업자의 발전소 건설 계획을 수집해 실제 전력 수급 기본 계획에 포함한다. 문제는 이때 검토되는 주된 내용은 전력 수요와 공급의 안정성(예상된 시점에 적절히 발전소가 건설될 수 있는가)이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지역 주민의 의견, 환경적 피해, 핵발전소처럼 안전이 중요한 발전소의 수명 연장 여부 등은 전혀 확인되지 못한 채 단지 발전 사업자의 의견만 반영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전력 수급 기본 계획에 반영되는 것의 의미는 상당하다. 이후 환경영향평가, 지역공청회, 설명회 등의 과정을 거치지만, 이는 대부분 요식행위일 뿐 이 과정을 통해 사업이 취소되거나 지연된 사례는 지금까지 없기 때문이다. 사실상 우리나라 전력 정책은 전력 수요와 공급의 안정성만을 중심으로 확정된다.
지난해 12월 제5차 전력 수급 기본 계획의 경우, 최초로 지역 갈등과 환경 문제로 당진의 동부그린 발전소(석탄화력) 1, 2호기 건설이 최종 시안에서 제외된 채로 제출됐으나, 공청회 이후 사업자의 의견이 더욱 강하게 반영돼 결국 건설 승인이 나는 형태로 진행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따라서 현재 추진중인 조력발전소는 애초 전력 수급 기본 계획 수립 당시부터 사회적인 논란과 환경적 문제를 검토해야 했으나, 현 제도로는 이를 수용할 수 없는 한계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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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간 형평성과 에너지 정의에 위배되는 조력발전소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르겠으나, 현재 조력발전소가 건설되는 인천과 충남 지역은 모두 대규모 전력 생산이 이뤄지는 곳이다. 그 전력은 모두 서울에 공급되는 양상을 띤다. 전력은 저장할 수 없으며, 생산과 동시에 소비해야 하는 특성을 갖기에 전력생산과 소비의 일치는 매우 중요하다. 만약 이것이 일치하지 않으면 주파수나 전압 저하와 같은 전력 품질 저하가 나타나며, 최악의 경우 대규모 정전사태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가장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서울은 전력 자급률이 1.9%에 달할 정도로 최악이다. 가장 많은 인구가 사는 서울이지만, 이 곳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또는 전력 수요를 줄이기 위한 자구책은 그간 제대로 마련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강화 · 인천만 조력발전소 건설 예정인 인천은 전력 자급률이 270%를 넘으며, 가로림 · 아산만 조력발전소 건설 예정인 충남은 전력 자급률이 무려 330%를 넘는다. 이들 지역은 자신의 지역에서 필요한 전력의 2.7배에서 3.3배의 전력을 생산하며, 잉여 전력은 모두 서울로 옮겨간다. 이를 위해 당진-신안성에 이미 76만 5000V 초고압 송전탑을 건설한 상황이다. 이러함에도 인천과 충남에 발전소를 지으려고 한다. 특히, 이들 지역은 그간 석탄화력발전소 건설로 수차례 몸살을 앓았던 곳이다. 논란 끝에 현재 영흥화력 5, 6호기와 당진화력 9, 10호기가 건설 중이며, 이외에도 더 많은 화력발전소가 이들 지역에 건설될 것으로 보인다.
좁은 국토 어디엔가 발전소 건설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한다 할지라도, 이렇게 많은 편차가 나는 것이 적절한가? 서울의 자구책을 촉구하지 않은 채 희생당하는 지역이 계속 발생하는 것이 지역 간 형평성과 에너지 정의에 적합한지 한번쯤 살펴봐야 한다.

어떠한 대안이 필요한가

환경 파괴 부르는 조력발전 재검토(RPS 등)|언급한 것처럼 해양에너지 중 조력발전은 특성상 대규모 방조제(댐)가 필요하며, 이로 인한 환경 파괴가 필연적이다. 따라서 이를 계속 재생에너지로 인정하는 것이 적절한지 우리 사회가 이제 고민할 때다. 영국 등 그간 조력발전소를 먼저 추진하려던 곳의 사례가 우리에게 큰 도움을 준다. 1980년대 후반부터 조력발전소 부지로 거론됐던 영국의 서번 Severn 강은 영국 내에서 많은 논란 끝에 최근 건설을 보류키로 최종 결정됐다.

서번 강 프로젝트는 애초 영국 에너지 소비량의 5% 수준을 공급하기 위해 150억 파운드(타당성 보고서엔 340억 파운드로 추산)의 비용을 들여 10마일(약 16㎞)의 댐을 서번 강 하구에 건설하는 계획으로 수립됐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에 대한 타당성 보고서(Feasibility Report)에서 고위험(High Risk) 사업으로 판정됨에 따라 건설이 보류된 것이다. 근거로 보고서는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절대적으로 많은 건설비와 환경 파괴 논란을 주요 이유로 들며, 이 프로젝트에 '공공 자금 투입'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애초 민간 사업자들만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웠던 계획이었으니 공공 자금 투입이 무산된 것은 사실상 사업 계획이 추진될 수 없음을 뜻한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정반대다. 조력발전 사업을 국가가 인정하며, 관련 연구 개발(인천만 조력발전은 국토해양부 R&D 사업으로 추진)은 물론 공기업이 사업의 주체로 나선다. 또한, 조력발전을 통해 생산된 전기는 다른 재생에너지와 동일하게 인정해준다는 점에서 조력발전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따라서 현행 <신 · 재생에너지 법>에서 방조제가 있는 조력발전소를 제외하는 규정을 추가하고, 이에 따라 RPS 제도 등에서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전력 수급 계획 수립 시 환경 검토, 지역 주민의 의견 수렴 통로 확보|현행 전력 수급 계획에서 환경 검토와 지역 주민에 대한 의견 수렴은 매우 형식적이며, 사후적인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전력 수급 계획 논의 단계부터 지역 주민과 환경적 검토를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미 기후 변화 문제 대응을 이유로 발전으로 인한 CO2 발생량 등은 전력 수급 계획에서 주요 요소로 다루므로, 이를 확대하는 것은 전혀 불가능한 요구가 아니다. 각 발전소에 대한 상세한 환경 영향 평가 등은 추후 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다룬다 할지라도 발전원별 환경적 가치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와 지역 주민의 의견은 충분히 전력 수급 계획 수립에 반영될 수 있으며, 또한 그렇게 진행해야 한다. 따라서 내년 말 수립을 목표로 추진 중인 제6차 전력 수급 기본 계획부터라도 이러한 요소를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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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간 형평성을 위한 지역별 발전량 쿼터제 도입|서쪽에 화력발전소가 몰리고, 동쪽에 핵발전소가 몰린 서화동핵西火東核의 발전 구성이 갖는 문제점에 대한 지적은 하루 이틀이 아니다. 이로 인해 대규모 송전탑 건설이 수반됐고, 당진-신안성, 신태백-신가평에 이어 남쪽의 고리 핵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서울-수도권에 공급하기 위한 신경북-신안성 송전탑도 현재 건설 중이라 지역 주민과 갈등을 빚고 있다. 이러한 지역 간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편중된 전력 생산 시스템을 더욱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이는 기후 변화 시대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업별 할당에 이어 지역별로도 할당하려는 논의가 있다는 점을 상기할 때 전혀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다. 특정 지역에서 온실가스를 많이 생산하는 것이 적절한가? 생산과 수요가 일치하지 않는 지역 간 형평성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한 해법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 '지역 간 발전량 쿼터제'도입을 제안한다. 발전량 쿼터제는 지역별 온실가스 배출 등을 고려해 전력 자급률에 따라 규제를 가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전력 자급률이 낮은 서울의 경우 해당 지자체의 자구 노력을 촉구한 뒤, 이를 지키지않으면 전력 요금을 높이는 등의 패널티를 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동안 지자체 간 자발적인 노력으로 에너지 문제 해결을 촉구했으나,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에 생길 수밖에 없는 방안 중 하나다. 다르게 보면 전력 생산으로 인해 지역 갈등과 환경적 피해를 보는 지역에 인센티브를 줌으로써 현재의 불균등을 조금이라도 개선해 보자는 노력의 일환이다.

<Energ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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